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졌던’ 이대호·이승엽·김태균…누가 미칠까
입력 2013.01.3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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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국제대회 해결사 자처
거포 3인 뭉친 첫 대회 '기대 고조'
삼성 라이온즈/ 연합뉴스 / 한화 이글스
2006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 4강,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그리고 2009 제2회 WBC 준우승까지, 한국 야구는 최근 열린 3번의 국제대회에서 빛나는 성적을 거뒀다. 최근 몇 년 사이 프로야구의 인기가 크게 치솟는 원동력이 됐다.
이 같은 성과 뒤에는 안정된 투수진이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로 선발된 투수들은 국제대회마다 정상급 기량을 선보였고, 단기전에 특화돼 있는 코칭스태프 역시 탁월한 투수운용 능력을 발휘하며 경기를 주도해갔다.
그러나 타자들의 활약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이 같은 성적은 불가능했다. 큰 대회 때마다 소위 말하는 ‘미치는 선수’가 탄생하며 불같은 장타력을 과시하곤 했다. 팀 타선의 중추 역할을 하는 선수가 있었기에 투수들의 활약이 더 돋보일 수 있었다.
2006년 제1회 WBC는 ‘국민타자’ 이승엽(37·삼성) 독무대였다. 일본에서도 한창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고 있을 당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이승엽은 7경기에 출장해 8개 안타 가운데 5개를 담장 밖으로 넘겨버렸다. 5홈런은 대회에 출장한 모든 타자들 가운데 단독 1위, 10타점은 그 유명한 켄 그리피 주니어(미국)와 공동 1위였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당시 롯데 소속이었던 이대호(31·오릭스) 방망이가 큰 힘을 발휘했다. 이대호는 9경기에서 3홈런 10타점을 기록하며 홈런 공동 1위, 타점 2위에 올랐다. 9개의 안타와 더불어 볼넷도 7개나 얻어내는 등 당시 타선에서 이대호의 존재감은 단연 돋보였고, 그 덕에 대표팀은 초반부터 순항했다.
2009년 열린 제2회 WBC는 김태균(31·한화)을 위한 무대였다. 이승엽이 불참하고 이대호가 부진했던 이 대회에서 김태균은 대표팀이 치른 9경기에 4번 타자로 출장해 3홈런 11타점을 기록, 대회 홈런-타점 1위에 올랐다. 3개의 홈런을 터뜨린 타자는 팀 동료 이범호를 비롯해 7명이나 있었지만, 타점을 11개나 기록한 타자는 김태균이 유일했다.
이처럼 세 번의 큰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반드시 한 명 이상의 강타자가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타선을 이끌었다. 특히, 1~2회 WBC에서 모두 홈런-타점왕을 배출했다는 것은 한국의 자랑거리다. 1회 대회 당시 이승엽이 기록한 5홈런과 2회 대회에서 김태균이 기록한 11타점은 각각 WBC 단일 대회 최다기록으로 남아 있다.
과연 이번에는 누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3월 열리는 제3회 WBC는 류현진, 추신수 등의 불참으로 인해 그 전력이 앞선 두 대회에 비해 다소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타에 걸쳐 ‘깜짝 스타’ 탄생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상황.
다행히 이번 제3회 WBC에는 앞선 3번의 국제무대에서 큰 활약을 펼쳤던 3명의 타자가 모두 참가한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승엽과 김태균은 지난해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기량이 녹슬지 않았음을 입증했고, 일본으로 진출했던 이대호는 리그 타점왕에 등극하는 등 성공적인 데뷔해를 보냈다. 이들 3명이 대표팀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쉬운 것은 모두 포지션이 1루수라는 점. 지명타자 포지션이 있다고 해도 결국 한 명은 자연스레 교체요원이 될 수밖에 없다. 어쨌든 이번에도 클린업에 포진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 세 명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최소 한 명 정도는 앞선 3번의 큰 무대에서의 활약을 재현해야만 대표팀의 앞날이 밝아진다.
이승엽과 이대호, 김태균이 좋은 활약을 펼친다 해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제1회 WBC에는 7경기에서 10개의 안타를 때려낸 이종범이 이승엽을 거들었고,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이용규가 27타수 13안타의 고감도 타격감을 자랑하며 이대호 타점을 도왔다. 제2회 WBC에서는 이범호(3홈런 7타점)가 김태균과 함께 대포를 가동했다.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 역시 세 거포를 도와줄 선수들이 필요하다. 늘 기대를 받아왔지만 국제대회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에 그쳤던 김현수, 공-수-주를 겸비한 현역 최고의 3루수 최정, 파워와 정확도를 겸비한 유격수 강정호, 지난해 최다안타 타이틀을 따냈던 손아섭 등의 활약이 중요한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