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모방’ 일본, 코트디부아르 압박에 떨고 있나
입력 2014.06.14 15:44
수정 2014.06.14 16:01
나이 든 스페인, 네덜란드 스피드 앞에 와르르
‘일본의 핵’ 엔도 34세, 상대 대비책 완비 ‘불안감’
그동안 ‘모방 축구’로 버텨온 일본이 바싹 긴장하고 있다. 일본이 동경해 온 스페인 점유율 축구가 시작부터 휘청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선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선수단 전체가 계속 움직이면서 ‘공간’을 창출해야 짧은 패스를 통한 점유율 극대화가 가능하다. 스페인은 4년 전 남아공 월드컵이 정점이었다.
하지만 2014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한 스페인 미드필더는 나이가 많다. 서른을 훌쩍 넘긴 ‘만 34세’ 사비 에르난데스를 비롯해 사비 알론소(32), 안드레이 이니에스타(30) 등으로 허리를 구축해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 결과가 네덜란드전 1-5 참패로 이어졌다. 스페인은 14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사우바도르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B조 예선 첫 경기에서 반 페르시(2골)와 아르옌 로번(2골)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날 네덜란드는 스페인 전술을 철저히 간파하고 나왔다. ‘대각선 고공패스’로 스페인 중원을 무력화한 것. 달레이 블린트(24)가 중책을 맡았다. 정확한 대각선 고공패스로 2도움을 올렸다.
네덜란드의 승리는 4년 전 결승전 패배의 학습효과다. 네덜란드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스페인 중원을 상대로 정면승부를 피하고 수비진 배후를 노리는 패스를 자주 시도했다.
‘모방의 축구역사’ 일본이 긴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본은 각급 대표팀 모두 점유율 축구를 구사한다. 자케로니호 감독이 이끄는 일본대표팀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엔도 야스히토(34)-혼다 케이스케(28)-가가와 신지(25)-기요타케 히로시(24)로 허리진을 구성, 점유율 싸움에 승부를 건다.
그러나 일본의 점유율 축구는 스페인 이미테이션에 가깝다. 또 핵심 미드필더 엔도 야스히토는 나이가 많다. 일본 점유율 축구 격파 방법 또한 간단하다. 2012 런던올림픽 3·4위전처럼 고공패스로 중원을 무력화하면 쉽게 무너진다.
활동량이 부족한 점유율 축구는 스페인의 경우처럼 대참사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일본 축구는 과연 달라진 세계축구 흐름 속에 버텨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