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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 신드롬' 한국인의 공포 심리 때문이다

김헌식 문화평론가 (codessss@hanmail.net)
입력 2014.01.02 10:46
수정 2014.01.02 10:54

<김헌식의 문화 꼬기>나그네 관점의 정리와 해석 실천적 행위에 한계

'정글만리' 조정래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조정래의 소설 '정글만리'가 발간 5개월만에 100만부를 돌파했다. 연말 연시 다시금 이 책의 판매고가 살아나고 있다. 방학을 포함 '겨울 시즌'이라는 요인도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하루에 7천부씩 나간 꼴이라는 분석은 이 책에 대한 대중적 호응을 말한다. 교보문고의 올해의 책에 꼽히기도 했고, 독서신문의 올해의 베스트셀러에 선정되었다. 책의 위기, 문학의 위기 시대에 대단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정글만리'는 소설이 아니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소설이 아니라 설명, 논설, 에세이가 뒤섞여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영상 장르에 견주어 보면, 영화가 아니라 르포집에 가깝다고 한다. 그만큼 소설이 측면이 아니라 다른 측면이 강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기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판매량을 보였을까? 문학 자체가 아니라 다른 요인과 코드가 작용하고 있다.

우선 작가의 유명세이다. '태맥산맥', '한강', '아리랑'을 통해 많은 국민들에게 인지도를 넓혀왔다. 따라서 작가 조정래가선보이는 작품은 주목을 받을만하다. 여기에 중국을 다루고 있다. 그것도 고대의 중국이 아니라 현대의 중국이다. 중국을 배경으로 한 무협지나 삼국지, 초한지 같은 리라이팅이 아니라 중화민국의 현실을 다루고 있다는 점 자체가 흥미를 일으키게 만든다.

무엇보다 현대의 중국사회를 다루고 있는데 그 주인공과 테마가 기업 상사 주재원이고, 비즈니스라는 점이다. 현대 중국을 배경으로 기업인들이 벌이는 경영 이야기를 코드로 삼고 있기 때문에 이는 상업성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매우 영리한 전략이었다. 이 책이 초기에 돌풍을 일으킨 것은 바로 기업들이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베스트셀러가 되려면 특정 대규모 집단에서 단체구매를 하거나 유인을 하먼 용이해진다. 그 특정 집단은 기업이나 교화, 학교 등이 속한다.

기업들의 주목은 '정글만리'에 대한 베스트셀러로 이어져 일반 고객의 스노볼 효과를 안겨주었다. 김진명의 '아, 고구려'가 중국과 맞서 위대했던 고구려의 역사를 소설로 만들었지만 정글만리에는 비교할 수 없았던 것은 이런 점 때문이기도 했다. 이제 중국은 정치권력적안 대상이 아니라 경제적인 관점의 대상으로 생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대한 고구려에 빠져있기 보다는 지금 중국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

물론 그 분석은 한국인의 자긍심을 해하지않는 민족주의 관점을 취해야 한다.

중국인에 대한 한국인들의 심리는 양가적이다. 한편으로는 매우 두려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낮춰본다. 민족의 관점에서 중국을 찬양하거나 두렵게만 그릴 수는 없다. 중국이 세계적인 강자로 매우 관심의 대상이 된 지 오래이고, 이에 대해서 한국인들은 어떻게 대응해야할 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화두이다. 한국인들의 역사가 그런 맥락에서 진행되어왔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정보가 매우 중요하게 간주되어 왔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연구가 한국에서 충실하게 연구 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이 '정글만리'는 소설이 아니라 종합백과사전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이고 이는 대중적 수요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수많은 자료들을 3권에 압축하고 있다면, 소장할만할 것이다. '정글만리'는 이원복의 '먼나라 이웃나라'같은 학습 만화에 내러티브를 강화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가 직접 비즈니스를 한 결과를 묶어낸 것이 아니어서 기업인들의 구체적인 사업 경영 활동이 디테일 할 수는 없다. 많은 책이나 신문, 자료, 구전되는 에피소드들이 내러티브나 캐릭터 속이 녹아들어갈 뿐이다. 하지만 '정글만리'에서 많은 이들이 원하는 것은 문학예슬적 경지가 아니라 처세 실용적인 관점이다. 중국을 대하거나 그 안에 들어가서 활동할 때 써 먹을 수 있는 실질적인 정보를 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글만리'는 실용 처세의 장르가 중국 코드에 맞게 스토리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작가적 결론이 엉터리라면 독자들은 외면할 것이다. 독자들이 그래도 주목하는 것은 작가가 해석 논평하는 관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에 대한 피상적인 견해라는 점을 끊임없이 재인식해야 한다,

중국, 중국인이라는 설정 자체가 환상이고 허구적이기 때문이다. 사실 치명적인 한계는 중국이 단일한 지역적 관점으로 묶을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매우 다양한 민족들들이 중국어를 매개로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각 지역적 특성이 매우 다르다, 따라서 중국인들의 사고도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면이 많다.

많은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은 중국인은 이렇다고 단정적으로 규정하는 오류를 쉽게 낳는다. 각 성별로 다르고 민족 차원에서도 다르다. 그들의 개인적인 행태와 조작의 행태 문화가 각기 다르다. 기업 문화와 중국인의 행태가 구분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조정래의 정글만리가 소설인지 아닌지는 부차적인 문제다. 조정래의 소설은 '한강'이나 '아리랑' 부터 어떤 정보들을 내러티브 방식으로 전달하려는 작가적 욕망이 컸고, '정글만리'도 마찬가지다. 어느 누구라도 중국, 중국인이라는 허수아비를 만들어 반대로 한국인의 자긍심을 높이려는 관점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구체적인 경험이 아니라 나그네 관점의 정리와 해석은 대강의 기초 인식을 제공할 뿐 실천적 행위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지나친 신드롬이나 맹신이 낳는 위험한 점이며 밀리언셀러가 되고 필독서로 전국민의 책으로 리스트 업이 될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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