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성적순 아니었다' 류현진 김광현, 그리고 쓰지우치

이일동 기자
입력 2014.03.27 09:56
수정 2014.03.28 08:23

2005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3명의 좌완 특급 추억

당시 쓰지우치 단연 두각..현재는 류현진 이어 김광현 앞서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 후 제2의 변화구인 커브 구사 빈도를 높였듯, 김광현 역시 이번 스프링 캠프에서 커브 연마에 땀을 쏟았다. ⓒ SK 와이번스

2005년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가 열리던 인천 문학구장에는 3명의 특급 좌완 유망주가 있었다.

동산고 3학년이던 류현진(27·LA다저스)과 안산공고 2학년이던 김광현(26·SK), 그리고 쓰지우치 다카노부(27)다.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는 오사카 도인고 소속으로 156km/h의 광속구를 뿌려대던 쓰지우치다. 3명의 특급 좌완 중에서 가장 완성된 투수 역시 쓰지우치였다.

한국은 2학년 에이스 김광현과 류현진, 한기주(KIA) 등이 경기를 분담했지만 일본은 쓰지우치 왼팔에만 의존했다.


'방출당한 괴물' 쓰지우치

당시 일본이 치른 4경기 중 3경기에 등판, 무려 432개의 공을 던지며 일본 우승을 견인했다. 쓰지우치에 대한 관심은 일본이 더 컸다. 희소가치 높은 좌완 정통파가 나타났다면서 열도가 떠들썩했다. 일본 내에서 좌완 기교파는 많지만 정통파는 당시 드물었다.

특급 좌완이던 와다 쓰요시와 이와세 히토키, 그리고 쓰지우치와는 다른 스타일의 좌완 파이어볼러였다. 일본의 미래였던 쓰지우치 홀로 마운드를 책임진 반면, 한국은 3명의 에이스를 내세우고도 쓰지우치 한 투수에 패했다. '괴물'이라는 별명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다. 당시 3명의 좌완 중 가장 주목받지 못했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로 진출해 맹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쓰지우치는 고교시절 혹사 후유증으로 요미우리에서 작년 말 방출됐다. 나머지 한 명 김광현의 행보가 최근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유는 올 시즌을 마치고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광현의 2014시즌 '초미의 관심사'

김광현은 초고교급 좌완으로 류현진과 쌍두마차로 한국야구를 이끌던 영건 에이스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부상과 부진으로 자신의 투구를 100%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부활의 징후가 뚜렷하다.

김광현과 류현진은 선의의 라이벌로 동반 성장했다. 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투수다. 우선 류현진은 정중동(靜中動)의 투구 스타일이지만 김광현은 상당히 역동적이며 다이나믹하다. 안정감에선 류현진, 공격성에선 김광현이 앞선다. 시즌별, 경기별 편차도 류현진에 비해 김광현이 크다. 류현진이 꾸준함의 대명사였다면 김광현은 기복이 심했다.

구질도 체인지업을 제1의 변화구로 활용하는 류현진과 달리 김광현은 고속 슬라이더를 장착했다. 좌완 특급이지만 스타일과 투구 패턴은 다른 점이 더 많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 후 제2의 변화구인 커브 구사 빈도를 높였듯, 김광현 역시 이번 스프링 캠프에서 커브 연마에 땀을 쏟았다. 이유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사전 준비 차원이다. 김광현의 커브는 올 시즌 위력을 십분 발휘할 전망이다. 커브의 각과 궤적이 예사롭지 않다. 류현진의 느린 커브와는 약간 다르다. 파워 커브처럼 낙차가 크고 예리하다.

김광현은 올 시즌을 끝내고 메이저리그에 문을 두드릴 전망이다. FA 자격(9년)을 충족하진 못했지만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진출은 가능하다. 다만, 부족한 등록일수는 채워야 한다. 때문에 김광현은 아시안게임 출전을 통해 등록일수를 채워야 한다.

결국, 김광현이 이번 스프링 캠프에서 혼신의 노력을 다한 이유는 메이저리그 도전이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선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야 하고 포스팅 시스템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아시안 게임에 출전해야 한다.


류현진 따라 'MLB행 타진'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국가대표로 선발되어야 하는데 김광현의 시즌 전반기 성적이 결정적 변수다. 김광현 입장에서는 이번 스프링 캠프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선배 류현진의 성공신화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올 시즌 자신의 모든 땀을 쏟아 부어야 하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김광현의 예상은 시범경기까지 적중했다. 시범경기 2경기 등판, 6.2이닝 1승 평균자책 1.35를 기록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시즌 초반에 부진했던 김광현이 달라진 것. SK로서는 에이스의 귀환이 반갑다.

김광현의 투구 스타일은 흐름을 탄다.

소위 긁히는 날에는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다.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힘으로 밀어붙여 윽박지르는 스타일이다. 특유의 공격적 투구 스타일이 올해는 개막전부터 살아날 기미가 보인다. 포심과 슬라이더 투 피치에 의존하던 예전과 달리 커브와 체인지업 등을 구사한다. 종전 힘만 앞세우던 투구에서 탈피, 노련미를 더하겠다는 의도다. 이 역시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비한 포석이다.

2005년 문학구장에서 가장 돋보였던 일본의 '괴물' 스지우치는 사라지고 No.3였던 류현진은 한국에서 괴물로 성장, 투수 왕국 LA 다저스의 2선발로 호투하고 있다. 나머지 한 명 김광현은 올해 명예 회복과 빅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나눠 던진 류현진과 김광현은 건재한데 홀로 던진 쓰지우치는 선수생활이 끝났다.

10년 전 문학을 달궜던 한일 특급 좌완 3인방의 인생은 새옹지마다. 그들에게 야구는 성적순이 아니었다.

이일동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