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 미키, 젖병 문 딸 앞에서 기적적 반등
입력 2013.11.05 16:48
수정 2013.11.05 16:53
쇼트 13위 머물고도 일본선수권 출전자격 획득
새털처럼 가벼운 연기 ‘부활’ 소치행 희망 이어가

“히마와리 보고 있지? 엄마의 힘이야!”
‘원더우먼’ 안도 미키(26·일본)가 딸 히마와리가 보는 앞에서 극적으로 기사회생했다.
안도는 4일 일본 군마현 마에바시에서 막을 내린 동일본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05.24점을 획득, 쇼트프로그램(41.97점)과 합해 총 147.21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점프 실수를 반복해 26명 가운데 13위로 처졌던 안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반전을 일으키며 상위 5명에게 주는 전 일본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당초 안도의 도전은 ‘아줌마의 무리수’로 비춰졌다. 쇼트에서 몸이 덜 풀려 수차례 빙판을 굴렀다. 쇼트 직후, 자국 언론은 물론 외신조차 ‘사실상 안도의 꿈이 물 건너갔다’는 비관적 전망을 쏟아냈다. 당사자 안도 또한 “반쯤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적이 일어났다. 다음 날 마음을 비우고 탄 프리에서 안도의 몸은 새털처럼 가벼웠고, 두어 번 자잘한 실수를 제외하곤 무난한 연기를 소화했다. ‘젖병’을 문 동그란 요정 히마와리가 관중석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와중에 일어난 '불가사의'였다.
경기 직후 안도는 눈시울을 붉히며 “일본에서 치르는 현역 최후의 연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고 행복하다. 어렵게 일본대회 출전권을 획득한 만큼, 남은 기간 준비를 잘해 몸 상태를 끌어 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도는 지난 2011년 4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퇴설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지난 4월, 일본의 한 매체와의 인터뷰서 출산 사실을 공개했고, 5월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현역 복귀를 선언했다.
동일본선수권을 끝낸 안도는 주말 이탈리아로 출국, 소치행을 목표로 본격적인 실전훈련에 들어간다. 또 연말 일본선수권에 앞서 B급 대회에 출전, 김연아와 한 무대에 설 가능성도 남겨뒀다. 김연아는 다음달 5일부터 8일까지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에서 열리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