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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남 신드롬' 연상의 누나가 정말 섹시한가

김헌식 문화평론가 (codessss@hanmail.net)
입력 2013.09.01 10:02
수정 2013.09.01 10:06

<김헌식의 문화 꼬기>이종석을 차지하려면 이모, 엄마와 경쟁하는 시대?

KBS ‘너는 내운명’에서 김완선이 맞선에 나서 11살 연하남을 최종선택 했다. 최근 해외 외신에 따르면 배우 왕조현이 19세 연하남과 결혼할 것이라고 한다. 얼마 전 배우 문채원이 결혼 상대자로 연상보다는 연하가 더 끌린다고 했다. 개그맨 최국은 10월 연상 예비신부와 결혼한다. 김성경은 연하남과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한 설문조사에서 소개팅을 하고 싶은 연하남으로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이종석이 차지하기도 했다.

연상연하 4커플로 상반기 뜨거운 화제를 낳은 바 있다. 한혜진-기성용, 장윤정-도경완, 백지영-정석원, 정세진 등은 모두 연상녀-연하남 커플이라는 이유로 크게 화제가 되었다. 이들은 8살부터 11살까지 나이 차이가 많이 나 대다수의 사람들을 매우 놀라게 했다. 한 결혼 정보회사 설문 조사에 따르면 ‘연상녀 연하남 커플이 되는 것’에 대해 미혼남녀 5명 중 4명은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연상연하 커플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의견이 82.5%(492명)였다.

미국에서는 이렇게 연상녀가 연하남과 맺어지는 현상을 쿠거족 문화라고 한다. 쿠거족은 원래 캐나다의 벤쿠버에서 밤늦은 시각에 술집에서 연하남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던 여성들을 비하하던 말이다. 1967년 영화 ‘졸업’, 1996년 영화 ‘레게 파티’, 2003년 영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은 연상녀와 연하남의 사랑 혹은 결혼에 대해 다루고 있다. ‘섹스 앤 더 시티’에서는 40대의 사만다 존스가 토이 보이 미소년 스미스 제로드와 오랜 동안 연인을 유지한다.

인기리에 종영된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동영상 화면 캡처.

2003년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40~69세 여성 세 명에 한 명 꼴로 연하남과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4분의 1은 10살 이상 차이가 났다. 할리우드 배우 지나 데이비스는 51세의 나이에 35세의 레자 자레이와 결혼을 했다. 60세의 수잔 서랜든은 48세의 팀 로빈스와 결혼했다. 미국에서는 이렇게 연상녀와 연하남의 데이트나 결혼만을 위한 웹 사이트가 운영되기도 한다.

이런 쿠거족 현상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일어난다. 한 결혼정보사의 설문 조사에서 매력적인 연하남의 조건 1순위는 '상큼하고 풋풋한 외모'(37%)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이는 캐릭터의 매력도를 말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필요에 따라 자신의 통제감을 구사할 수 있는 남성을 원할 때 성립한다. 자신이 컨트럴을 할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다르게 말하면 자신의 통제감 구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체성 지향의 여성일수록 연하남과의 결혼을 선호할 가능성이 많다. 육아와 자녀 교육차원도 중요하다. 연상의 여성들은 자신의 일과 직장 생활을 잘 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때 아이를 봐줄 수 있는 별로 직업이 크게 가치가 없는 일에 종사할수록 선호되는 기이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대디 맘이나 전업주부 남편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난다. 전문가들 중에는 성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여성의 성적 절정기가 연하남의 성적 절정기와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연하남은 체력관리가 중요할 뿐이다. 또한 이혼이 많아지면서 당연히 재혼 과정에서 연상녀 연하남이 맺어진다고 본다.

한국적 현실에서는 페미니즘의 수혜를 받았던 여성들이 뒤늦게 짝을 찾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일이라고 말해지기도 한다. 어느 일본의 학자는 능력 있는 여성 싱글들은 성공 가도를 달리다보니 좋은 동년배나 연상의 남성들을 놓치기 쉽다고 했다. 그런 맥락에서 자신의 일에 매진한 여성들이 선택할 대상은 연하남이 된다. 자신의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수록 연하남에 관심을 가질 확률이 높다.

남성들의 처지에서는 왜 선호할까? 일단 연상녀들은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그것이 긍정적으로 보인다. 성적 경험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남성들이 주도할 필요도 덜 하다. 피곤이 덜하다. 연상녀들이 리드하고 주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남성들이 헌신하고 투여할 것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부담감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을 말한다.

애써 준비한 이벤트나 계획 때문에 신경을 덜 써도 된다. 더구나 연상녀들은 이제 노안들이나 관리되지 않은 몸매를 갖고 있지 않다. 나이에 비해 젊다. 쿨하다. 인생의 경험이 많으므로 그에 따른 편안함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그대신 남성의 수컷 관점의 자존심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사실 이러한 연상녀의 연하남 공략은 같은 젊은 여성들에게는 위기감으로 다가온다. 우습게도 자신의 엄마나 언니뻘 되는 여성들과 남자를 두고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종석과 같은 남자들을 뺏길 판이다. 그것도 이혼을 경험한 언니나 엄마들이 남자들을 뺏아가는 현실은 불합리해보인다. 그렇다면 일정한 재력과 지위를 갖지 않은 젊은 여성들은 박탈감이 생길 법 하다. 더구나 외모 측면에서는 여전히 그러하다. 그렇기에 다른 방편을 촉진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상녀들도 이제 경계를 해야 할 점이 생겼다. 과거 재산을 바라고 나이가 많은 남성들을 선택한 여성들이 있었듯이 연하남들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아니라 다른 것을 보고 달려드는 수컷들을 가려내기 위해 사설 탐정을 고용해야 할 지도 모른다.

진정한 사랑인지, 이해관계에 따라 결혼하는 것인지 여전히 고민의 대상이기는 마찬가지다. 여성들이 능력자가 되기 힘든 사회일수록, 연상녀 연하남은 선망의 대상이자 환타지에 머물고 말 것이다. 우리 사회의 방향이 여기에서 가늠된다. 어쨌든 나이 많은 여성연예인들의 결혼은 사회적인 파급 효과를 낳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자본과 지위를 가진 나이많은 여성들의 박탈감도 커질 것이다.

글/김헌식(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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