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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연일 상소리 말 폭탄 쏟아내는 이유가...

김수정 기자
입력 2013.12.27 11:00
수정 2013.12.27 11:08

단기적으로는 도발후 대화제의 대남 전략 일환

전문가들 "북은 강경-온건 병행, 협박-회유 되풀이"

최근 북한이 한국을 겨냥, 잇따라 강도 높은 말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배경에는 신년사에 맞춰 과거부터 되풀이 해 온 ‘도발 후 대화’ 전략을 내세우려는 의도가 내재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앞서 19일 국방위원회 명의로 청와대를 겨냥, “예고없이 남한을 타격하겠다”는 협박성 전화통지문(전통문)을 발송한 데 이어 25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대북정책의 원칙이 신뢰인지 대결인지 밝히라고 공개 질문하며 한국을 압박했다.

물론 북한의 말 도발은 현 정부 출범 이후에도 끊임없이 나왔지만 지난 12일 장성택 처형을 기점으로 이 같은 직접적인 도발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어 그 구체적인 의도와 향후 북한이 취하게 될 대남위협 움직임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북전문가들 상당수는 현재 북한의 연이은 말 도발 의도와 관련, 북한이 도발 후 위기감을 고조시키다가 돌연 대화를 제의하는 통상적인 대남전략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이중적 행보는 과거 사례에서도 숱하게 나타났다.

가령, 지난 2006년 10월 9일 북한이 제1차 핵실험을 강행했을 당시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핵실험을 규탄하며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하자 한반도는 위기감은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같은 달 31일 베이징에서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중재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와 극비 회동을 하고 6자회담 재개에 전격 합의하며 봉합이 됐다.

이후 지난 2009년 5월 2차 핵실험 직후에도 우리 정부의 미국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와 맞물려 북한은 ‘선전포고’를 운운하며 위협했지만 이후 두 달 뒤인 7월 27일 북한은 간접적으로 북미간 양자대화를 촉구하는 대화 제의 행동 패턴을 보인 바 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26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북한은 늘 한쪽에서는 겁을 주고 다른 한쪽에서는 대화하자며 극단적인 대남전략을 보여왔다”며 “아마 이번 신년사에는 평년보다 한국에 대한 내용이 다수 포함, 협박과 회유를 배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이 한국을 겨냥, 잇따라 강도 높은 말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배경에는 신년사에 맞춰 과거부터 되풀이 해 온 ‘도발 후 대화’ 전략을 내세우려는 의도가 내재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조선중앙TV 보도화면. ⓒ연합뉴스

유동열 치안연구소 선임연구관도 “올해뿐만 아니라 북한은 통상 ‘강경모드’와 ‘온건모드’를 병행해 대남전략을 구사해왔다”며 “연말까지 대남도발 수위를 끌어올려 갈등을 최고조로 한 뒤 이듬해 첫날 신년사를 통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경색된 국면을 풀어보자는 식으로 대화를 제안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유 선임연구관은 이어 “단, 이 때 북한은 우리 정부가 납득하기 힘든 이유를 내걸고 대화를 제안할 공산이 크다”며 “만약 우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북한은 ‘우리가 대화를 제안했는데 남쪽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도발의 명분을 내세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북한은 매년 1월 1일 당보(노동신문), 군보(조선인민군), 청년보(청년전위) 3개 신문에 그해 정책 기조를 국내외에 알리는 신년공동사설을 게재해 왔다. 올해 신년사는 김 제1위원장이 직접 육성으로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더욱이 북한은 지난해를 제외하면 2010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3차례의 걸친 신년사에서는 비교적 대남 유화 기조를 내비쳤다.

이는 지난해 말 북한이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장거리 미사일 발사, 남북관계가 급격히 냉각됐던 점을 감안한다면 북한이 이번 신년사를 통해 우리 정부에 극적인 ‘대화제안’을 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북한의 깜짝 대화 제안과는 별도로 북한이 언제든 기습적인 군사위협도 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계하고 있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 북한의 말 도발은 당장 국지전을 하겠다는 것보다는 장성택 사태에 대한 한국에서 제기하는 각종 분석과 판단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가령, 장성택 처형의 이유로 김정은의 부인인 리설주와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을 거론하거나 김정은 체제가 불안하다는 식으로 평가한 데에 이 같은 메시지로 경고한 것 같다”고 전했다.

오 연구위원은 또 “물론 북한이 당장 군사도발을 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아예 배제할 수 없다”며 “그동안 남북관계를 분석하면 북한은 어떤 시점에서든 대남도발을 하기 위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해 왔다. 정부가 이에 대한 가능성을 항상 염두해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한의 말 위협이 실제 위협으로 이어질지 아닐지를 논의하기보다 현재 북한이 공세기인지 수세기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재 북한 입장에서는 내년 초 한미 간 군사훈련에 대비, 곧 공세자세를 취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다만, 현재 북한이 장성택 이후 중국과 사이가 더 악화되면서 사실상 외화벌이가 어려워진 상태에서 유일한 외화벌이 상대는 한국일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이번에 우리 정부에
‘신뢰냐 대결이냐’ 운운한 것도 국지도발과는 별개로 전략적인 전환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25일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이 발표한 ‘공개 질문장’을 전하면서 “박근혜가 부정선거를 통하여 대통령의 감투를 집어쓴 지 1년이 된다”며 “친미사대와 파쇼독재, 동족대결정책과 결별하고 이제라도 민족과 민주,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길에 나서겠는가 아니면 대결과 전쟁의 길로 계속 나가겠는가”라고 말했다.

북한 국방위는 앞서 19일에도 전화통지문을 보내 "서울시내 한 복판에서 우리의 최고존엄에 대한 특대형 도발을 반복한다면 우리의 가차없는 보복행동이 예고 없이 무자비하게 가해질 것"이라고 협박했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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