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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선 수상소감과 유재석 퇴조의 경고

김헌식 문화평론가 (codessss@hanmail.net)
입력 2013.12.30 10:37
수정 2013.12.30 10:45

<김헌식의 문화 꼬기>웃음을 향한 '개콘'의 장인정신을 본받아야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MBC 예능대상 시상식서 박미선이 개그맨 후배들을 격려하는 수상소감을 해 화제다.(자료사진)ⓒ MBC
2013년 MBC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박미선이 수상 소감에서 특별하게 언급한 이들이 있었다. 언급한 이들은 시상식에 나와 있었고, 그들에게 반말을 했다. 반말을 당한 이들은 바로 '코미디빠지다'에 출연하고 있는 개그맨들이었다. '줌마의 여신' 박미선이 특별하게 언급한 이들은 후배 개그맨들이었던 것이다. 

“항상 구석에 개그맨들이 몰려있는데 내년에는 ‘코미디에 빠지다’도 더 여러분의 사랑을 많이 받아 가운데에 앉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선배들도 후배들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2012년 수상 수감에서도 박미선은 "옛날에는 연예대상이 개그맨들이 중심이 되는 시상식이었는데 이젠 바뀐 것 같아서 마음이 짠하고 씁쓸하다. 코미디가 잘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MBC개그맨 출신인 박미선이 후배들을 챙기는 모습으로 간주될 수도 있지만, 한국예능계의 좀 더 나은 진전을 위한 인력경영 측면의 모순을 경고하고 있었다.

2013년 대상은 '아빠 어디가'가 차지했다. '아빠 어디가'는 모두 비예능인이 활약했다. 성동일, 김성주, 이종혁, 송종국, 윤민수 등만이 아니라 당연히 그들의 아이들도 비예능인들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MBC예능의 시청률 부활을 견인한 또다른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의 멤버들인 김수로, 류수영, 손진영 등은 비예능출신들이다.

샘 해밍턴은 외국인이기도 하다. 여기에 서경석만이 개그맨 출신으로 분투하고 있었다. 이들은 우수상과 최우수상, 인기상, 올해의 스타상, 특별상 등을 휩쓸었고, 대상도 차지했다. 버라이어티 우수상을 받은 소이현, 이소연, 성동일, 김광규는 모두 비예능인 출신들이다. 유재석은 수상에서 빛을 발하지 못했고 '무한도전'만이 여전히 버텨주었다.

방송사들의 전반적인 흐름은 아웃 소싱이다. 이는 MBC는 물론 KBS, SBS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비록 큰 수상을  못하는 경향이 있지만 아이돌 그룹 출신들도 예능 프로그램에 빈번하게 노출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아웃소싱의 남용은 자칫 예능의 프로에 필요한 인재들을 방송국들이 직접 육성하는 노력들이 빛을 잃을 수도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KBS 예능대상은 김준호에게 돌아갔다. 김준호는 개그맨 출신이고 '개그 콘서트'의 핵심 주축 인력 중에 하나이다. '개그콘서트'를 수원지로 개그맨들은 각 프로그램으로 진출하고 있다. '인간의 조건'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SBS나 MBC는 사실상 이런 수원지 역할을 하는 매개체가 붕괴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MBC 코미디 부문의 우수상은 격려차원이었다. 이는 장기적인 경영적 보호정책으로 유지해야 한다.

웃기고 재밌게 하는데 개그맨 출신이냐 아니냐는 별로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한국 대중가요가 그렇듯이 장인정신이 필요하다. 이를 그래도 채워주고 있는 이들이 유재석, 신동엽, 박미선, 박명수 등이다. 신동엽은 기사회생으로 다시 부활하고 있고, 유재석은 숨을 고르고 있지만 여전히 예능계의 영원한 대상 후보로 버티고 있다.

그들은 개그맨으로 잔뼈가 굵어 개그와 예능에 대한 가치, 정신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다. 그들이 많아져서 튼튼한 토대가 구축되는 상황에서는 아웃소싱도 그 효과를 잘 발휘할 것이다. 그런 이들이 많아질려면 각 방송사의 예능인들의 활동 무대가 안정적으로 꾸려져야 한다, 물론 그들만의 폐쇄적인 운영은 좀 더 유연한 방식으로 오픈되어야 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각 방송사들이 아웃 소싱으로 단지 유명하다는 이유로 각 분야의 사람들을 눈요기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 버리고 마는 것은 자칫 소모적인 행태가 돨 수 있다. 이는 SBS의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왜 반짝 전성기를 누리다가 사라지고 '개그콘서트'는 여러 위기를 겪음에도 불구하고 버텨냈는지 살펴야 한다.

그것은 오로지 웃음을 주기 위해 1년 365일 매진하는 장인정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무한도전'처럼 팀 멤버들이 끈끈하게 유대를 갖기 때문이다. 유재석이 버틸 수도 있고 '개그콘서트'가 건재하며 KBS예능을 최고의 상태로 구가기키는 것은 바로 팀과 그들이 지향하는 공영적 가치들이다.

재밌는 내용을 통해 시청자를 즐겁게 하고 그것을 통해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 가치적 지향점이 없다면, 예능판은 돈을 위한 오픈 마켓에 불과 해진다. 노하우와 역량은 축적되지 않으며 끊임없이 하향평준화와 쏠림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웃음은 최고의 지적 창조물이다. 인간만이 그것을 누릴 수 있는 대신 인간의 이성과 감성 그리고 온몸을 통한 퍼포먼스를 통해 구현되는 종합 예술이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 유명인이나 소재에 대한 쏠림이 강화되는 것은 이러한 환경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노릇이다.

누구도 예능을 위해 가치 지향점을 가지고 투여하지 않는다. 방송은 자칫 돈과 유명세를 위한 정거장에 불과 해질 수 있다. 그런면에서 해마다 박미선이 개그맨이나 코미디 프로를 언급하거나 응원하는 것은 비단 개인 차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전체예능의 질적 향상을 지향하는 것이다. 그 지향은 시민들의 행복추구와 문화향유의 권리와 연결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점들은 창조경제와 맞물리고 있는 점임을 우리는 쉽게 인식할 수 있다.

글/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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