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중국 ‘소림축구’ 경계
입력 2013.07.22 08:03
수정 2013.07.23 09:32
[동아시안컵]일본에 1-3 뒤지다 3-3 균형
월드컵 예선 조기탈락 여파 의식 총력
독기를 품고 동아시안컵에 나온 중국은 일본과 3-3 무승부를 이뤘다. ⓒ 연합뉴스
‘2013 동아시안컵’에 출전중인 홍명보호 다음 상대인 중국이 베일을 벗었다.
중국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일본에 1-3으로 뒤지다 후반 종반 2골을 따라붙어 3-3 무승부를 이뤘다.
중국은 전반 4분 만에 왕용표(산둥 루넝)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전반 35분 쿠리하라 유조(요코하마)에게 헤딩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에는 13분과 15분 내리 2골을 얻어맞으며 1-3으로 끌려갔다. 반격에 나선 중국은 후반 36분 왕용표가 두 번째 페널티킥을, 후반 42분 순 케(장수)가 동점골을 터뜨려 극적인 무승부에 성공했다.
호주와의 1차전에서 탄탄한 경기력에도 0-0 무승부에 그친 홍명보호는 중국을 상대로 2차전(24일 오후 5시15분·화성종합경기타운)을 치른다. 그런 점에서 교훈이 될 만한 경기였다.
중국 전력 자체는 크게 위협적이지 않았다. 대부분 자국리그에서 활약 중인 유망주 위주로 1.5군~2군 정도의 선수단을 꾸린 한국-일본-호주와 달리 중국은 유일하게 대표팀 1진이 대부분 출전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정교한 기술과 빠른 역습을 내세운 일본 2진 앞에서 고전했다.
하지만 체격의 우위와 거친 플레이를 앞세워 끝까지 상대를 밀어붙이는 뒷심은 그동안 알고 있던 지리멸렬한 중국 축구와는 분명 달라진 부분이다. 최근 ‘2014 브라질월드컵’ 예선 조기탈락과 평가전에서의 연이은 부진으로 호세 카마초 감독이 경질되고, 축구협회가 성난 팬들에게 공식사과까지 하는 굴욕을 겪었던 중국은 그야말로 '독기'를 품고 동아시안컵을 치르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이 앞선다 해도 A매치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 포진한 데다 ‘공한증’ 극복을 위한 투지까지 불태우고 있어 중국의 상승세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홍명보호가 조심할 부분은 중국의 축구기량보다 거친 ‘쿵푸’ 실력이다. 중동의 ‘침대축구’와 쌍벽을 이루는 중국의 ‘소림축구’는 아시아축구의 위상을 더럽히는 비매너플레이로 악명이 높다.
한국도 중국의 소림축구로 인해 여러 차례 골탕을 먹었다. 1998 프랑스월드컵 출정식에서 황선홍을 부상 아웃시킨 장면이나 2003년 초대 동아시안컵에서 ‘을용타 사건’ 등은 소림축구와의 악연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장면들이다.
일본전에서도 중국 선수들은 경기가 과열될 조짐을 보이자 여러 차례 거친 플레이로 빈축을 샀다. 태클 시 발바닥이 보이게 들어오는 것은 예사고, 이미 공이 지나간 상황에서 상대 선수를 밀거나 가격하는 경우도 여러 차례였다.
한국전에서도 이러한 플레이가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중국으로서는 최근 계속된 대표팀의 부진을 이번 동아시안컵을 통해 만회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특히, 천적으로 꼽히는 한국을 상대로 어떻게든 이겨보겠다는 의욕이 거친 플레이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중국에 비해 경험이 부족한 한국의 젊은 선수들이 중국 도발에 말려들 경우, 의외로 고전할 수도 있다. 좋은 경기내용과 승리만큼이나 다치지 않고 무사히 경기를 마치는 것도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