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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뉴 미니, 2014년과 타협한 '고카트'

박영국 기자
입력 2014.04.10 16:16
수정 2014.04.10 20:54

'고카트' 스타일 핸들링, 아날로그적 스타일 여전…편의사양은 현대식으로 타협

3세대 뉴 미니.ⓒ데일리안

3세대 뉴 미니(MINI)가 한국에 상륙했다. 고풍스럽지만 불편했던 아날로그적인 특성을 일부 포기하고, 최근 자동차업계 추세인 다운사이징도 받아들이며 2014년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맞게 적절한 타협점을 찾은 모델이다.

10일 경기도 파주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린 출시행사에서 뉴 미니를 직접 몰아봤다. 시승 코스에는 일산 자유로와 국도가 포함됐다.

시승 모델은 이번에 출시되는 모델은 이날 출시된 3개 모델 중 3기통 1.5ℓ 다운사이징 엔진이 장착된 미니 쿠퍼 하이트림이었다.

좌석에 앉아 보니 미니 특유의 아날로그적인 냄새는 여전했다.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 다이얼, 스피커, 에어컨, 심지어는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까지 둥글둥글한, 20세기 초 쌍엽 비행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은 3세대로 넘어와서도 이어졌다.

다만 자세히 살펴보면 은근슬쩍 ‘타협’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2세대 모델에서 센터 디스플레이를 크게 감싸며 센터페시아 위쪽에 떡 하니 박혀있었던(게다가 무식하게 컸던) 속도계는 다시 사이즈를 줄이고 ‘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인 핸들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센터 디스플레이의 둥근 형상은 그대로지만, 속도계가 감싸고 있던 외부 원은 ‘LED링’으로 바꾸면서 온전히 디스플레이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했다. LED링은 드라이빙 모드, 엔진 스타트-스톱, 주차 PDC, 내비게이션, 에어컨 등 기능 조작시마다 형형색색 바뀌는 컬러 조명으로 시각적인 재미를 준다.

원래 핸들 앞부분을 홀로 차지하고 있었던 rpm 게이지는 속도계가 이사 온 탓에 절반 이상 깎여나간 초승달 모양이 됐다. 전체적으로 두 개의 원이 중첩된 모습이다.

이 부분에서 미니의 실내 디자인 담당자의 고민을 읽어볼 수 있다. 소비자들로부터 중앙에 박힌 속도계를 보느라 시선이 분산된다는 불평이 많음을 그도 알았겠지만, 미니의 아이덴티티와도 같은 센터페시아 위쪽의 커다란 동그라미를 포기할 수는 없었을 터.

게다가 속도계를 다시 핸들 앞으로 옮기느라 전세계에 굴러다니는 대다수의 자동차들이 채택하고 있는 쌍안경식 계기판을 만들기는 죽기보다 싫었을 것이다.

결국 큼직한 원형 디스플레이는 유지하되 속도계와 rpm 게이지를 중첩된 원으로 만들어내는 선에서 타협함으로써 소비자 불만도 해소하고, 미니 특유의 아날로그적 디자인도 유지할 수 있는 3세대 미니의 실내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뉴 미니의 운전석. 2세대에서 센터페시아 위쪽의 원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속도계가 3세대에서는 핸들 앞으로 이동하면서 계기판이 중첩된 원 모양으로 바뀌었다.ⓒ데일리안

시동 버튼을 적용한 것도 미니의 ‘타협’ 중 하나다. 2세대에서는 남들이 다 버튼식 시동방식을 적용할 때 홀로 전자식 키를 삽입해야 시동이 걸리는 방식을 고집해 왔지만, 3세대 모델에서는 결국 시동 버튼을 만들고야 말았다.

대신 일반적인 누르는 버튼이 아닌, 비행기 조종석에서나 볼 수 있는 토글 스위치들 사이에 시동버튼을 정렬해 놓음으로써 ‘곧 죽어도 평범하게 만들지는 않겠다’는 똥고집을 과시했다.

운전 재미는 이전 세대의 미니들부터 얻어 왔던 고카트(gocart)라는 별명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다.

미니를 경험해 본 이들이라면 공감하는 부분이겠지만 급회전시 아스팔트를 쥐어뜯는 듯한 쫀쫀한 핸들링은 3세대 모델에서도 여전하다.

기존 4기통에서 통 하나를 줄이고 배기량도 2.0ℓ에서 25% 줄이느라 허약해지지는 않았을까 하는 우려도 접어두는 게 좋다. 가속시 느낌은 오히려 4기통짜리 2세대 모델보다 월등하다.

뉴 미니 쿠퍼의 1.5ℓ 3기통 가솔린 엔진은 기존 4기통 엔진보다 최고출력은 14마력 높은 136마력, 최대토크는 6.1㎏·m 높은 최대토크 22.4㎏·m를 낸다.

브레이크 성능도 만족스럽다. 주변에 차가 없는 상황에서 시속 100km로 달리다 급브레이크를 밟아봤는데, 짧은 제동거리 내에서 꽉 잡아주는 느낌이다.

복귀시에는 선도 차량의 인도 하에 국도를 시속 50km 정도로 주행하며 연비를 측정했다. 결과는 6.1ℓ/100km가 나왔다. 우리식으로 환산하면 16.4km/ℓ다.

표시연비상의 복합연비 14.6km/ℓ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지만, 주행 과정에서 연비를 떨어트릴 만한 어떤 변수도 없었기에 이를 실연비로 인정할 수는 없다.

뉴 미니의 가격은 시승 차량인 뉴 미니 쿠퍼 하이 트림이 3720만원, 여기서 주요 편의사양을 제외한 뉴 미니 쿠퍼는 2990만원, 2.0ℓ 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최상위 트림 뉴 미니 쿠퍼 S는 4240만원이다.

엔진 다운사이징을 한 데다 오는 7월 발효되는 한-EU FTA 관세인하분이 미리 적용된 덕에 기본 모델인 뉴 미니 쿠퍼의 가격을 2000만원대로 낮췄다는 것은 미니를 탐냈지만 계산기를 두들겨보다 포기한 이들에게는 희소식이며, 그동안 ‘2000만원대 수입차’라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았던 푸조 208이나 시트로엥 DS3, 피아트 500에게는 비극적인 소식이다.

[예상질문 &답변]

-미니 특유의 딱딱한 승차감은 개선됐나요?
“여전히 딱딱합니다. 미니의 딱딱한 서스펜션은 바꿔야 할 부분이 아니라 지켜져야 할 부분입니다. 미니의 별명인 '고카트'가 프레임 위에 의자만 얹은, 오로지 운전 재미를 위해 만든 차라는 점을 감안하세요.”

-실연비는 좋은 편인가요?
“측정 결과 16.4km/ℓ가 나왔는데 실제 주행 장면을 봤다면 사기라는 소리가 나올 겁니다. 1차선 도로에서 앞뒤로 통제 차량에 갇힌 채 50km 정도로 정속주행을 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는 연비가 나쁘게 나오는 게 이상한 거죠. 자유로를 달리며 차를 몰아붙일 때는 애석하게도 연비 측정을 못 했습니다.”

-2990만원짜리 뉴 미니 쿠퍼 기본형은 사양이 어느정도인가요?
“그냥 '깡통차'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편의사양에 민감한 사람에게는 3000만원 내면 10만원 거슬러주는 차로서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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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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