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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해진 기성용, 실력으로 부정여론 잠재우나

김윤일 기자
입력 2013.12.18 22:12
수정 2013.12.19 00:06

첼시와의 컵대회 8강서 연장 극적인 결승골

SNS 파문 이후 한층 묵직해진 모습 선보여

기성용은 SNS 파문 이후 묵직한 길을 걷고 있다. ⓒ 연합뉴스

올 한해 기성용(24·선덜랜드)만큼 극심한 냉온탕을 오간 선수도 드물 것이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동메달로 병역 문제를 해결한 그는 여세를 몰아 지난 2월 캐피털 원 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기쁨을 맛봤다. 이어 배우 한혜진과의 열애 사실이 공개된데 이어 초고속 스피드로 결혼까지 골인, 인생 황금기를 맞는 듯 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좋은 일만 가득할 것 같았던 기성용에게 뜻하지 않은 악재가 덮쳤다. 다름 아닌 ‘SNS 파동’이다. 자신의 비공개 SNS에서 최강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비난한 기성용은 사실이 알려진 뒤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아야 했다. 그가 결혼식을 올린 지 불과 5일 만에 터진 사건이었다.

급기야 기성용은 원소속팀 스완지 시티에서도 설 자리를 잃었다. 지난 시즌 말,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 거절당한 기성용은 급기야 SNS 조롱 파문이 불거지며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과의 사이가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는 선덜랜드로 임대 이적을 떠났고, 대표팀에서도 외면받아야 했다.

이후 기성용은 자신이 SNS에 올렸던 글의 내용처럼 한층 묵직해졌다. 문제의 도화선이었던 SNS는 모두 탈퇴했고, 축구에 전념하는 모습만을 보였다. 때마침 홍명보호는 중원 해결사 부재라는 심각한 약점을 안고 있었고,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기회가 기성용에게 찾아왔다.

지난 10월 브라질과의 A매치를 위해 입국한 기성용은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사과문 발표와 함께 “알다시피 가벼운 마음으로 온 것 아니다”라는 심정을 밝혔다. 이후 기성용 옷을 입은 대표팀은 훨씬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팀으로 거듭났다.

당시 기성용에 대한 여론은 반반이었다. ‘역시나 실력이 출중하다. 이제 그만 용서하고 대표팀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옹호론이 있는가 하면, ‘태극마크가 실력만 좋다고 얻을 수 있는 가벼운 가치인가. 사람의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등 비난의 목소리가 팽팽한 대립을 이뤘다.

일단 기성용은 영국으로 돌아가 묵직하게 제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특성상 공격포인트를 올리기 쉽지 않았지만, 공수 양면에 걸쳐 안정감을 불어넣은 기성용은 점차 팀 동료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결국 기다리던 골이 터졌다. 기성용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2013-14 캐피털 원 컵’ 8강 첼시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후반 13분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골이 터진 장면도 극적이었지만 ‘다윗’인 약체 선덜랜드가 ‘골리앗’ 첼시를 꺾었다는 점에서 감동이 배가됐다. 영국을 비롯한 전세계 축구관련 매체들은 기성용의 역전 결승골 장면을 메인 기사로 보도했다.

기성용은 10월 입국 기자회견 당시 “(SNS 파문 이후)힘든 시간을 보냈다. 팀을 옮기면서 어려운 시간을 겪었고 한국에 올 수도 없었다”고 밝혔다. 기성용의 말처럼, 그는 최근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혼을 했고, 개인적으로도 큰 곤욕을 치러 마음의 키가 자라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런 기성용의 모습에 들끓던 비난 여론도 점차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더군다나 첼시전 골이 터지자 축하와 격려의 댓글들이 수북이 쌓이고 있다. 결국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기성용은 내년 브라질 월드컵을 정조준하고 있다. 냉온탕을 오간 그가 과연 묵직한 리더로서 홍명보호의 성공을 이끌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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