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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도 민망’ 삐뚤어진 팬심이 갉아먹는 올스타 권위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3.07.09 09:18
수정 2013.07.09 17:44

일부 극성팬들의 충성심 과시가 빚은 '올스타 싹쓸이' 현상

팬투표 특성 이해하나 도 넘어 올스타 가치 훼손

프로야구 올스타전 '싹쓸이' 현상이 2년 연속 나왔다. ⓒ 연합뉴스

프로 스포츠에서 올스타전(19일 포항구장)의 진정한 가치는 바로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올스타에 선정됐다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일생의 영예로 기억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 올스타에서는 이러한 명예나 권위는 점점 퇴색하고 있다. 몇몇 인기팀들에 편중된 ‘팬투표 몰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스타전의 진정한 의미는 사라지고 삐뚤어진 극성 '팬심'만 남았다. 지난해는 롯데, 올해는 LG가 그 주인공이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프로야구 올스타전 '싹쓸이' 현상이 2년 연속 나왔다. 지난해 롯데가 이스턴리그 전 포지션을 휩쓸었고, 올해는 LG가 웨스턴리그 11자리를 모두 가져갔다. 온전히 팬투표 힘이다. LG가 올해 팀 성적이 좋아지면서 유능한 선수들을 많이 배출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가치와 성적까지 올스타를 싹쓸이할 정도로 뛰어난 것은 아니다. 1루수 부문 김용의, 유격수 부문 오지환 등은 같은 포지션의 넥센 박병호나 강정호, KIA 김선빈 같은 선수들에 비해 떨어지는 성적표를 받고도 올스타에 선정돼 자격 논란을 부추겼다.

물론 올스타 팬투표는 골든글러브와는 다르다. 팬들의 투표로 이뤄지는 만큼, 기본적으로 인기투표가 될 수밖에 없고, 그 역시 여론의 반영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올스타라는 영예가 단지 극성스러운 일부 팬들의 '충성심 경쟁‘의 자리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마치 과거 10대 위주의 가요 프로그램에서 아이돌 가수를 연호하는 극성 팬클럽들이 ’자신들의 오빠‘를 1위로 만들기 위해 집단-조직적 음반 사재기와 몰표를 주도하던 모양새와 근본적으로 다를 게 없다.

한국프로야구는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팀수가 많지 않다. 인기팀과 비인기팀의 차이도 분명하다. 매년 성적에 따라 유독 팬심이 극단적으로 쏠리는 경향이 짙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특정구단의 독식 현상이 매년 반복된다면 올스타전의 의미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

올스타 선발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현재 시행중인 1인 1일 1회 투표제는 인터넷과 휴대폰을 통해 중복투표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최대 56표까지 가능해 삐뚤어진 팬심으로 인한 조직적 몰표 현상이 나타날 위험이 높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현장 투표제 부활, 전반기 성적 반영, 감독 추천 비율 확대 등 다양한 개선책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는 KBO도 "내년 시즌에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줄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선정된 선수도 민망하고, 지켜보는 팬들도 불편한 이런 식의 올스타 선발의 모순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는 덕아웃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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