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협박 없어도, 미성년자 간음 처벌한다"
입력 2014.01.27 14:56
수정 2014.01.27 15:06
대법 '위력'으로 간음했을 여지 있어...원심파기 환송
미성년자에 대한 특별한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간음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데일리안
27일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간음) 혐의로 기소된 고모 씨(39)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고 씨가 행사한 유형력(有形力)의 내용과 정도, 피해자의 연령, 둘의 관계, 사건 당시의 정황 등을 종합해 볼 때 비록 고 씨가 별다른 유형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피해자도 특별히 저항하지 않았더라도 고 씨가 위력으로 청소년인 피해자를 간음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아청법 위반죄에서 ‘위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위력이란 사람의 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유·무형적인 힘을 의미한다. 폭행, 협박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지위도 이에 포함된다.
고 씨는 2012년 12월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알게 된 A 양(16)을 불러내 인천 부평구의 한 호프집에서 술을 마신 뒤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 씨는 이 과정에서 피해자 A 양이 특별히 반항하지 않았고 자신도 폭행 등 강제적인 힘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2심은 사건 당시 A 양의 태도가 위축되거나 불안하지 않았다는 점, A 양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지 못한 점 등을 들어 위력을 행사한 간음으로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건 발생 당시 고 씨는 37세인 반면 피해자는 16세에 불과했고 술까지 마신 상태에서 현저한 차이가 나는 고 씨와 단둘이 모텔방에 있는 상황에서 압도당해 정상적인 반항을 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