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마키타, 오승환 통타 "나도 쳐낼 줄 몰랐다"
입력 2014.06.04 10:47
수정 2014.06.05 10:13
오승환 상대로 끝내기 2타점 3루타..본인도 예상 못한 쾌거
‘끝판왕’ 오승환(32·한신)이 두 번째 블론세이브 충격을 받은 만큼, 끝내기 3루타를 때린 타자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오승환은 3일 일본 센다이시 코보 스타디움 미야기에서 열린 2014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과의 원정경기에서 팀이 3-1로 앞선 9회말 등판, 0.2이닝 2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시즌 두 번째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세이부전에 이어 시즌 2패(1승14세이브)를 당한 오승환은 평균자책점도 1.88로 치솟았다. 한신은 믿었던 오승환이 무너지면서 29승26패를 기록, 센트럴리그 3위에 머물렀다.
완봉승을 노리고 선발 메신저가 9회도 등판했지만, 3루타 포함 2개의 안타를 맞고 강판됐다. 3-1로 추격을 허용한 가운데 메신저가 남겨둔 무사 3루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줬다. 무사 3루 상황에서의 등판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나쁜 결과는 아니다.
1점차 리드에서 주자가 사라졌고 히지리사와 료를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워 무난하게 마무리하는 듯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다케로에게 내야안타를 내주며 흔들렸고, 앤드류 존스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2사 1,2루에 몰렸다.
그리고 여기서 일이 터졌다. 마키타 아키히사에게 던진 2구째 바깥쪽 직구(시속 150㎞)가 우측 펜스를 때리는 끝내기 2타점 3루타로 연결되면서 패전투수가 된 것.
미키타는 빠르고 묵직하게 들어온 공을 밀어 쳐 라쿠텐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날 32번째 생일을 맞이한 마키타는 “정말 긴장했다. 생일에 오승환을 상대로 이런 짜릿한 끝내기를 쳐낼 줄은 몰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본인도 예상하지 못한 쾌거였다.
2001년 드래프트 5순위로 킨데츠에 입단한 마키타는 2005년 라쿠텐으로 이적한 외야수다. 올 시즌에는 40경기 출전 타율 0.266 1홈런 10타점을 기록 중이다. 통산 성적은 556경기에 나와 타율 0.247 21홈런 127타점.
한편, 갑작스러운 등판으로 패배에 대한 책임은 와다 감독에게 더 많이 물어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오승환은 “이닝 중간에 등판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게 내 일이다”라며 “마운드에 오르기 위한 준비는 되어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