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몽니' 코스타 과연 배신자일까
입력 2013.11.01 09:13
수정 2013.11.01 09:27
브라질 태생 이중국적자 코스타, 스페인대표팀 선택
브라질 뒤늦게 반발..라이벌 전력보강 견제 심리도
브라질은 부랴부랴 뒤늦게 코스타를 대표팀에 재발탁하며 스페인행을 저지하려 했지만, 코스타가 고심 끝에 결국 스페인 대표팀을 택하면서 상황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 게티이미지
디에구 코스타(25·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둘러싼 브라질과 스페인의 신경전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브라질 태생의 코스타는 스페인 국적을 취득한 이중국적자다. 브라질 국가대표팀에도 이미 두 번이나 소집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주전경쟁에서 밀린 코스타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코스타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맹활약하며 잠재력을 폭발시키자 상황이 달라졌다. 공격수 갈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스페인이 코스타의 대표팀 발탁을 추진, 브라질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FIFA가 주관하는 공식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이상, 이중국적자가 소속 대표팀을 바꿀 수 있다. 코스타는 지난 3월 브라질대표팀의 친선경기에서 5분간 뛰었지만 FIFA 주관 국제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또 5년 이상 스페인에 체류해 여권도 이미 발급받았다.
브라질은 부랴부랴 뒤늦게 코스타를 대표팀에 재발탁하며 스페인행을 저지하려 했지만, 코스타가 고심 끝에 결국 스페인 대표팀을 택하면서 상황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브라질은 이에 격앙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브라질 축구협회는 외교부를 통해 “코스타의 브라질 시민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라질대표팀 루이스 스콜라리 감독과 현지 언론들도 연일 코스타를 '배신자' '돈 때문에 조국을 버렸다'고 맹비난하고 있다.
과연 코스타는 배신자일까.
코스타 입장에서는 낳아준 정(브라질)과 길러준 정(스페인) 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코스타는 고심 끝에 자신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해준 스페인을 선택했다. 브라질 축구 입장에서는 아쉽겠지만 규정상 어긋나는 것도 없고, 윤리적인 비난의 대상도 되기 어렵다.
브라질 출신 선수들이 타국 국적의 대표팀으로 활약한 것은 코스타만이 아니다. 국내 팬들에게도 세계적인 미드필더로 널리 알려진 데쿠(포르투갈)를 비롯해 마르코스 세나(스페인), 페페(포르투갈), 메메트 아우렐리오(터키), 아마우리(이탈리아) 등도 모두 브라질 출신 귀화선수들이다. 프랑스처럼 아예 이민자 출신 선수들로 다수 구성된 사례도 있다.
브라질이 정말 코스타가 필요했다면 이전에 그를 중용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하지만 선수층이 두꺼운 브라질에서 코스타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이제 와서 핏줄을 근거로 코스타를 비난하는 것은 브라질 측 몽니에 가깝다.
반면 스페인은 다비드 비야와 페르난도 토레스의 뒤를 이을 대형 공격수 부재로 고민하고 있다. 유로 2012에서는 ‘펄스 나인(False Nine)’ 전술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미드필더와 2선 공격수들만을 활용한 공격루트로는 한계도 분명했다.
브라질과 스페인은 2014 브라질월드컵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라이벌이다. 특히, 홈팀이기도 한 브라질은 우승 최대관문으로 꼽히는 ‘디펜딩챔피언’ 스페인에 대한 견제의식이 강할 수밖에 없다. 즉, 양국의 치열한 신경전 아래는 상대의 전력보강을 견제하려는 심리도 깔려있다.
코스타가 만일 스페인대표팀에 발탁돼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하게 된다면, 적이 되어 고국 땅을 밟게 된다. 스페인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찾아온 코스타에게 축구에 대한 열정이 극성스럽기로 유명한 브라질 축구팬들이 반응도 궁금하다. 스페인과 브라질이 월드컵에서 맞대결을 펼치기라도 한다면 '코스타 더비'로 인해 더 뜨거운 양상으로 흐를지도 모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