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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시청률 '태양은 가득히' 이유 있는 부진

부수정 기자
입력 2014.03.26 09:38
수정 2014.03.26 12:34

정통멜로 표방 속 공감 얻는데 실패

출연진 캐릭터 소화 역시 문제 지적

KBS 월화극 구원투수로 야심차게 나섰던 '태양은 가득히'가 시청률 3%대로 떨어진 이후 좀처럼 회생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 KBS

"충분히 사랑 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한지혜) "시청률 20%는 거뜬히 넘을 거예요."(조진웅)

KBS 월화극 구원투수로 야심차게 나섰던 '태양은 가득히'가 시청률 3%대로 떨어진 이후 좀처럼 회생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던 배우들의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질 정도다.

'태양은 가득히'는 KBS 드라마의 강점인 선굵은 정통 멜로를 표방한다. '시청률 퀸' 한지혜를 필두로 윤계상, 조진웅, 손호준, 김영철 등 스타 배우들이 대거 포진돼 있어 관심을 받았다. 특히 '굿닥터' 이후 '미래의 선택', '총리와 나' 등이 줄줄이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쓸쓸하게 퇴장한 상황에서 '태양은 가득히'에 거는 기대는 컸다.

KBS 서재석 TV 본부장은 제작발표회에서 "'태양은 가득히'는 치명적인 감성 멜로 드라마"라며 "'비밀'과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이후 최고의 명품 멜로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태양은 가득히'는 3%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나타내며 고전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2.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경쟁작인 MBC '기황후'가 월화극 절대 강자로 자리잡고 있던 터라 '태양은 가득히'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었다. 하지만 부진의 정도가 깊은 게 문제다. 뒤늦게 출발한 SBS '신의 선물-14일'에도 뒤쳐지고 있고 심지어 종합편성채널 JTBC '밀회'와의 경쟁에서도 떨어지며 침체기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에는 "웰메이드 드라마인데 시청률이 안 나와서 속상하다" "시청자로서 안타까운 시청률이다" "명품 드라마라고 생각하는데 왜 안 볼까? 이해가 안 된다"라며 저조한 시청률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KBS 월화극 구원투수로 야심차게 나섰던 '태양은 가득히'가 시청률 3%대로 떨어진 이후 좀처럼 회생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 KBS

시청자들의 말 처럼 '태양은 가득히'는 분명 강점이 있는 드라마다. 한국 드라마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억지 전개와 유치한 이야기가 없다. 소위 말하는 막장 드라마는 아니라는 얘기다. 특히 김유리, 조진웅, 김영철, 전미선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조연 배우들의 호연이 눈에 띈다.

"윤계상만 믿고 드라마를 선택했다"는 조진웅은 24일 방송에서 세로(윤계상)를 상대로 형제 전쟁을 선포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난주 역의 전미선은 남편 한태오(김영철)를 상대로 악녀 본색을 드러내며 극의 흥미를 더했다. 명품배우 김영철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하는 잔인한 악역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복수를 다짐하는 세로 역의 윤계상의 성장 또한 놀랍다. 복수의 대상인 한영원(한지혜)과 비극적인 사랑에 빠진 윤계상은 감정 기복이 심한 캐릭터를 무난하게 소화하며 "과연 윤계상이 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를 씻어냈다. 다만 한지혜는 연기를 못 하는 배우가 아님에도 이번 작품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또한 시종일관 이어지는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 역시 시청자들을 지치게 만드는 요소다. '태양은 가득히'는 여자 주인공이 자신의 약혼자를 죽인 남자와 빠진다는 설정 때문에 '비밀'과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비밀'은 복수 이야기지만 중간 중간에 캐릭터들의 밝은 사랑이야기를 넣어 균형감 있는 스토리를 완성시켰다. 하지만 '태양은 가득히'는 다르다. 방송 내내 슬픈 이야기가 이어져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시청률 하나로 작품 전체를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제 4회 남았다.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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