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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통진당? 호남·울산·창원서 기사회생

김지영 기자
입력 2014.06.07 09:59
수정 2014.06.07 10:00

광역 3명 기조 34명 등 37명 당선자 내

이정희 "단결과 헌신만이 진보 되살려"

해산심판 위기의 통합진보당이 구(舊)민주노동당의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6.4 지방선거에서도 살아남았다.

5일 오후 5시까지 당선이 확정된 3937명 중 통합진보당, 정의당, 노동당 등 3개 정당 소속 당선자는 모두 55명으로, 통합진보당은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광역·기초의회 의석을 확보했다.

통합진보당은 광역의원 3명과 기초의원 34명 등 모두 37명의 당선자를 냈다. 지역별로는 울산과 광주에서 각 9명씩 기초의원을 배출하며 선방했고, 전남과 경남에서도 각각 7명과 6명(창원 4명)의 기초의원 당선자를 냈다. 수도권 참배에도 불구하고 호남, 울산, 창원에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했다.

광역의원 당선자는 모두 비례대표다. 통합진보당은 광주와 전남, 전북에서 각 1명씩 비례대표 광역의원 당선자를 냈다.

원내 5석 정당인 정의당은 단 한 명의 광역의원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과 영남, 호남 등에서 고르게 당선자를 냈으나, 지역별 당선자는 1~2명에 그쳤다. 정의당 소속 기초의원 당선자는 대구 2명, 인천 2명, 경기 2명, 전북 2명, 전남 2명, 경북 1명 등 모두 11명이다.

정의당이 이번 선거에서 얻은 성적표는 참담했다. 정의당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인천시당 차원에서 연대를 결성했으나, 2석의 구의회 의석을 얻는 데 그쳤다. 기존에 구청장을 확보하고 있던 동구와 남동구에서도 야권 단일후보를 냈으나, 동구에서는 무소속 변수로, 남동구에서는 1217표 차로 석패했다.

이밖에 원외정당인 노동당은 7명의 기초의원 당선자를 배출하며 나름대로 선방했다. 또 다른 원외정당인 녹색당은 광역·기초의회에서 단 한 석도 가져가지 못했다.

지난 2013 11월 9일 9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대한민국재향경우회가 주최해 열린 ‘반국가 종북세력 대척결 14차 국민대회’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통진당 해산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의 바람과는 달리 통진당은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국고 보조금을 받은 상태에서 후보 사퇴를 하는가 하면 또다시 광역 의원과 기초 의원 37명의 당선자를 냈다.ⓒ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통합진보당 합당 후 군소정당 영향력 약화, 양당체제 고착화

이처럼 군소정당들이 6.4 지방선거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참패하면서 대한민국 정치체제가 사실상 양당체재로 고착되는 양상이다. 전국단위 선거에서 군소정당의 입지는 지난 2011년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계 인사들이 합당해 통합진보당을 출범시킨 이후 꾸준히 축소됐다.

합당 전해였던 2010년 지방선거에서 군소정당들의 영향력은 그야말로 막강했다. 3개 정당은 3명의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32명, 기초의원 161명 등 모두 196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며 위용을 떨쳤다.

당시 민주노동당은 광역의원 선거에서 지역구 18명, 비례대표 6명 등 24명의 당선자를 냈으며,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지역구 90명, 비례대표 25명 등 무려 115명을 당선시켰다.

특히 민주노동당은 노동자 도시로 불리는 울산과 경남 창원 등에서 1명의 기초단체장과 12명의 광역의원 당선자를 내며 나름의 견고한 지지기반도 과시했다. 정의당이 기존에 확보하고 있던 인천 남동구청장, 동구청장도 민주노동당이 이때 선거에서 승리해 얻었던 지역구였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끌었던 국민참여당은 원외정당이었음에도 수도권에서 대안정당으로서 가능성을 보였다. 당시 국민참여당은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민주당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총 5명의 광역의원 당선자를 배출했다.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지역구 17명, 비례대표 7명 등 24명의 당선자를 냈다.

특히 유 전 장관은 군소정당 후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김진표 민주당 후보,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와 잇달아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직접 야권 단일후보로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결과는 패배였지만, 선거기간 초기 20%p까지 벌어졌던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와 격차를 투표일에는 4.41%p까지 좁혔다.

이밖에 민주노동당 탈당 인사로 구성됐던 진보신당도 광역의원 선거에서 3명, 기초의원 선거에서 22명의 당선자를 내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2010년까지 승승장구하던 군소정당들은 이후 노선갈등 등으로 합당과 분당을 반복하면서 유권자들의 신뢰를 잃었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당선자 수가 4년 전 지방선거 때와 비교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그나마도 과거의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정당의 간판만 유지한 수준이다.

한편,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5일 당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새로운 세상, 함께 사는 나라를 향한 국민의 열망은 더욱 커졌지만, 이를 온전히 담아내야 할 진보정치는 분열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따가운 평가를 받았다”며 “단결과 헌신만이 진보정치를 되살릴 수 있는 첫 마음임을 되새긴다“고 말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이날 당원들에게 전하는 이메일 메시지를 통해 “언론의 홀대와 숨 막히는 양당구도 속에서 오로지 발로 뛰며 당을 알리고 우리의 정책을 설명했다”면서 “우리 당이 어떤 정당인지조차 선거가 끝날 때까지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천 대표는 이어 “아무리 보아도 후보 개개인의 부족함은 아니다. 아직 우리 당이 대안의 진보정당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것”이라면서 “나는 잠 한숨 못자고도 오늘 새벽부터 거리에 뛰어나가 당당하게 낙선 인사를 하는 우리 당의 젊은 후보들을 보면서 희망을 더한다”고 당원들을 격려했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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