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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지도부에 '울컥' 민주당 최고위 "이럴 바에야..."

이슬기 기자
입력 2014.03.13 17:11
수정 2014.03.13 17:30

일부 최고위원 "회의체는 보통 9명, 연석회의서 발언권 얻기도 어려워"

통합 신당 창당을 앞두고 지도부 구성과 관련, 민주당 최고위원들 일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됐으나 13일 '백지수표로 일임하겠다'며 봉합에 나섰다. 사진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럴 바에야 다 그만둬버리자”

통합신당 창당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9:9 지도부 체제’를 두고 최근 민주당 최고위원들 일부에서 터져 나온 목소리다.

신경민·양승조·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은 13일 통합신당의 지도부 구성에 대해 한 목소리로 “남은 임기와 상관없이 위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통합의 대의를 우리가 충분히 인식하고 동의하기 때문에 지배구조를 논의하는 위원회에게 우리의 위치 등에 대해 백지수표를 주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양 최고위원도 “최고위원을 포함한 모든 당직자가 합당 과정에 장애물이 될 수 없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고, 우 최고위원 역시 “신당의 정신을 살리고 지방선거에 효과적으로 임할 수 있는 지도부 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당추진단에 지도부 구성을 전적으로 위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를 두고 다소 억지스러운 봉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도부 동수 구성과 인원 등 현재 체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최고위원들의 ‘위임 선언’이 개운치만은 않은 이유다.

이미 당내에서는 지도부 구성을 두고 볼멘 소리가 여러 번 나온 바 있다. 소위 강경파로 분류되는 한 재선 의원은 “의석수 127:2의 비율로 지도부를 동수로 구성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며 “그 숫자가 다 모여서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도 양측 지도부가 국면을 전환할 만큼 강경 대응을 하기에는 구심력이 부족하다는 불만도 나온다.

전날 정청래 의원을 비롯한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4명은 서상기 위원장이 정보위 개회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정보위 회의를 조속히 열 것과 남재준 사퇴 및 구속수사를 촉구하며 정보위원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이는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이 앞서 공동으로 ‘특검 수용’을 촉구했으나,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행보로도 해석된다. 그나마 그 이후로는 양측 대표의 만남에서도 해당 문제에 대한 다음 단계의 논의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실제 일각에서는 ‘최고위원들이 이르면 13일 사퇴 의사를 밝힌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그 얘기가 벌써 나갔느냐”면서 “그런 말이 있던 건 분명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특히 그는 지난번 민주당 최고위원과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단이 배석한 연석회의와 관련해 “회의체라면 보통 9~10명이 맥시멈인데 지금은 더블 아니냐”면서 “발언권 한 번 얻기도 힘들더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어 “그쪽은 결사체고 우리는 정당이라 그쪽에서 항상 경계심이 상당하다. 그걸 완화하도록 가야한다”면서도 “다른 것도 아니고 지배구조를 이야기하는 거니까 각급단위에서 그런 (이견 같은)것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결정에 따라야하지 않겠나. 만약 내일 당장 그만두라면 그만둬야지 뭐”라며 “그러니까 정무와 당헌당규 쪽에 프리 핸들을 주고 그쪽이 다 결정하도록 하자고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새정치연합 측에서 ‘지도부를 아예 없애자’는 말이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진통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군포 새정치연합 쪽에서 지도부 없이 가자는 말이 나온 걸로 안다”면서도 “공식적인 협상 테이블에서는 전혀 올라온 적이 없고 중앙에서도 논의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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