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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홍 잃은 선수협 ´또 한번의 위기´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3.01.30 09:25
수정

차기회장 선출, 스프링캠프-WBC 등 일정 난관

‘득보다 실’ 회장직 기피..제도 변경도 고려해야

박재홍 회장이 은퇴함에 따라 선수협은 차기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박재홍의 은퇴로 수장을 잃은 프로야구 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1년 12월 비리혐의로 하차한 손민한의 뒤를 이어 제7대 회장으로 선출된 박재홍은 1년여 간 회장직을 수행하며 초상권 비리와 내부분열로 사실상 유령단체로 전락했던 선수협을 정상궤도에 되돌려놓는데 공헌했다.

하지만 박재홍이 은퇴하게 되면서 선수협은 1년 만에 다시 새로운 회장을 뽑아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현 선수협 규약 상 회장은 반드시 현역 선수가 맡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과정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선수협 회장을 뽑기 위해서는 각 구단 대표들이 모이는 총회를 개최해야한다. 그런데 각 구단이 스프링캠프 기간이라 모두 해외로 나가있다. 또한 올해는 3월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정도 잡혀있기 때문에 스타급 선수들은 대표팀에 합류해야한다. 이래저래 총회 개최 시기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가장 큰 고민은 과연 누가 회장직을 맡을까하는 점이다. 냉정히 말해 인물이 없다기보다는 맡으려는 사람이 없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박재홍의 경우처럼 각 구단마다 1명씩 후보를 선출해 다수결로 회장을 뽑는 방식이 유력하지만 자발적으로 선수협 회장을 맡겠다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박재홍은 일단 회장에 오른 뒤에는 최선을 다했으나, 시작은 역시 어쩔 수 없이 등 떠밀려 맡은 경우였다.

선수협 회장직은 보통 지명도가 높은 스타급 선수, 혹은 팀 내 입지가 확고하고 선수들의 폭넓을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고참급 선수가 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선수들일수록 오히려 회장직을 기피하는 것도 사실이다.

냉정히 말해 선수 개인 입장으로 보면, 선수협 회장직은 득보다 실이 많은 자리다. 운동만 전념해도 모자랄 시간에 일일이 선수협 운영에 관여하는 것은 적지 않은 개인의 희생을 감수해야한다.

선수들의 권익을 일일이 대변하려다보면 정작 구단과는 불편한 사이가 되기 일쑤다. 그렇다고 선수협 일에 조금이라도 소홀하거나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하면 손민한의 사례 같은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한다. 결국은 이래도 욕을 먹고 저래도 욕을 먹기 쉬운 자리가 선수협 회장인 것이다.

팀 내 입지가 확고한 스타급 선수들은 솔직히 굳이 선수협에 발 벗고 나설만한 동기부여가 떨어진다. 가만히 있어도 부와 명예가 보장되는데 굳이 정치적으로 구단이나 다른 선수들과 대립각을 세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고참급 선수들은 자칫 향후 계약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박재홍만 하더라도 어려운 시기에 선수협 회장직을 맡게 되면서 올 시즌 운동에 온전히 전념할 수 없었고, SK에서 방출된 이후로는 새로운 소속팀을 구하려했으나 역시 선수협 회장이라는 이미지가 다른 구단들로부터 부담스러운 꼬리표가 됐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프로야구 선수들 스스로가 선수협이 바로 자신들을 위한 단체라는 동기부여를 가져야한다. 선수들이 선수협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없다면 선수협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

현역 선수가 선수협 회장을 맡는 게 부담스럽다면 은퇴한 선수도 유니폼을 벗은 지 3~5년 이내까지는 선수협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거나, 아니면 공동 대표체제로 역할을 분담하는 방법도 있다. 선수협 회장 자리가 동료들에게 어려운 책임을 떠넘기고 나몰라라는 폭탄돌리기로 취급받아서는 곤란하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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