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에 "안중근 손바닥 모르면 헤어져!"
입력 2014.02.14 17:16
수정 2014.02.14 17:30
2월 14일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 기리는 운동 확산돼
발렌타인 데이인 2월 14일이 안중근 의사의 사형 선고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기리는 날로 삼자는 운동이 화가산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세요?’
14일 오후 서울광장 앞에서 학생들이 ‘2월 14일은?’이라고 쓰인 손바닥 크기 만한 스티커를 시민들의 옷에 붙여주고 있었다. 이들의 손에는 “잊지 않겠습니다. 2월 14일은 안중근 의사 사형언도일”이라고 쓰인 팻말이 들려 있었다.
발렌타인데이로만 알려졌던 2월 14일이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인 것으로 알려지며 ‘안중근 의사의 뜻을 기리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
특히 ‘연인들의 명절’인 발렌타인데이에 가려져 있던 안중근 의사의 사형 선고일이 재조명받은 것은 최근 일본이 “안중근은 테러리스트”라는 망언 등으로 반일감정을 자극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상업적 성격이 짙은 발렌타인데이 보다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날이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토 히로부미 죽인 사람은 누구? 모르면 헤어져!"
온라인 중심으로 2월 14일을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날’로 하자는 운동이 시작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연인들의 날’이 된 2월 14일에 안중근 의사의 행적을 되새기면서 “연인에게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사람이 누구냐’고 묻고, 모른다고 하면 헤어지자”고 제안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연인에게 안중근 의사의 사진과 손도장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를 모른다고 하면 ‘헤어지자’고 말하는 운동을 하자”고 제안한 네티즌도 있었다.
이와 관련,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은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이라며 “5년 전 국내외 3만여 명이 동참하여 제작한 안중근 손도장 대형 걸게그림을 하얼빈과 뉴욕 등 세계 주요도시에서 전시하는 월드투어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서 교수는 이어 “‘안중근은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한 일본 정부가 얼마나 잘못하고 있는지를 전세계에 함께 알려 우리의 영웅을 재조명 하도록 만들겠다”며 “우리의 역사는 우리가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서 안중근 추모 열기 '손도장찍기' '일본에 항의편지 쓰기' 행사도
경기도교육청은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을 맞아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이 찍힌 광고를 주요 일간지 1면에 실으면서 여론 확산에 촉매 역할을 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홈페이지에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는 침략자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서른 살 청년 안중근 의사가 사형 선고를 받은 날”이라며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우리 아이들이 바르게 큰다”는 글을 올렸다.
또한 이날 경기도 수리고와 충북 흥덕초등학교 등 전국 학교에서도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수업을 진행하고 손도장 찍기, 일본에 항의 편지 쓰기, 독도 교육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에 있는 안중근 공원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부천시는 지난 2006년 1월 중국 하얼빈시 유로백화점 앞 광장에 설치됐다가 11일만에 철거된 안중근 의사 동상을 옮겨와 의거 100주년 기념일인 2009년 10월26일 당시 중동공원에 세웠다. 이후 공원 이름을 ‘안중근 공원’으로 바꿨다.
"그분의 희생 없었다면 발렌타인데이 즐길 수도 없었다는 사실 알아야"
아울러 2월 14일이 104년 전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이라는 사실이 대중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면서 안중근 의사의 발자취도 함께 재조명 되고 있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의장대 사열을 마치고 환영군중에게 향하는 이토 히로부미에게 3발을 명중시킨 후 만세를 불러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후 뤼순감옥으로 옮겨져 관동도독부 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았고 1910년 2월 14일 사형선고를 받았다. 한달여 뒤인 3월 26일 뤼순감옥에서 사형을 당했다.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인 조마리아 여사가 아들에게 보낸 편지도 화제다. 조마리아 여사는 편지에서 “너의 죽음은 너 한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고 말해 큰 울림을 만들었다.
이와 관련,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그동안 우리가 2월 14일이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이라는 사실까지는 자세하게 알지 못했다”며 “발렌타인데이에 즐길 것은 즐기더라도 안중근 의사 같은 독립운동가의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가 이렇게 발렌타인데이를 즐길 수도 없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