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잃어버린 4년’ 아사다 마오…트리플악셀 족쇄

김윤일 기자
입력 2014.02.20 07:27
수정 2014.02.20 07:35

쇼트프로그램 55.51점이라는 최악의 점수표

4년간 트리플 악셀에 목 매다 연기력 떨어져

경기 전 크게 긴장한 아사다 마오는 좋은 연기를 펼칠리 만무했다.(SBS 화면캡처)

지난 10년간 김연아(24)의 적수로 숱한 맞대결을 펼친 일본 피겨의 간판 아사다 마오(24)가 충격적인 점수표를 받아들었다.

아사다는 20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22.63점 예술점수(PCS) 33.88점 감점 1점으로 합계 55.51점이라는 믿기지 않는 점수표를 받았다.

일단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승부처이자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을 실패한데 이어 트리플 플립에서도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았고, 마지막 콤비네이션 점프는 아예 제대로 뛰지도 못했다. 세 번의 점프에서 아사다가 받은 점수는 고작 7.08점이다.

결국 아사다는 눈물을 훔치고 말았다. 그녀는 키스 앤 크라이존을 빠져나가며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연기가 막 끝나 뭐가 뭔지 모르겠다”며 “일단 내일은 프리 스케이팅을 잘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표정에는 실망감이 가득했다.

시계를 잠시 4년 전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 아사다는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 73.78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논란의 여지가 있었지만 트리플악셀을 성공시켰고, 1위를 확신했다. 하지만 아직 김연아의 연기가 남아있었다.

뒤이어 연기를 펼친 김연아는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웠다. 김연아의 점수는 아사다보다 약 5점이나 높은 78.50점에 이르렀다. 순간 아사다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때 인터넷에서 크게 유행했던 ‘아사다 마오 3분 천하’의 장면이다. 결국 아사다는 이튿날 프리에서 역전에 실패, 은메달에 그쳤다.

당시 아사다는 “분하다. 4년 뒤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치진의 대대적인 개편 작업도 함께 이뤄졌다. 그동안 아사다를 지도했던 타티아나 타라소바 코치는 기술의 완성도를 중시했지만 아사다가 찾은 이는 피겨의 기본기 지도에 정평이 나있는 일본의 사토 노부오였다.

하지만 여전히 트리플악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체형이 바뀌기 시작한 아사다는 트리플악셀의 성공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이에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혹독한 다이어트를 거쳤지만 오히려 근력이 떨어지는 역효과가 발생했다.

그러자 아사다는 타라소바와 함께 자신을 지도했던 샤네타 폴레 코치를 다시 찾았다. 폴레 코치는 밴쿠버 시절 아사다의 트리플 악셀을 가장 잘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미 아사다에게는 백약이 무효했다. 결국 올 시즌 트리플악셀 성공률은 ‘제로’였다.

여기에 최대 약점인 멘탈은 끝내 극복하지 못한 채 은퇴를 맞게 됐다. 아사다는 이날 마지막 선수로 모습을 드러냈다. 김연아의 고득점과 함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까지 높은 점수를 받자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경기 전 사토 코치는 아사다의 정신 무장을 수차례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사다는 연기 직전 크게 심호흡을 하며 긴장한 낯빛이 역력했다. 이미 트리플악셀의 실패가 엿보인 순간이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