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긴장...'전면전' 비화 가능성
입력 2014.05.04 14:04
수정 2014.05.04 14:13
러시아 "현지 러시아계 주민 개입 요청 쇄도"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친 러시아계 분리주의 세력 간 충돌로 사상자가 속출하며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4일 연합뉴스 및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공보비서는 3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현지 주민들이 완전히 절망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며 "압도적인 다수가 러시아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런 요청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모두 보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응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현재의 상황은 우리에게도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고 확답을 피했다. 언제든 사태에 개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그러나 우크리이나 중앙정부는 분리주의 세력 축출 의지를 재확인했다. 아르센 아바코프 내무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작전은 새벽에도 계속됐다"며 "우리는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대테러센터 수장인 바실 크루토프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도네츠크와 동부지역에서 우리가 마주한 상황은 곧 진압될 폭동이 아니라 사실상의 전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나라를 파괴하려는 세력과 맞서 싸워 통일을 지켜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오데사에서 대규모 사상자가 나온 다음날인 3일에도 동부에서 분리주의 민병대에 대한 진압작전을 계속했다. 아바코프 장관은 또 이날 새벽부터 도네츠크주의 도시인 크라마토르스크에서 진압 작전을 벌여 방송국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이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시단원이 석방된 뒤에도 슬라뱐스크에서 중앙정부 지지세력과 분리주의자들 간의 충돌이 이어지면서 15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또 슬라뱐스크 외곽의 안드레예프카 지역에서는 극우민족주의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10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긴장이 고조되자 사태 수습을 위한 미국과 러시아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남동부에서 벌어진 가혹한 작전으로 골육상잔의 갈등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자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중앙정부가 동부 작전을 중단하고 시위대를 석방하도록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케리 장관은 라브로프 장관에게 "러시아가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러시아의 지지를 받는 세력이 선거에 대한 개입을 계속한다면 유감스럽지만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