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여겨본 어센시오, KIA 뒷문 트라우마 치유?
입력 2013.12.17 00:06
수정 2013.12.17 00:13
4년 전부터 현지에서 관심 있게 지켜본 불펜 투수
뒷문 열려 땅쳤던 KIA, 마무리 감으로 영입

KIA 타이거즈가 베일에 가렸던 외국인투수의 첫 장을 공개했다.
KIA는 16일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하이로 어센시오(우투우타·1983년생)와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 등 총 3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발표했다.
우완 정통파 투수 어센시오는 건장한 체격(189cm·82kg)에서 뿜는 시속 140km 후반대 강속구를 비롯해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 구사가 가능하다. 안정적인 투구 밸런스를 바탕으로 제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현지에서 어센시오를 직접 지켜본 권윤민 스카우트 팀장이 4년 전부터 관심 있게 지켜보다가 이번에 자유계약으로 풀려 영입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센시오는 선발-마무리 모두 가능하지만 일단은 마무리 투수 쪽에 무게를 둘 예정이다. 어센시오는 2008년부터 주로 불펜투수로 활약해왔다. 현재 KIA의 가장 큰 취약점이 뒷문이다.
과거 다니엘 리오스나 지난 시즌 앤서니 르루 등 선발형 투수를 마무리투수로 보직 이동시킨 예는 있지만, 영입 단계부터 마무리감으로 낙점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뒷문에 대한 KIA의 트라우마가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어센시오는 메이저리그 4시즌 통산 43경기에 출전 1승2패,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마이너리그에서는 9시즌동안 38승 31패 119세이브, 평균자책점 3.66의 성적을 남겼다. 더블A 미시시피서 28세이브(평균자책점 2.76), 트리플A 그윈네트에서 27세이브(평균자책점 3.28)의 성적을 거두는 등 마이너리그라고는 하나 마무리투수로서 확실한 활약을 했던 경험이 있다.
2011시즌에는 26세이브(평균자책점 1.81)라는 준수한 성적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에 승격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뛰기도 했다. 다음해도 클리블랜드-시카고 컵스에서 메이저리그 경험을 쌓았고, 올해도 볼티모어에서 4경기에 등판했다. 핵심 멤버는 아니지만 불펜투수로서 가치가 있어 메이저리그에서 버텨온 케이스다.
타이거즈는 해태에서 KIA로 팀명이 바뀐 이후 내내 뒷문과의 전쟁을 거듭했다. 선동렬-임창용 등 역대급 소방수들을 거느리며 뒷문 걱정이 없던 해태시절이 무색할 만큼, 지독한 방화 걱정에 시달렸다.
지금까지 KIA는 오봉옥-이강철-박충식-최향남 등 노장들을 내세워 돌려막기도 했고, 진필중을 영입하기도 했다. 또 리오스-김진우-르루 등 선발자원의 마무리 변신시도 등 총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마무리 때문에 웃은 날보다는 울었던 날이 훨씬 더 많았다.
그나마 마무리 역할을 해준 투수는 선수생활 초반기 ‘광주댐’ 윤석민을 비롯해 한기주-유동훈(09년) 정도다. 신용운은 믿을만한 불펜투수가 많지 않던 상황에서 선발-중간-소방수 등 시도때도 없이 등판, 전문 마무리 이미지가 약하다.
신용운-유동훈-한기주-손영민 등 불펜에서 어느 정도 위력을 보여줬던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혹사논쟁에 시달리기도 했다. KIA 불펜의 어두운 현주소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과연 어센시오가 KIA의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