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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무기, 위조달러...북 지하경제 실상은

김소정 기자
입력 2013.05.01 11:41
수정

인민군 산하 무역회사에서 생산 공작원들이 외국에 나가 팔아 외화벌이

초정밀 100달러 위폐 슈퍼노트는 평양내 인민무력부 지하갱도에서 생산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기존 권고조항에서 의무조항으로 한층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에 의구심이 남는 이유는 북한의 금융제재와 여행금지 등을 전면 차단하지 못해서다.

특히 이번 대북제재 결의 2094호가 나온 이후 북한 내부에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북한은 이란, 아프리카와 연결고리가 있다”며 “이런 국가에 나가 있는 북한 간부를 추방시키는 적극적인 조치가 없는 한 근본적인 제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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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선 국제적으로 금지돼 있는 마약, 위조달러, 무장장비를 불법 거래하는 방법으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따라서 이런 물자가 유통되지 않도록 제재를 가하고 담당자의 해외여행을 금지하는 점에 유엔의 제재가 맞춰져야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북한에서 불법적인 물자를 들고 다른 나라로 나가는 사람들, 소위 불법 외화벌이에 나서는 사람들은 ‘216통장’이라고 하는 카드를 갖고 다니는데 이를 소지한 사람은 북한지역 안에 이동하는데 통제를 받지 않는 것은 물론 세관 검사도 무사통과하도록 돼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가장 많은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은 단연 무기수출로 제2자연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는 물론 정찰총국 산하 연락소들과 보위사령부가 관여하고 있다. 하지만 소식통은 “백세봉 제2경제위원장이 이번에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됐지만 백 위원장의 경우 외국에 단 한번도 안 나간 인물로 상징적인 의미로 그칠 뿐 실제로 제재를 가하려면 실무가들의 여행금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현재 제2자연과학원으로 소속 연구원들을 이란,시리아, 나이지리아 등 국가에 직접 파견해 무기 기술을 전수할 정도로 적극적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제2자연과학원으로 소속 연구원들이 군사장비에 대한 합동 개발 및 연구에 동참해 돈을 벌고 있다”면서 “이미 외국에 나가 있는 제2경제위원회 대표들이 계약을 성사시키고, 제2자연과학원 연구원들이 나가 무기 사용설명 등을 겸해서 무기 판매까지 성사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또 마피아는 물론 소말리아 해적에까지 무기를 판매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앞서 소식통은 “북한의 무기는 세계적인 테러조직은 물론 소말리아 해적에게도 제공된다”며 “소말리아 해적에게는 주로 AK자동보총이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어 북한이 이들과의 거래를 선호한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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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식통은 “소말리아 해적과 무기를 거래하는 담당 부서는 정찰총국 산하 연락소들과 보위사령부로 이들은 배에 무기장비를 싣고 바다에 나가 직접 협상을 벌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무기 판매는 대개 거래계약서 없이 진행하고 있는 까닭에 개인이 거액을 관리하면서 뒷돈도 챙길 수 있어 북한 간부들 중에는 무기무역회사인 창광회사에서 근무하거나 제2경제위원회 소속 상주대표로 외국에 나가는 것을 제일 선호하고 있다”고 했다.

“중앙당 기계사업부 직속인 흑연무역회사, 중앙당 조직군사부 직속인 백두산지도국(일명 216지도국)에서 근무를 해야 외국에도 많이 나가고 외화도 벌 수 있기 때문에 국가급 간부로 등용되기 보다는 그런 기관에서 부원으로 근무하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소식통의 전언대로라면 유엔의 대북제재는 북한의 외화벌이 사업들을 수행하는 단체와 개인에 대한 것이어야지 효력을 낼 수가 있다. 소식통은 “유엔의 제재 대상을 보니 내각성 산하 무역회사와 정찰총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정작 무기 수출입 업무를 담당하는 정찰총국 산하 519 연락소나 비로봉무역회사는 빠져 있다”고 했다.

또 유엔에서 통제할 대상에는 북한이 파견한 각 나라 대사관 직원도 포함된다. 이들은 김정일의 서기실에서 직접 주관해온 위조달러를 진폐로 바꿔치기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북한이 각국 대사관에서 바꿔치기한 위조 달러가 2010년 한해에만 3000만달러(약 330억원)어치 정도라는 말도 있다.

소식통은 “북한에서 만드는 위조 달러는 진짜와 너무 똑같아서 사람의 눈으로 확인하기가 어렵고 심지어 식별용 기계에서도 통과된다”면서 “주로 대남공작원들의 공작자금으로 많이 배포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인민군 창건 81주년인 4월 25일 평양 만수대 언덕의 김일석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 앞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화환이 놓여있다.

북한 당국이 주도하는 초정밀 100달러 위폐인 슈퍼노트(Super Note) 제작은 주로 평양시 형제산구역 서포 3동에 위치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기관 안에 있는 지하갱도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생산된 위조 달러는 해외 공관마다 수백만~수천만 달러씩을 배분돼 진폐로 바꿔치기를 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위조 달러를 바꾸기 위해 자주 활용되는 장소는 카지노로 실제 게임할 용도보다 칩을 많이 구입하고 게임을 즐기는 척 하다가 나오면서 칩을 진폐로 바꾸는 식이다. 이렇게 바꾼 주재국 화폐를 다른 은행이나 환전소에서 다시 미국 달러 진폐로 바꾸면서 작업이 종료된다.

소식통은 “최근 북한에서 더 문제는 개인이 컴퓨터를 이용해 위조달러를 발급하고 시장에서 암암리에 거래하는데 100달러짜리 한 장이 10달러로 거래되고 있다”면서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위조달러를 사서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에 나가서 돈을 거래할 때 1만달러에 많게는 10장까지 끼워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제조되는 마약 역시 외화벌이에 한몫 톡톡히 하는 것으로 주로 국가안전보위부 312호와 보위사령부 31부 소속 직원들이 외교여권을 이용해 외국에서 마피아들과 연계해 판매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소식통은 “애초 북한은 비밀보장을 위해 평양시 상원군 식송리에 인민무력부 청사관리국 군상관리소라는 이름으로 마약을 제조해왔다”면서 “이후 군상관리소장이던 김성훈이 마약에 중독돼 15호 관리소로 잡혀가면서 비밀이 노출되자 평양시 순안구역 재경리로 기지를 옮겨 마약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또 함경남도 흥남시에 있는 흥남비료공장 6직장에서도 마약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곳에서 나오는 마약은 333g씩 각각 포장해 겉에서 보면 포장한 초콜릿처럼 보인다”며 “한 박스에 333g짜리를 60개씩 넣어서 포장해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소식통은 “이외에도 인민무력부 군의국 산하 조선인민군 11호 종합병원 명신무역회사에선 ‘덴다’, ‘총탄’, ‘돌이돌이’라 불리는 마약들을 생산하면 대남연락소123·128 공작원들이 직접 외국에 갖고 나가서 판매한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마약이 다량 생산되면서 일반 주민들에까지 유포되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마약을 자체 생산해 사용하거나 판매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북한의 함흥, 남포, 순천, 사리원 등에선 개인이 자체적으로 마약을 생산해 생존수단으로 이용할 정도이며, 이 때문에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마약 중독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3mm 정도의 직경과 1mm 정도의 두께로 되어있는 알약으로 된 덴다라는 마약은 사람의 신경을 마비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처음 전쟁터에서 부상할 경우 사용할 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다량을 생산해 외화벌이에 이용하고 있다”면서 “북한에선 이 마약에 중독되어 가산을 다 팔고 가정이 파탄된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북한 김정일 시기에는 매해 1월 1일 중앙당 39호실 산하 지도국들과 무역은행들이 중앙당의 지시에 따라 3000만달러를 모아서 김정일에게 새해 선물로 바치고,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에는 2160만달러를 의무적으로 바쳐왔다”면서 “이는 김정은 시기에 와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지금도 북한 주민들은 한사람이 매해 금 0.2 g씩 무조건 선물로 받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북한에서 나오는 송이버섯은 대흥지도국에서 독점해 팔고 있으며, 무조건 당국의 혁명자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회사나 개인이 송이버섯을 따서 팔다가 잡히면 형사처벌을 받게 돼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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