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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골프 전설’ 구옥희 별세…일본도 애도물결

이한철 기자
입력 2013.07.12 10:26
수정 2013.07.17 14:04

10일 일본 한 골프장서 심장마비로 별세

여자프로골프 1세대..일본서도 맹활약

10일 별세한 고 구옥희. ⓒ 연합뉴스

한국 여자프로골프의 선구자 구옥희의 갑작스런 별세 소식은 한국은 물론 일본 골프계에도 큰 충격을 안겼다.

구옥희는 지난 10일 일본 시즈오카현의 한 골프장에서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향년 57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후배들을 지도하기 위해 지난 4일 출국한 뒤 맞이한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구옥희는 한국은 물론, 일본 골프계에도 큰 발자취를 남긴 전설적 인물이다. 경기도 고양의 집 근처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을 하면서 골프와 인연을 맺은 구옥희는 1978년 한국여자프로골프에 입문해 프로 1세대로 불렸다.

그러나 국내 무대만으론 만족하지 않았다. 1978년부터 3년간 5개 대회를 휩쓸며 당당히 1인자로 올라선 그는 통산 KLPGA 투어 20승을 올린 뒤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해외에서의 활약상도 국내 못지않았다. 구옥희는 1983년 일본에 진출 한 뒤 1995년까지 통산 23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으며, 1988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 LPGA 투어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서울 올림픽의 열기로 인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LPGA 투어 1호 우승은 한국 스포츠사의 기념비적인 사건임에 틀림없다.

그만큼 일본 언론이 구옥희의 별세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룬 건 당연하다. ‘아사히신문’을 비롯한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일본에서 23승을 거두고 미국 LPGA에서도 1승을 올린 한국 여자골프 1세대 구옥희 씨가 시즈오카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며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닛칸스포츠’는 구옥희의 일본무대 활약상을 상세히 소개하고 “후배 지도를 위해 일본에 방문했다가 갑자기 사망했다”며 “한국 여자프로골프의 선구자적 존재다”고 소개했다.

일본의 골프팬들 역시 “한국 골프의 전성기는 구옥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일본에서도 큰 활약을 한 구옥희의 죽음이 슬프다” 등 애도의 글을 남기고 있다.

한편, 2004년 KLPGA 명예의 전당 제1호로 헌정된 구옥희는 1994년 KLPGA 부회장을 거쳐 2011년 제11대 KLPGA 회장 자리에 올라 1년여 간 한국여자프로골프의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KLPGA 측은 구 씨의 업적을 고려해 장례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확한 장례일정은 일본에서 운구된 후 결정될 전망이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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