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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이라 들어올리지 못한 우승컵

박상현 객원기자
입력 2013.05.15 08:38
수정

맨유까지 4개팀 유로파리그 우승 없어

5차례 출전, 2011-12시즌 16강 최고

알렉스 퍼거슨 감독.

지난 2008년 5월, 이티하드 스타디움(당시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서 메달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은 한국 청년이 있었다.

바로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활약하며 팀을 유로파리그(당시 UEFA컵) 우승으로 이끈 김동진(30)이었다. 당시 김동진은 우승 소감을 밝히면서 "(박)지성이 형은 따낼 수 없는 우승컵"이라고 했다.

이 말은 웃으라고 한 농담이었다. 당시 박지성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유로파리그에 나갈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맨유는 유로파리그가 아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어울리는 팀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72)이 전격 은퇴를 선언, 맨유가 데이빗 모예스 감독을 후계자로 선임한 가운데 퍼거슨 감독이 따내지 못한 단 하나의 우승컵에 시선이 쏠린다. 바로 유로파리그다. 퍼거슨 감독은 이스트 스터링셔를 시작으로 세인트 미렌, 에버딘을 거쳐 지난 1986년 맨유를 맡으면서 숱한 우승컵을 가져왔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은 무려 13개로 맨유 통산 20회 우승에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여기에 리그컵도 4개를 가져왔고 잉글리시 FA컵도 5개를 들어 올렸다.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두 차례 차지했고 컵 위너스컵, UEFA 슈퍼컵, 인터컨티넨탈컵, FIFA 클럽 월드컵에서도 한차례씩 정상에 등극했다. 커뮤니티 쉴드도 9개나 가져왔다. 퍼거슨 감독이 맨유에 안긴 트로피는 37개나 된다.

전 소속팀에서도 우승컵이 있다. 퍼거슨 감독이 차지한 첫 우승컵은 바로 지난 1977년 세인트 미렌이었다. 비록 2부 리그 우승이긴 하지만 트로피를 따낸 것이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후 에버딘을 이끌고 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세 차례와 컵 대회 네 차례, 리그컵 한 차례를 차지했다. 또 UEFA컵 위너스컵과 UEFA 슈퍼컵을 한 차례씩 가져왔다. 모두 더하면 48개가 된다.

48개의 트로피 가운데 정작 없는 것이 바로 유로파리그다. 퍼거슨 감독은 에버딘 시절에 두 차례, 맨유 시절 세 차례 등 모두 다섯 차례 유로파리그에 나갔지만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퍼거슨 감독은 지난 1979-80시즌 에버딘을 이끌고 유로파리그에 참가했지만 1라운드에 그쳤고, 1981-82시즌 역시 3라운드에 머물렀다. 맨유에 있었던 1992/93시즌과 1995/96시즌 역시 1라운드.

가장 높이 올라간 것이 바로 16강이다. 2011-12시즌 UEFA 챔피언시리그 32강 조별라운드에서 3위에 그치면서 따낸 16강 티켓이었다. 하지만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어떻게 보면 역설이다. 밥 먹듯 출전했기에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두 차례나 우승을 차지했지만 정작 유로파리그는 출전기회가 적어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것이다. 유로파리그 우승도 영예로운 것이고 따내기 힘든 것이지만 그 주인공이 퍼거슨 감독이었기에 따내지 못한 것이다. 퍼거슨 감독이 축구사에서 한 페이지가 아닌 여러 페이지를 장식한 위대한 지도자였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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