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뉴 코란도C '준중형 SUV의 재조명'
입력 2013.12.09 15:46
수정 2013.12.10 09:12
소형 SUV 대비 실내공간·인테리어 측면 '차급 차이' 확연…연비는 열세
뉴 코란도C 주행장면.ⓒ쌍용자동차
한국지엠 트랙스, 닛산 쥬크, 르노삼성 QM3. 올 들어 국내 시장에 연이어 등장한 ‘소형 SUV’들이다. 이들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세그먼트(차급)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소형 SUV’가 새로운 차급이라면 기존에 ‘소형 SUV’로 불리던 코란도C·투싼ix·스포티지R 등의 차급 분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들은 트랙스·쥬크·QM와는 차체 크기나 배기량에서 차원이 다른 차종들이다.
이들 모두를 같은 ‘소형 SUV’로 묶어 버리는 것은 아반떼와 쏘나타를 같은 차급으로 치고 아반떼가 쏘나타보다 저렴하고 연비도 더 좋다고 하는 것만큼이나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즉, 투싼ix·스포티지R·코란도C에는 ‘준중형 SUV’라는 새로운 차급명이 부여돼야 한다. 실제 투싼ix와 스포티지R은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이들 ‘준중형 SUV’들은 과연 ‘소형 SUV’와 비교해 어떤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할까.
최근 뉴 코란도C를 시승하며 ‘준중형 SUV’의 가치를 재평가해봤다. 시승 코스에는 경기도 광명에서 충남 아산시까지 서해안고속도로와 일부 시내 구간이 포함됐다.
지난 몇 달간 소형 SUV들을 자주 접해서인지 간만에 본 뉴 코란도C의 인상은 ‘콤팩트’ 보다는 ‘웅장’에 가까웠다.
특히 앞뒤 범퍼 하단을 감싼 스키드 플레이트와 측면 하단에 날개처럼 달린 사이드스탭 등 커스터마이징 아이템이 달려서인지 럭셔리한 느낌까지 풍긴다. 물론, 이 ‘사치’를 누리려면 각각 26만4000원, 25만3000원 등 총 50만원 이상의 비용을 추가해야 한다.
좌석에 앉아보니 내부는 넓고, 푹신하고, 고급스럽다. 레드와 블랙이 조화된 시트(이것도 20만원 짜리 선택 품목이다)는 운전자의 몸을 편안하면서도 단단하게 감싸주고, 은은한 천연가죽 냄새도 기분 좋게 코를 자극한다.
대형 센터콘솔은 넉넉한 수납공간 뿐 아니라 여유 있는 암레스트까지 제공해 준다. 최근 나온 소형 SUV들이 좁은 공간에 억지로 끼워 넣느라 운전석과 조수석이 바짝 붙어있고, 암레스트는 아예 없거나 상징적으로만 달아놓은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대시보드와 핸들 등 주요 부위의 우드그레인이나 크롬 장식도 고급스럽다. 플라스틱으로 된 부분도 딱딱한 싸구려보다 부드러운 촉감의 고급 재질을 많이 사용했다.
뒷좌석도 상당히 넓다. 좌우 폭은 성인 3명이 앉아도 불편이 없을 정도고 레그룸도 충분하다. 등받이가 뒤로 젖혀지는 리클라이닝 시트는 쌍용차에서 코란도C 초기 모델 시절부터 장점으로 내세웠던 부분이다.
트렁크 공간은 눈짐작으로 소형 SUV의 서너 배는 돼 보인다.
코란도C 인테리어.ⓒ쌍용자동차
가속페달을 밟는 느낌은 묵직하면서도 믿음직스럽다. 최고출력 181마력에 최대토크 36.7kg·m를 내는 2.0 e-XDi 엔진은 1.7t의 차체를 힘차게 잡아끈다.
소형 SUV들이 소형 엔진의 출력을 최대한으로 짜내는 느낌이라면 코란도C는 넉넉한 출력을 필요한 만큼만 꺼내 쓰는 느낌이다. 급경사 등판시에도 넘치는 힘이 느껴진다.
디젤엔진의 특성상 급가속시의 반응은 다소 굼뜬 듯하지만 일단 속도가 붙으면 고속주행 안정성은 만족스럽다.
연비는 10.7km/ℓ로, 공인연비(11.6km/ℓ, 4WD 자동변속기 기준)에 다소 못 미쳤다. 주말 정체가 심했고, 조금 뚫리는 길에서는 급가속을 한 탓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연비를 자랑으로 내세울 정도는 아니다.
가장 큰 아쉬움은 소음진동(MVH) 부분이다. 디젤엔진 특유의 털털거리는 소음이 코란도C는 유난히 심하다. 요즘 출시되는 디젤 차종들이 소음과 진동에 많은 신경을 쓴다는 점에 비춰볼 때 아쉬운 부분이다. 승차감도 다소 거칠어 노면의 상태가 엉덩이에 그대로 전달된다.
쌍용차 유일의 모노코크 바디 차종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쌍용차 특유의 ‘마초’적인 특성은 버리지 못한 듯하다.
뉴 코란도C 가격은 수동변속기 모델이 2071만~2226만원, 자동변속기 모델이 2380만~2872만원이다. 시승차에 장착됐던 4륜구동(스마트 AWD 시스템)과 선루프, 레드 가죽시트 패키지 등 옵션과 스키드 플레이드, 사이드스탭 등 커스터마이징 품목을 추가하려면 300만원 정도가 추가로 든다.
디젤 엔진을 장착한 소형 SUV QM3(2250만~2450만원)와 비교하면 자동변속기 기준(QM3는 전 모델 자동변속기 기본 장착이니) 최저트림은 130만원, 최고트림은 422만원 차이다. 세단 차종간 차급별 가격차에 비하면 간극은 작은 편이다.
QM3가 5600건의 누적계약을 기록하며 4600건(한정물량 1000대분을 제외한)의 대기 수요를 쌓아놨다지만, 뉴 코란도C 역시 내수 미출고 물량이 3400대에 달한다고 한다. 출시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난 점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인기다.
‘한두 명 타고 다니기 편한 사이즈에 힘은 부족하지만 연비 좋은 소형 SUV’와 ‘온 가족이 타고 넉넉한 짐까지 실을 수 있는 넓은 공간에 힘은 좋지만 연비가 다소 떨어지는 준중형 SUV’. 어느 쪽이 옳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두 차종간 차별성은 확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