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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뒤흔드는 총알탄 호랑이 ‘유틸리티 FA’

이일동 기자
입력 2013.02.05 07:46
수정

‘LCK포’ 막연한 의존도도 크게 떨어져

1루 가능..타순-야수 지형도 변화 가능

김주찬은 KIA에 효용가치 높은 '유틸리티 FA'가 아닐 수 없다.

총알탄 거인이 호랑이의 날개가 됐다.

4년간 총액 50억에 KIA에 입단한 김주찬(32) 이야기다. KIA는 김주찬 영입으로 단숨에 최강의 테이블 세터진을 구축하게 됐다.

기존 '커트 신공' 이용규에 이어 '도루 신공' 김주찬을 영입, 가장 공격적인 테이블 세터진을 거느리게 됐다. 왼손과 오른손으로 조합도 좋다. 상대 투수가 우완이냐 좌완이냐에 따른 고민도 필요없다.

클린업 배치도 수월해졌다. 4번에 최희섭이 들어오느냐 아니면 김상현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김주찬이 1번으로, 기존 리드오프 이용규를 2번으로 기용할 수 있다. 김주찬 가세로 기존 2번 김선빈의 하위타순 조정도 가능해졌다.

국내 최고 우타 외야수 중 하나로 꼽히는 김주찬 가세로 KIA의 타자 지형이 완전히 바뀌게 됐다. 게다가 올 시즌이 끝나면 FA로 풀리는 이용규에 대한 '보험'의 포석도 존재한다. 4년에 무려 50억을 베팅한 김주찬에게 그만한 가치가 있다.

김주찬은 '총알탄 사나이'다. 2010년엔 더욱 그랬다. 시즌 65도루를 기록했지만 이대형(LG)에 밀려 아쉽게 대도의 명예를 1개 차이로 놓쳤다. 하지만 시즌 60도루 이상을 기록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효용가치는 무궁하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한화 코치)도 60도루 이상을 기록한 것은 3시즌.

도루 능력은 기존의 1번 이용규보다 객관적으로 앞선다. KIA 선동열 감독은 올 시즌 팀 200도루의 목표를 세웠다. 김주찬과 이용규가 이끌고 김선빈-안치용-이준호-김원섭-신종길 등 발 빠른 선수를 조련한다면, 200도루 이상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작년 132도루로 팀 도루 부문 3위에 올랐던 KIA는 김주찬 가세로 작년 팀 도루 1위(179)인 넥센을 넘어 1위를 노리게 됐다. 김주찬의 빠른 발이 정상가동하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다. ‘LCK포’만 하염없이 바라보던 예년과 달리 공격 옵션의 다변화를 이루게 됐다는 의미도 있다. 김주찬 합류로 KIA는 팀 공격 루트 전체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기존 선수들에 대한 동기유발도 자극한다. 김주찬은 최근 1루 수비 연습도 하고 있다. 충암고 시절 유격수였던 김주찬은 삼성 입단 후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유격수 출신 김주찬의 1루 포구능력은 이미 수준급이다. 1루는 송구 빈도가 가장 낮은 내야 포지션이라 롯데 시절에도 1루수 미트를 끼곤 했다.

1루 터줏대감 최희섭이 가장 큰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외야와 1루 포지션에 모두 겹치는 나지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김주찬보다는 외야 수비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은 나지완의 1루 기용 가능성이 현재로선 더 높아 보인다.

김주찬은 당시 고졸 야수로는 거액인 계약금 1억8000만원에 2차 1순위로 입단한 삼성 출신이었고, 또 삼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롯데가 2001년 주포 마해영을 삼성에 내주고 받은 '거인의 미래'였던 그다. 삼성과 롯데는 KIA가 우승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양대 산맥이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삼성에 강하다는 점이다. 선 감독의 최종 목표는 삼성을 넘어서는 것. 삼성을 넘어선다는 것은 우승을 뜻한다. 김주찬은 친정 삼성에 강했다. 작년 시즌 타율 0.294보다 대 삼성전 타율 0.310이 더 높았다.

게다가 김주찬은 오승환에게도 강하다. 오승환의 돌직구에도 힘에서 밀리지 않는다. 오승환을 상대로 자기 스윙을 구사하는 몇 안 되는 타자 중 하나로 꼽힌다. 작년 4월 24일 9회 오승환에게 충격적인 블론세이브를 안긴 역전 2루타 주인공이 바로 김주찬이다. 전준우와 더불어 롯데 타자 중 힘으로 오승환을 이겨냈던 타자다.

선 감독 입장에서 삼성에 강한, 특히 난공불락 오승환을 공략할 수 있는 김주찬의 가치는 무한하다. 마치 콧노래처럼 부르던 왼손투수 영입 효과에 버금가는 것이다. 왼손투수는 삼성 주포인 좌타라인 박한이-이승엽-최형우를 봉쇄하기 위한 대책이었다. 왼손투수가 없다면 삼성에 강한 타자라도 있어야 했다. 김주찬은 그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적임자다.

올 시즌 삼성과 롯데는 WBC에 주축선수가 대거 참여해 피로도가 클 수 있다. KIA가 이 틈을 파고든다면 우승 전략은 순조롭게 진행될 수도 있다. 선 감독의 지도자 생활에서 친정 삼성을 겨냥할 칼로 삼성 출신 김주찬을 꺼내들었다. 롯데를 넘을 카드 역시 김주찬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지피(知彼) 선봉은 아기사자에서 거인으로 다시 '총알탄 호랑이'로 변신한 김주찬이다.

이처럼 김주찬의 가치는 다양하다. 예비 FA 이용규에 대한 보험, 내외야 기존 선수에 대한 동시 자극, 그리고 팀 공격 루트의 다변화, LCK포에 의존하던 팀 체질 개선, 최종적으로는 선 감독을 위한 우승청부사까지. 그야말로 효용가치 높은 '유틸리티 FA'가 아닐 수 없다.

이일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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