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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꿀 '한 수'…스크린에 뜬 '바둑판'

부수정 기자
입력 2014.07.03 08:34
수정 2014.07.03 08:41

작품성·오락성 갖춘 영화 잇따라 선보여

정적인 소재에 동적인 액션 가미 '독특'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 '스톤'과 '신의 한 수'가 개봉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 '스톤'·'신의 한 수' 포스터

스크린에 '바둑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달 12일 개봉한 영화 '스톤'에 이어 '신의 한 수'가 2일 전야 개봉해 관객들과 만났다. 두 영화는 흰 돌과 검은 돌이 놓일 361개의 선택점을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을 그린다.

'스톤'은 조세래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자 유작이다. 3부작 바둑 소설 '승부'의 저자인 그는 오랫동안 바둑과 영화의 만남을 꿈꿔오다 지난해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스톤'을 선보였다. 이후 그해 11월 암투병 끝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스톤'은 프로 입단에 실패한 천재 아마추어 바둑 기사 민수(조동인)가 은퇴를 꿈꾸는 조직의 보스 남해(김뢰하)와 만나면서 펼쳐지는 인생 아마추어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지난해 스위스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하와이 국제영화제, 이탈리아 아시아티카영화제, 마라케시국제영화제, 2014년 본 스릴러 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주인공 민수는 천재적인 바둑 실력을 갖췄지만 운이 따르지 않아 프로 입단에 실패한다. 그는 뚜렷한 목표 없이 살아가는 20대 청년을 상징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남해의 바둑선생이 되면서 바둑에 담긴 인생의 의미를 깨닫고 남해의 끈질긴 권유로 자신의 운명을 바꿀 도전을 시작한다.

조세래 감독의 아들 조동인이 주인공 민수를 맡았다. 19세 때 극단 '꼭두'에서 연기를 시작한 그는 2011년 정지영 감독의 '부러진 화살'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8살에 바둑을 배우기 시작해 수준급의 바둑 실력을 자랑한다. 연기력과 바둑 실력을 모두 갖춘 연기자는 조동인뿐이었다.

'스톤'을 홍보하는 프레인 측은 "조동인이 젊은 배우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바둑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며 "바둑돌을 잡는 손 모양부터 남달랐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적이지만 그 안에서 치열한 수 싸움이 오가는 바둑의 매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 배우"라고 전했다.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 '스톤'과 '신의 한 수'가 개봉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 '스톤'·'신의 한 수' 스틸컷

지난 5월 열린 시사회에서 조동인은 "아버지가 이 자리에 없어서 아쉽다"며 "영화를 찍는 내내 행복했기 때문에 너무 슬픈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 김뢰하, 박원상이 신인 조동인을 든든하게 받쳐준다.

프레인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앞으로의 판도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바둑과 인생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며 "'스톤'은 신중한 한 수를 둬야 한다는 것보다 선택 앞에서 두려워하지 말고 욕심과 부담을 '내려놓으라'고 관객들을 위로한다"고 영화가 지닌 메시지를 설명했다.

'신의 한 수'는 내기 바둑을 하다 사기 바둑꾼들에게 모든 것을 잃은 프로 바둑기사 태석(정우성)의 복수를 그린 범죄 액션물이다. '뚝방전설'(2006)과 '퀵'(2011)을 연출한 조범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제작 기간에 5년을 투자했을 정도로 방대한 자료조사를 토대로 탄탄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배우 정우성이 주인공 태석을 맡아 액션 연기의 진수를 선보인다. 정우성은 "진짜 남자들의 땀냄새 나는 액션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앞서 공개된 1차 예고편에는 정우성의 맨몸 액션이 담겨 강렬한 인상을 준다. 특히 정우성이 최진혁과 냉동창고에서 상의를 벗은 채 수련을 하는 장면은 시선을 압도한다.

이범수가 내기바둑판의 잔인한 절대악 살수를 맡아 악역에 도전하며 안성기 김인권 안길강 이시영 등 조연진이 화려하다. 홍보를 맡은 호호호비치 관계자는 "바둑이라는 정적인 소재와 액션이라는 동적인 소재가 만난 영화"라고 했고 조 감독은 "바둑, 액션, 캐릭터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올여름 최고의 오락영화"라고 자신했다.

정우성은 "함부로 얘기할 수 없는 인생의 철학이 바둑판 안에 담겨 있다"며 "이번 영화를 통해 세상의 새로운 경지를 알았다"고 말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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