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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가가와, 라이벌 야누자이 지키며 발끈

이충민 객원기자
입력 2013.11.03 11:09
수정 2013.11.04 00:33

상대 수비수에 폭행당한 야누자이 최전방서 지켜

후보로 밀어낸 라이벌 관계 뒤로하고 뜨거운 동료애

가가와 신지 ⓒ 게티이미지코리아

가가와 신지(24·맨유)가 ‘의리파’로 거듭났다.

가가와는 3일(한국시각) 런던서 열린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풀럼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교체투입, 맨유의 3-1 대승에 일조했다.

이날 경기는 맨유의 일방적인 우세로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전반에만 안토니오 발렌시아, 로빈 반 페르시, 웨인 루니의 연속골이 터지며 승기를 잡은 것. 맨유 벤치는 승리를 확신한 나머지 여유를 부렸고, 덕분에 가가와에게도 출전기회가 돌아갔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된 가가와는 45분 동안 활약했다. 물론, 뚜렷한 인상을 펼치지도, 여전히 맨유 전술에 녹아들지 못했다는 비평도 나왔다. 그러나 경기력과는 별도로 후반 추가시간 ‘화끈한 동료애’를 발휘하면서 팀원의 신뢰라는 큰 소득은 챙겼다.

단은 이렇다. 3-1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가가와의 라이벌이자 팀 동료인 신예 아드낭 야누자이(18)가 코너 근처에서 시간을 끌었다. 야누자이 화려한 개인기를 발휘하며 풀럼 수비수 2명을 농락하는 나이답지 않은 여유를 부렸다. 이런 태도가 풀럼 선수들의 심기를 건드렸고, 급기야 폭력 사태로 이어지고 말았다.

풀럼 수비수들은 자제력을 잃고 야누자이를 거칠게 밀어 넘어뜨렸다. 또 다른 수비수는 쓰러진 야누자이에게 다가가 엉덩이를 걷어찬 것은 물론 발목까지 밟았다. 명백한 퇴장감 행동이었지만 주심의 눈을 피한 탓에 레드카드를 모면했다.

이 광경을 본 맨유 선수들도 함께 흥분했다. 그 중심엔 가가와와 펠라이니가 있었다. 들끓는 분노를 감추지 못한 펠라이니가 먼저 거세게 밀며 맞대응했다.

가가와는 펠라이니가 풀럼 선수들과 대치하는 틈을 비집고 들어가 방패 노릇을 자처했다. 실눈을 부릅뜬 채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일본어로 호통까지 쳤다. 조막만 한 두 주먹으로 풀럼 수비수 가슴을 살짝 타격했다. 놀라운 광경이었다. 194cm 펠라이니와 풀럼 선수들 사이에 파고든 가가와의 모습은 한 마디로 ‘겁 없는 다윗’ 그 자체다.

야누자이는 가가와를 맨유 후보로 내몬 당사자다. 일본 언론은 18살 야누자이와 24살 가가와를 숙명의 라이벌로 만들었다. 가가와로선 자존심 상할 법하다. 6살이나 어린 10대 소년 야누자이와의 경쟁에서 밀린 것도 서러운데 ‘숙명의 라이벌’ 운운하는 조국의 조급한 시선은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어찌 됐든 가가와는 ‘형보다 잘난 동생’ 야누자이를 지켰다.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가가와가 야누자이를 경쟁자가 아닌 가족이자 동료로서 바라봤다는 점이다. 외톨이처럼 보이던 가가와가 어느덧 유럽생활에 익숙해져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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