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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트랙스 '부분변경' 투싼ix에도 밀렸니?

박영국 기자
입력 2013.07.02 10:43
수정 2013.07.02 10:59

출시 3개월 만에 판매실적 '반 토막'…뉴 투싼ix 실적급등 시점과 겹쳐

투싼ix(위, 빨간선)와 트랙스(아래, 파란선) 월간 판매실적 추이.ⓒ현대자동차, 한국지엠

한국지엠의 야심작 쉐보레 트랙스의 판매실적이 심상치 않다. 한창 신차효과를 누릴 4~5월 판매실적도 썩 만족스럽지 못했는데, 6월 들어서는 그보다 더 떨어졌다. 같은 시기 경쟁차인 투싼ix의 판매실적이 급등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2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소형 SUV 트랙스 6월 판매실적은 649대로, 전월 822대 대비 21.0% 감소했다.

지난 2월 말 출시된 트랙스는 출시 첫 달 단 5일 간의 실 판매일 동안 637대가 판매되며 기대를 모았으나, 판매가 본격화된 3월 1262대라는, 볼륨 모델로서는 평범한 실적을 보인 뒤 4월 800여대까지 급락했고, 5월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정점을 찍은 3월과 6월을 비교하면 불과 3개월 사이에 판매량이 반 토막 난 것이다.

통상 새로 출시된 모델이 '신차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간이 3~4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6월 트랙스의 판매실적 감소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트랙스는 출시 첫 3개월간 실적조차도 '신차효과'를 언급하기엔 민망한 수준이었다는 게 문제다.

월 800대…그게 신차효과였나?

그럼에도 굳이 트랙스의 6월 판매실적 감소가 '신차효과'가 떨어진 데 따른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실제 트랙스가 매달 차지할 수 있는 시장 볼륨은 600여대에 불과하고, 앞의 세 달간 판매실적이 그나마 거품이 낀 수치였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나, 현대차 맥스크루즈와 비교해 보면 상황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지난 2월 출시된 코란도 투리스모는 실판매일수가 적었던 첫 달만 800여대를 기록했을 뿐, 본격 판매가 시작된 3월 이후 6월까지 1000대 이상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3월 출시된 현대차 맥스크루즈의 경우 출시 세 달째인 5월부터 판매가 본격적으로 늘어 1000대를 돌파하더니 6월에는 1366대까지 급등했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기존 로디우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고, 맥스크루즈 역시 싼타페의 파생모델에 불과하다. 상식적으로 신차 효과를 얻는데 있어서는 '변화의 정도'가 큰 '완전 신차' 트랙스보다 이들 두 개 차종이 불리함을 안고 있는 게 사실이다.

더구나, 코란도 투리스모는 주력 트림이 3000만원대 초반이고, 맥스크루즈는 주력 트림이 3000만원대 후반인 고가 차종이다. 차량의 용도를 떠나 가격이 비싼 상위 차급일수록 대중성이 떨어지는 것도 상식적인 일이다.

'변화의 정도' 외에 '차급' 측면에서 트랙스는 프리미엄을, 코란도 투리스모와 맥스크루즈는 핸디캡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 성적표는 정 반대로 나왔다.

원흉은 가격대 겹치는 '뉴 투싼ix 가솔린'?

트랙스의 6월 판매실적 감소 원인으로 내세울 수 있는 또 하나의 가정은, 현대차의 준중형 SUV 뉴 투싼ix의 존재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뉴 투싼ix는 출시 첫 달인 5월 오히려 전월(구형) 대비 소폭 감소한 3348대의 판매실적으로 부진했으나, 6월 4233대로 900대 가량 판매가 급증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뉴 투싼ix의 판매실적이 급등한 시기와 트랙스의 판매실적이 떨어진 시기가 일치한다.

사실 이 가정은 한국지엠에게는 더욱 굴욕적이다. 뉴 투싼ix는 페이스리프트 모델로서는 디자인이나 성능 측면의 변화가 크지 않다. 시장의 반향을 일으킬 만한 모델은 아니란 얘기다.

눈에 띄는 외부적 변화라고는 그릴 지지대를 윙 타입(수평형)으로 교체해 상위 차급인 중형 SUV 싼타페와 유사한 느낌을 준 정도고, 내부적으로는 편의사양을 몇 개 추가한 정도가 전부다. 매년 진행되는 연식변경 모델 출시 때도 이 정도 변화는 가한다.

이처럼 성의 없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완전 신차' 트랙스가 밀렸다는 가정은 한국지엠으로서는 그다지 유쾌한 일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 이 가정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 건 현대차가 뉴 투싼ix를 내놓으면서 라인업에 추가한 2.0ℓ 가솔린 모델 때문이다.

통상 가솔린 차량은 동급 디젤 차량보다 저렴하다. 제조 원가도 그렇고, 소비자 인식도 그렇다. 현대차도 사기꾼 소리를 듣긴 싫었는지, 가솔린 모델을 내놓으며 기존 디젤 모델보다 가격을 크게 낮춰 기본 트림을 197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트랙스 기본트림 가격인 1940만원과 단 30만원 차이다. 한 차급 위인 뉴 투싼ix와의 가격차가 이처럼 좁혀지면서 출시 초기부터 불거져 온 트랙스의 가격 논란에 다시 한 번 불이 붙었다.

물론, 이 때문에 트랙스를 살 사람이 뉴 투싼ix 가솔린으로 갈아탔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현대차로서는 트랙스의 가격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남는 장사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트랙스가 레저에 적합한 정통 SUV의 이미지에서 너무 동떨어진 게 판매 감소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완성차업체 한 관계자는 "코란도 투리스모나 맥스크루즈 같은 볼륨 모델로 보기 힘든 고가 차종이 해당 제조사들도 예상치 못했을 만큼 많이 팔리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급부상한 레저 붐이 RV 차종 판매를 이끌고 있는데다,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며 전통적인 RV 성수기를 맞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트랙스의 경우 콤팩트한 사이즈와 도심형 이미지가 지나치게 부각된 데다, 디젤 모델도 없고, 4륜 구동 모델도 없어 레저 붐이나 시즌 효과를 얻기에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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