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양키스vs보스턴’ 추신수 몸값 상상 이상도 가능

김윤일 기자
입력 2013.12.07 08:23
수정 2013.12.08 08:27

발등 불 떨어진 보스턴, 추신수 영입 가세

과거 두 팀 영입전, 선수들 몸값 대폭 상승

양키스와 보스턴이 추신수를 놓고 영입전쟁을 벌일 전망이다. ⓒ 연합뉴스

아직까지 거취를 확정짓지 않고 있는 추신수(31)가 FA 시장을 보다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USA 투데이의 밥 나이튼게일 기자는 6일(이하 한국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양키스 관계자 말을 빌어 "만약 로빈슨 카노가 시애틀 매리너스 또는 타 팀으로 간다면 양키스는 추신수를 노릴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메이저리그의 유명 칼럼니스트 피터 개몬스 역시 트위터를 통해 "추신수를 영입하려는 보스턴의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전했다. 개몬스 발언의 출처는 추신수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로부터 나온 것이라 더욱 신빙성이 있다.

현재 FA 시장에 남아있는 대형 선수는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야 하는 다나카 마사히로, 그리고 추신수 정도 뿐이다. 앞서 4일에는 보스턴에서 뛰었던 중견수 제이코비 엘스버리가 뉴욕 양키스와 7년간 총액 1억 53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고, 7일에는 로빈슨 카노가 역대 세 번째로 많은 액수인 10년간 2억 4000만 달러에 시애틀 입성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대표적인 빅마켓 구단, 양키스와 보스턴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올 시즌까지 팀 내 주축을 이루던 센터라인 포지션 선수가 나란히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는 아직까지 계약을 이루지 않은 추신수에게 의외의 호재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보스턴은 기세를 몰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맹주 자리를 지키려 하고 있다. 반면, 양키스는 당초 팀 페이롤 줄이기를 선언했지만, 2008년 이후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거품 된데다가 라이벌 보스턴까지 우승을 차지하자 입장을 선회했다.

따라서 양키스는 보스턴에서 FA로 풀린 엘스버리를 발 빠른 움직임으로 붙잡는데 성공했다. 내친김에 양키스가 추신수까지 영입한다면 이번 FA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양키스는 올 시즌 40세의 스즈키 이치로가 주전을 맡을 정도로 외야 자원이 헐거웠다.

급해진 쪽은 역시나 보스턴이다. 당장 외야의 한 축을 맡을 만한 대형 선수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남은 외야수 자원은 추신수와 카를로스 벨트란이 남아있지만 나이와 현재 기량 등 모든 면을 종합했을 때 두 선수의 가치 비교는 무의미하다. 보스턴이 추신수 영입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과거 양키스와 보스턴은 경기 외적으로도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특히 선수 영입 과정에서 지나칠 정도의 경쟁심을 보였고, 결국 선수 몸값의 ‘오버페이’를 부추겼다는 달갑지 않은 평가를 받아야 했다.

대표적인 예가 매니 라미레즈다. 2000시즌을 끝으로 클리블랜드에서 FA 자격을 얻은 라미레즈를 놓고 양키스와 보스턴이 세기의 영입전을 펼쳤다. 당시 라미레즈를 더 원하던 구단은 양키스였다. 하지만 승자는 보스턴이었고, 당시 라미레즈의 몸값(8년 1억 6000만 달러)은 같은 해 텍사스로 이적한 알렉스 로드리게스(10년 2억 5200만 달러)에 이은 역대 2위의 금액이었다.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라미레즈의 기량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외야수 역대 최고액인 켄 그리피 주니어(9년 1억 1600만 달러)의 액수를 불과 1년 만에 다시 썼다는 점은 거품 논란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몇 해 뒤, 이번에는 양키스가 보스턴을 방해하기 위해 지갑을 더 열게 된다. 양키스는 2004 시즌을 앞두고 당대 최고의 선수였던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영입하는데 성공한다. 당시 A-로드를 데려오기 위해 양키스는 거포 2루수 알론소 소리아노와 호아킨 아리아스, 그리고 현금을 내줘야 했다.

이처럼 양키스가 만만치 않은 출혈을 했던 이유는 역시나 보스턴이 있었기 때문. 당시 보스턴은 팀의 골칫거리였던 매니 라미레즈를 방출하려 했다. 때마침 로드리게스를 팔고 싶던 텍사스와 뜻이 맞았고, 양 팀의 딜은 성사 직전까지 가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막판에 양키스가 가세,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초대형 트레이드의 주인공이 뒤바뀌고 말았다.

이후에도 양키스와 보스턴은 마크 테셰이라 영입을 놓고도 또 한 차례 신경전을 펼친 바 있다. 두 팀의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은 결국 누가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가로 성패가 엇갈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두 공룡의 싸움에 추신수의 몸값은 상상 이상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