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의원 해외출장도 '묻지마 단체관광'?
입력 2014.03.27 17:40
수정 2014.03.27 17:40
바른사회 "2012년 6월부터 2014년 3월까지 92차례 출국"
여가위는 일본, 필리핀, 대만 방문 4일간 공식일정은 단2건
19대 국회에서도 어김없이 의원들의 해외 방문외교 출장이 여전히 외유성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27일 19대 국회의원들의 의회 외교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 “2012년 6월부터 2014년 3월 현재까지 의회외교의 명분으로 의원단이 92차례나 출국했으나 목적과 일정이 느슨해 단체 해외관광이라는 인상이 짙었다”고 밝혔다.
바른사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의원들의 해외 방문 목적은 해외시찰 62건, 국제회의 및 세미나 참석 30건 등이었다. 해외시찰의 경우 방문국과의 친선교류를 비롯해 해외교민·현지 공관직원·기업인 애로사항 청취가 단골 내용이었다.
이 가운데 일부 위원회는 평일인데도 일정을 잡지 않거나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외유성 방문이라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7월 국방위원회의 방위산업협력 관련 출장의 경우 마지막 모스크바의 공식 일정은 ‘러시아 유학생 격려 오찬’이 전부였다.
같은 달 안전행정위원회의 남미 출장의 경우 총 10박11일간의 일정인데도 페루와 아르헨티나 2개 국가만 방문했으며 평일인 4일간의 일정은 보고가 누락돼 있었다.
지난해 5월 여성가족위원회는 일본, 필리핀, 대만을 방문하면서 4일간의 공식 일정이 ‘행정원 성별평등처 방문’과 ‘대만 입법원 방문’ 등 단 2건이었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여러 방문단이 나가다보니 방문국이 중복되는 경우도 많았다. 임시국회가 열린 지난달에는 42명의 의원이 동시에 중국을 방문하는 등 중요한 국내 회의 일정과 무관하게 출장을 수행하기도 했다.
또 국회의원의 외교활동 결과보고서는 규정상 활동이 끝나고 20일 이내에 서면으로 제출하고 원칙적으로 공개해야 하지만 지켜지는 경우가 드물 뿐만 아니라 출장 결과와는 무관한 내용들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의회 외교예산은 총 72억2000만원으로 의원외교(초청·방문외교)에 57억7400만원, 국제회의 예산에 14억4600만원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의원별 방문실적으로는 3회 이상 방문외교를 수행한 의원이 44명으로 조사됐고 최대 7회까지 수행한 의원도 있었다.
바른사회 관계자는 “의회외교 개선 방안으로 우선 관련 규정을 보완하고, 별도의 독립기구를 설립해 실질적으로 방문외교의 일정과 방문단, 방문국을 조정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국회의원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고 개선하지 않으면 의원외교는 ‘해외순방 여행’이라는 오명을 벗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