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통진당 해산해야 하나"...정 총리 "그렇다"
입력 2013.11.20 20:27
수정 2013.11.20 20:34
20일 대정부 질문서 민주적 기본질서 위배, 법에 의한 해산·처벌 조치 필요 언급
정홍원 국무총리가 20일 대정부질문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필요성에 대해 “그렇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이날 이틀째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 이상규 통진당 의원과 정 총리는 통진당 해산 문제를 두고 팽팽히 맞섰다.
이 의원은 정 총리에게 “반값등록금, 중증 진료비 인하, 비정규직 인하는 통진당이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외쳐온 합리적 대안이며 박근혜정부도 이 정책을 실현하려한다. 그런데도 (통진당의 주장이) 북의 지령에 의한 것이냐”라며 “통진당의 문제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정 총리는 “그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가 재판 중”이라면서도 “정책 부분을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최근 통진당의 행보가)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당일 단식 투쟁으로 실신한 같은 당 김미희 의원을 거론하며 “북한과는 대화하자면서 정작 자기 국민에게는 ‘정치적 반대자’라는 이유로 씨를 말리는 중세기적 광기가 박근혜 정권의 본모습”이라고 비난하자 정 총리는 “대한민국의 민주적 기본질서를 지켜야 한다. 그에 위배되는 것은 법에 의해 해산·처벌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맞대응했다.
격앙된 이 의원이 “(통진당이) 해산해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정 총리는 “그렇다”라며 짧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답했다.
이후 이 의원은 자당 이석기 의원의 ‘RO(혁명조직) 녹취록’이 졸속으로 만들어졌으며, ‘민중주권’이란 개념은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이 먼저 설파했으므로 위헌정당 심의 의결 청구서가 잘못됐다는 주장 등을 이어갔다. 그때마다 정 총리는 “헌재에서 판단할 사안”이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이 ‘민중서림’ 출판사의 국어사전을 꺼내들고 “여기도 민중이란 말 썼으니 출판사 관계자들을 대공혐의로 수사할 용의가 있느냐”고 비꼬았고, 이에 민주당 의원석 여기저기선 비웃음이 터졌다.
이 의원은 이어 RO의 결성시기와 회원 수, 결성 장소 등 세세한 부분에 대해 정 총리가 기억하지 못하자 “체포동의안도 안 읽었나, 본인이 서명해놓고”라고 몰아붙였다.
정 총리가 “거기에 나온 내용들을 어떻게 일일이 기억하느냐. 미리 질의서를 주셨으면 내가 충실히 준비했을 것”이라고 답하자 순간 뒤쪽에 앉아있던 오병윤 통진당 원내대표가 “아무것도 모르는가, 아는 게 뭐냐”라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한편,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 의원에게 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한 지적을 받고 “국방부 장관으로서 총체적 책임을 느낀다”면서 “군인의 정치적 중립은 엄격히 지켜지고 있고,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