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그룹이 새해 벽두부터 노출 경쟁하는 이유
입력 2014.01.07 10:42
수정 2014.01.07 11:38
<김헌식의 문화 꼬기>남성 싱글족의 증가와 걸그룹의 팽창
올해초 컴백한 걸그룹 '걸스데이' 뮤직비디오 화면 캡처.
걸 그룹이 새해 여전히 강세인 모양이다. 새해 벽두부터 걸 그룹들의 노출이 화제가 되었다. 예전에는 새해 초기이기 때문에 벌거벗은 뮤직 비디오를 공개하는 것은 자제를 했는데, 이러한 암묵적인 의식은 사라졌다. 어쩌면 그것은 생존의 경쟁이 더욱 심해졌음을 뜻한다.
한 해 50여개의 걸 그룹이 등장하고 그 가운데 활동의 기회를 잡는 것은 20여개 그리고 대중들이 기억할 수 있는 걸 그룹은 7~9개에 불과하다. 이런 인지적 틈바구니를 비집고 위해 강한 각인을 시킬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쉽게 걸 그룹에게 적용되는 것이 바로 노출이나 섹시 컨셉이다. 보통 때의 노출 논란은 인지를 잡지 못한다. 연말연시는 한해 결산과 새해 계획과 전망을 밝힘으로써 연예이슈가 없으므로, 이런 노출은 더 쉽게 이슈화가 된다.
걸 그룹에게 기대하는 것은 음악이 아니다. 사실 음악은 구실에 불과하다. 음악을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을 뮤지션으로 보기도 힘들다. 그들은 대부분 댄서를 걸 그룹으로 버전업 시킨 것에 불과하다.
한국에서는 공연장의 무희 문화가 사라졌다. 이를 걸 그룹이 대체 해버렸다. 특정 공간이 사라졌고 미디어의 지배력 안으로 들어갔다. 사실상 공연에서 이런 대중적 댄스 공연은 존재 하지 않으므로 걸그룹은 가수가 아니라 팝 댄서들의 역할을 한다. 뮤지션이 아닌 팝 퍼포먼스 그룹이 대대적인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대중적인 가치를 높게 갖기 때문일까.
결국 텔레비전 미디어가 여전히 강력한 영향을 마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간에 지상파 방송사의 가요 프로그램이 존재하기 때문에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 즉 해외에는 존재할 수 없는 텔레비전 가요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걸 그룹들에게 정당성의 권위를 부여해 준다.
여기에 미디어 환경이 포털 환경으로 집중 되면서 더욱 이들의 퍼포먼스가 주목을 받는다. 결국 걸 그룹의 토대는 공연장이나 무대가 아니라 미디어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이나 팬과의 교감보다는 미디어 차원의 주목을 받을 방법을 모색한다.
미디어에서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는 운명은 미디어가 인정을 해주어야 생명력을 갖는다. 하지만 그 독점 때문에 더욱 경쟁은 치열해지고, 극단적인 수단을 합리화 하는데, 그것 가운데 대포적인 것이 노출과 선정성이다. 현실의 물리적인 공간을 매개로 하는 공연문화위에 있지 않고 미디어 의존해야 하는 것이 걸그룹의 태생적인 운명이다.
방송국에서 불러주지 않으면 그들은 존재 가치를 상실한다. 대중의 선택이 아니라 미디어의 선택을 기다려야 하는 운명은 결국 그 작품이다 활동의 가치가 아니라 조회 수나 기사 수, 댓글 빈도수에 집착하게 만들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이 아니리 미디어에 노출되기 위한 선정적 퍼포먼스는 결국 자기 자신을 소외시키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진다. 몸과 몸이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것도 아니니 몸이 기억하기도 힘들다.
이런 가운데 우리는 가족들이 쉽게 볼 수 있는 텔레비전은 물론 인터넷에서 얼마든지 선정적인 댄스와 패션을 접할 수 있다. 특히, 미성년 걸 그룹 멤버들이 그러한 노래와 안무, 패션을 선보이는 것은 아동과 청소년을 성적 기호의 대상으로 상품화 한다.
하지만 미디어에 이렇게 무감각하게 노출 시키는 것은 비정상적인 성적 기호를 합리화 할 수 있으며 이는 청소년의 인권을 해칠 수도 있다. 물론 여성을 성상품화 하는 논리를 내재적으로 기호와 한다. 여성들은 그 본래의 모습이 아니라 꾸밈을 통해 현실에 없는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현실에 없는 이미지를 통해 남성들은 이미지 기회를 소비하고, 이성을 바라보는 관점을 왜곡 시킨다. 현실에 없는 여성 이미지를 찾기 때문에 현실에 있는 여성을 싫어하거나 기피하게 된다. 끊임없이 허상의 이미지 때문에 성적 불구에 빠지고 만다.
무엇보다 이런 미디어적 종속성을 사회적인 차원에서 주목할 이유도 있다. 걸 그룹들의 팽창은 초심남의 팽창과 맞물려 있다. 현실의 여성에게 투여하는 노력을 이제 걸 그룹에게 투여하는 길을 선택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걸 그룹의 팽창은 남성 싱글족의 증가와 비혼의 증대와 맞물려 있다. 그들은 불구의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걸 그룹들은 이런 남성들에게 현실의 여성을 대체하는 상품들이기 때문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걸 그룹의 증대는 가족 정책 차원에서 부정적인 셈이다.
글/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