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환급 1조면서 세수 1조원 늘리면 뭐하나
입력 2013.05.1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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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복지한다고 세수증대만 보지말고 누수되는 세금 막아야
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 수정·폐기 없다"… 세수 비상
공약이행 소요예산 134.5조, 증세없이 재원 마련 어려워
세수대책 관서장회의 개최
국세청, 세수확보대책 비상…'초정밀 저인망징세' 착수
지하경제 양성화
최근 언론기사의 제목들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복지공약 이행을 위한 세수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는 내용들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복지 공약을 이행하려면 매년 27조 원, 집권 5년 동안 135조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당선인측은 정부 예산을 절감하고, 비과세 감면을 축소하고,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면 복지예산을 충당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마른수건 짜내기 전략으론 세수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그래서 최근 실현 불가능한 복지공약은 솔직히 수정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신뢰의 이미지 때문에 지키지 못할 공약을 고수하는 것보다는 수정하는 용기를 발휘하는 것도 신뢰를 쌓는 것이라는 이유이다.
국세청은 연초부터 '현금징수' 한층 강화, BSC 평가방법도 '현금징수' 위주로 변경, 현금·차명거래 통한 고질적 탈세, 과세강화, 연간 6조원 체납세금 징수 등 세수 확보 총력전, 지하경제 축소를 위한 세원인프라 구축 및 조사강화, 재산은닉, 고액 역외탈세 체납 자에 대한 체납처분 강화 등 세수확보와 체납 해소에 총력전을 펼친다는 업무지침을 만들었다. 결국 조사업무와 체납정리가 국세청의 역점과제가 된다는 의미다. 국세청 조직도 조사위주로 개편되었다. 본청의 인력을 줄이고 조사국 인원을 늘렸다.
납세의무는 국민의 의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정직하게 내는 사람을 순진한 사람으로 치부하는 부류들이 있다. 주가조작, 명의위장, 유흥주점, 사채업 등 탈세를 통하여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돈이 권력이고 자유라고 맹신하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을 줄만 알지 정작 쓸 줄은 모른다.
납세의무가 헌법상의 의무로서 국가공동체를 지탱해주는 필수적인 것이 된 지금에 있어서 이들의 행태는 반사회적이고 비윤리적인 것이기 때문에 비난받아 당연하고 이들의 조세포탈에 대해서는 철저히 과세하고 형사소추까지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하경제 양성화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국세청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었다면 진작 되었을 것이다. 해년마다 국세청의 업무목표 중의 하나였다. 그런 점에서 다음의 두 가지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국세청이 세금을 잘못 부과해서 납세자에게 되돌려준 금액이 1년간 1조원이 넘는 현실에서 매년 1조씩 더 거둬봐야 의미가 없게 된다. (자료사진)
첫째,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수증대에 못지않게 세금이 누수되는 것을 잘 관리해야 한다. 세금이 아무리 증대되어도 누수되는 세금이 많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때문이다. 누수되는 세금은 금지금 사건처럼 부가가치세 환급을 통한 부가가치세 포탈의 경우도 있겠지만 힘들게 걷어진 세금을 무책임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알뜰하게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듯이 세금도 마찬가지이다.
둘째, 부실과세의 폐해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세수증대에 목적을 두다 보면 세무조사가 실적위주로 가게 될 염려가 있다. 그러면 분명히 부실과세도 많이 나올 것이고, 유탄 맞는 납세자들도 많이 생길 것이다.
“이런 법이 어디 있어요. 억울합니다.”
“그렇게 억울하면 불복하세요.”
납세자와 조사공무원 사이에 이런 대화가 비일비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과세처분에 대하여 불복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 국민들이 세법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세무공무원도 세법을 잘 알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세법이 어렵다. 그러기 때문에 불복하고자 청구이유를 쓰고 싶어도 본인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결국 대리인을 선임해야 하고, 대가를 지급해야하기 때문에 돈이 없으면 불복하기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행정심판전치주의이기 때문에 반드시 행정심판을 먼저 거쳐야 하고, 만일 거기서 기각되면 소송까지 가야 구제받을 수 있는데 단계가 하나씩 더 쌓일수록 비용과 시간이 더 추가된다. 따라서 물질의 고통과 정신적 고통이 필연적으로 따른다.
지금 사회 분위기는 확실히 구제보다는 규제 쪽이다. 세수증대강화의 분위기에서는 확실히 납세자 권리보호 측면은 무시되거나 약화될 것이다. 세무조사 강화와 체납징수 강화는 조세권력을 더욱더 냉정하게 행사하겠다는 의미이다. 납세자에게는 무섭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행위 이면에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 해 과세당국의 부실과세로 인한 불복청구 인용 금액이 전년 대비 62.7% 증가한 1조5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작년 국세청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사실이다. 이 말의 의미는 1년에 1조씩 세수를 더 거둬봐야 부실과세가 존재하면 결국 세수증가는 없다는 것이다.
국세청이 세금을 잘못 부과해서 납세자에게 되돌려준 금액이 1년간 1조원이 넘는 현실에서 매년 1조씩 더 거둬봐야 의미가 없게 된다. 게다가 거둬들일 때는 원금이어도 되돌려 줄때는 환급가산금이라는 이자를 포함하여 되돌려 줘야 한다. 이렇듯 세수확보란 세수증대만 있는 게 아니라 누수 되는 세금이 없어야 하는데, 사람들은 세수증대만 신경 쓰지 누수 되는 세금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
2013년 예산은 342조원 규모이다. 2012년 예산 325조 4000억원보다 5.1% 증가하였다. 그런데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을 3%로 낮춰 잡았고, 한국은행은 2.8%로 하향조정하였다.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세수가 2조 원 정도 줄어든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자동세수확보는 어렵게 된다. 결국 마른수건 쥐어짜듯이 세수확보를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설훈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부실과세의 증가로 납세자가 납부한 조세에 대해 국세환급금과 국세환급가산금이 증가하는 경우 국가재정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며 시급한 개선방안 마련을 촉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과세당국은 과세품질 제고를 위한 방편으로 부실과세 방지 행정 시스템을 대폭 정비할 것이며, 명백한 오류로 인해 빚어진 조세불복 인용사건과 관련된 내용 및 해당 책임자에 대한 개별감사를 진행, 책임소재를 가린 뒤 문책할 계획이라고 하였다.
공약은 찬란하고 핑크빛이지만 현실은 그저 그렇거나 오히려 나아지지 않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돈으로 복지할 것 같았으면 진작 하고도 남았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특별한 해결책이 있는 게 아니라고 본다. 정상적인 방법이 복지를 증대시키는 것이다. 원칙은 경제성장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대통령을 신중하게 뽑으려고 하는 것이다. 부디 박근혜 정권은 주객이 전도되는 오류를 범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글/고성춘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