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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프로이드의 찻집 (11) 각좆


입력 2006.03.08 10:13
수정

나무가 좆의 형상으로 이루어질 때까지는 어떤 간절한 기도가 있고 바램이 있어야만 나무 속에서 꿈틀대며 기어 나온다고 하였다. 궁궐에서 나온 장옷 뒤집어 쓴 여자가 육의전 한 구석에서 주인을 불러 소근대는 주문이 있어야만 이루어진다는 것. 그리고 어느 해안가나 산골 마을 처녀의 억울한 죽음이 있어야만 사람들은 굵기와 길이를 가늠하여 나무를 벤다는 것이었다.

이루어지면, 각좆은 궁궐로 가서 궁녀들의 방 문고리 걸어 잠군 밤 갈래진 숲길 골짜기를 지켜주는 든든한 서방이 되고, 해안가 어부들의 마을 시집 못가고 죽은 처녀의 초상(肖像)이 있는 사당(祠堂)에 청포도처럼 주렁주렁 열려 풍어를 약속한다고 하였다.

한 맺힌 나무기둥이여. 빗물이 쏟아지고 달빛이 스며들어 어느 신령의 정기를 받고 스스로 일어서기를 나는 바란다. 죄없는 나무가 욕망의 살덩어리가 되어 어느 음울한 비밀의 언덕에서 쓰라린 키스를 하고 있는지. 이제는 전설을 딛고 불구(不具)의 몸에 사지(四肢)를 달고 천국을 향해 길을 떠나기를

경복궁 처마 단청 찬란한 빛 속에 허벅지 누르고 살던 궁녀의 한과 각좆을 다듬어 걸어주며 그대의 한을 풀어주던 해안가 풍어제 한마당. 저 출렁이는 것이 인간만의 것은 아닐 것이라. 송화가루 날리는 바다 흑단 같은 바다에 검은 머리카락 헤집으며 바람이 부네.


☞ 詩作노트

옛날 어느 마을이든 시집 못가고 죽은 처녀들 무덤엔 각좆을 넣어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심하게 바람이 불면 죽은 처녀의 한 때문이라고 사당을 짓고 각좆을 주렁주렁 걸어주지요.
참으로 휴먼이 살아있는 전설입니다. 이게 바로 우리 선조들의 로망이었고 사랑이었습니다. 추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12 편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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