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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날린 카드 포인트, 카드사만 웃는다

윤정선 기자
입력 2013.11.12 17:07
수정 2013.11.12 17:23

소멸되는 카드 포인트 금액 해마다 커져

금융위원회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신용카드 포인트의 법적 성격, 소멸 시효 등을 전면 검토할 방침이다.ⓒ연합뉴스

과거 어느 때보다 금융 소비자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신용카드 포인트 같은 카드사의 '마케팅'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 11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신용카드 포인트의 법적 성격, 소멸 시효 등을 전면 검토해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결제금액의 일정 비율을 적립해주는 신용카드 포인트는 카드사의 대표적 부가서비스다. 카드사마다 포인트 적립 비율과 활용도를 높여, 신규 회원을 모집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종의 마케팅 수단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 포인트는 현금과 동일한 가치로 사용할 수 있지만, 엄연히 포인트는 카드사가 제공하는 부가서비스의 일종이다" 말했다.

문제는 신용카드 결제 규모가 커지면서 적립되는 포인트도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더는 포인트를 푼돈이나 카드사의 마케팅 수단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올해 상반기까지 신용카드 포인트 잔액은 2조1390억원이다. 2009년 1조5276억원, 2010년 1조6709억원, 2011년 1조9273억원 그리고 지난해 1조9273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유효기간(보통 5년)이 지나 포인트가 허공에 사라지는 금액도 1000억원이 넘는다. 2011년 소멸액은 1093억원이고 지난해는 1283억원이 소멸됐다.

올해 상반기까지 소멸한 신용카드 포인트는 696억원으로 올해에도 소멸되는 포인트 규모는 증가세를 쉽게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울고 카드사만 웃게 된다. 지난 5년간 카드사 잡수입으로 처리된 신용카드 포인트만 5861억원에 이른다.

지난 10월 금융당국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신용카드 포인트를 포함한 부가서비스 축소는 논란의 대상이 된 바 있다.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신용카드 포인트 관련 민원이 2008년과 비교했을 때 지난해 173% 증가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에 카드업계는 포인트 규모가 증가하면서 소멸되는 규모도 함께 커진 것뿐이지, 오히려 포인트 사용액 비중은 늘어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연도별 카드 포인트 사용액 비율(여신금융협회 자료 재구성) ⓒ데일리안
1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용카드 포인트 사용액 비율은 2009년 66.1%, 2010년72.6%, 2011년 80.8% 그리고 지난해 81.6%로 해마다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만 봤을 때 1만 포인트를 적립한 사람이 8160포인트를 사용했다는 얘기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에도 카드 포인트 관련 사항은 없다"며 "카드 포인트를 현금과 같은 수준에서 논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각 카드사에 잠자고 있는 포인트를 인터넷 사이트 '카드포인트통합조회시스템'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카드 회원 스스로가 포인트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습관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드사는 포인트 소멸 2개월 전에 소멸 예정 포인트와 소멸시기 등을 회원에게 고지해야 한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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