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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북 주민, 전승절 준비에 허리가 휜다

목용재 기자
입력 2013.07.25 09:05
수정 2013.07.25 09:14

행사 참여 군인 식량 위해 식량 가축 갖다 바쳐

외국인사 관람위한 정비 사업에 북 주민 '아우성'

북한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 경축행사에 참가하는 전쟁 노병들이 23일 평양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주장하는 정전협정 60주년 행사에 막대한 물자가 투입되면서 일선 군인들은 배급 부족으로 식량을 훔치고, 주민들은 다시 군인들이 먹을 식량을 마련해 당국에 바치는 등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대북소식통은 '데일리안'에 “평양 시민들이 전승절 열병식 행사 훈련을 하고 있는 군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군인들에 대한 식사·식수 등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으면 행사가 끝난 후 ‘총화’ 시간에 극심한 비난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평양 시민들뿐 아니라 지방 주민들도 전승절 열병식 행사에 참여하는 군인들의 식량을 조달하기 위해 가축들을 북한 당국에 바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의 각 지방에선 전승절 열병식 훈련에 참여하는 군인들을 먹이기 위해 집집마다 돼지 등의 가축을 비롯한 현물을 마련해 당국에 바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주민들이 전승절 행사를 위해 식량과 가축 등의 현물을 북한 당국에 바치고 있지만 정작 북한 군 내에서는 식량 부족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막대한 물자를 전승절 행사에 끌어쓰다보니 일선 군인들의 군량미가 부족해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는 24일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전승기념일 행사를 준비하면서 북한이 막대한 비용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식량난이 더욱 심각해졌다”면서 “한 부대에서는 감자 여섯 알을 훔친 병사가 동료 병사들에게 맞아죽은 사건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연합뉴스는 “평양을 제외한 북한의 각 지방에서 식량난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군부대의 탈영자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로(식량문제 때문에) 행방불명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춘궁기를 맞이해 주민들에게 군량미를 풀었던 북한 당국이 전승절 기념행사를 위해 주민들에게 다시 자금 및 현물을 거두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전승절을 맞이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겪는 '고난'은 식량 등의 현물을 어렵게 공수해 당국에 바치는 것뿐만이 아니다. 주민들은 전승절 행사 준비를 위해 각종 작업에 동원되면서 육체적인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전승절 기념행사들이 열리는 평양의 시민들은 평양 미화 작업과 정비 사업 등 외부 방문객들을 위한 ‘전시용’ 작업을 벌이느라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전승절을 맞이해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하면서 외국의 언론사와 외국 인사들을 대거 초청했기 때문에 이들이 방문하기에 앞서 도시 미관을 정돈하게 하는 등 북한 당국이 평양시민들에게 많은 부담을 지게 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미 대대적인 전승절 행사를 선전하기 위해 해외 각국의 친선단체 대표단과 언론사들을 초청해놓은 상태다. 해외의 초청객들은 상당수가 이미 북한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여러 나라 대표단과 재일본조선인축하단, 총련교육일군대표단, 재일본조선인교육회일군대표단, 중국항일혁명투쟁연고자, 재중항일혁명투쟁연고자 가족 일행들을 비롯한 외국손님들과 해외동포들이 만수대언덕에 높이 모신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의 동상을 찾아 경모의 정을 표시하였다”고 방북한 외국 인사들의 동정을 전했다.

이에 대해 대북소식통은 “이번 전승절에 외국 언론과 인사들을 많이 불러들였는데, 이들이 평양에 머무는 동안 평양시 참관이 이뤄진다”면서 “이들의 평양시 참관을 위해 주체사상탑, 개선문, 전승기념관에 대한 정비 사업을 벌이는데 평양시민들이 동원됐다. 작업에 동원됐던 시민들의 아우성이 말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소식통은 “주요 참관지 외에도 평양 곳곳의 도시 미화작업을 평양시민들이 담당했다”면서 “도로변의 나무 심기, 인민반 아파트 앞의 화단정리, 평양시내 건물들의 도색 작업 등 전승절 준비 기간에 평양시민들이 많은 고초를 겪었다”고 덧붙였다.

대북방송인 열린북한방송도 지난 9일 “전승기념관 개관을 위한 충성자금을 거둬들인다고 인민반장들이 각 가정집을 돌면서 독려했다”면서 “김일성·김정일 생일이나 국가 명절 때 이런 부담은 있었지만 지금은 수위가 더 높다”고 전했다.

이어 방송은 “헌납한 돈의 액수에 따라 충성심을 평가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많은 금액을 헌금하고 있다”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언제 먹는 문제에 관심을 가질 거냐’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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