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양키스<다저스’ 류현진 몸값랭킹 11위?

김홍석 객원기자
입력 2012.12.11 06:33
수정

박찬호 이후 1000만 달러 몸값 체감

다저스서는 2000만 달러 4명에 달해

다저스에서 류현진보다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10명의 선수 중 5명이 선발투수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줄다리기 하던 ‘괴물’ 류현진(25)이 대형 계약에 성공했다.

LA 다저스는 10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의 왼손 투수 류현진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 6년, 연봉 총액은 3600만 달러. 5년 뒤에는 FA자격을 요구할 수 있는 옵트 조항과 매년 투구이닝에 따른 100만 달러의 인센티브 옵션까지 이끌어냈다.

이로써 지난달 11일 다저스로부터 2573만 7737달러 33센트의 포스팅 비용을 이끌어낸 류현진은 프로 데뷔 8년 만에 세계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에 우뚝 서게 됐다.

류현진 몸값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벼랑 끝까지 몰고 간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전략이 그대로 맞아 떨어진 셈이다. 다저스가 ‘이적료’ 명목으로 한화 이글스 측에 지급해야 하는 포스팅 금액(2573만 7737달러 33센트)까지 감안했을 때, 류현진의 실질적인 몸값은 6년간 6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연평균 1000만 달러(약 108억원) 이상 투자할 만큼, 류현진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한국에서 프로 스포츠 선수의 연봉으로 1000만 달러라는 금액을 체감할 수 있었던 것은 2001년 당시의 박찬호가 처음이다. 2000시즌 18승을 거두며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한 박찬호는 이듬해 연봉으로 990만 달러를 약속받았다. 당시만 하더라도 FA가 되기 전 투수의 단일시즌 연봉으로는 역대 최고 금액이다.

2001년에도 15승을 수확한 박찬호는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하면서 5년간 65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완성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박찬호의 몸값은 빅리그 전체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했고, 팀 내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귀하신 몸’이었다.

10년여가 지난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2012년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전체 평균연봉은 약 320만 달러에 달한다. 최정상급 에이스나 거포들은 연평균 2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당연하게 받고 있고, 1~2년만 선전해도 1000만 달러의 벽을 어렵지 않게 돌파하는 편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류현진이 몸담을 다저스의 상황은 더 특별하다.

지난해 매직 존슨이 속한 투자 그룹이 LA 다저스를 인수한 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팀 전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1000만 달러면 팀 내 몸값 랭킹에서 상위권에 속할만한 수준이지만, 다저스에서는 다르다. 이적료 포함 류현진 몸값은 팀 내 10위권에도 들지 못한다.

연평균 2000만 달러 이상의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현역선수는 총 18명. 그 중 4명이 현재 다저스 소속이다.

1루수 애드리언 곤잘레스(7년간 1억5400만), 외야수 칼 크로포드(7년간 1억4200만)와 맷 켐프(8년간 1억6000만), 그리고 FA 계약을 체결한 우완 에이스 잭 그라인키(6년간 1억4700만). 다른 팀에는 한 명 있을까 말까 한 초고액 연봉자가 4명에 이른다. 이들의 연봉만 합쳐도 웬만한 팀 선수단 전체 연봉을 훌쩍 뛰어 넘는다.

이 외에도 조쉬 베켓(투수, 4년간 6800만)과 안드레 이디어(외야수, 5년간 8500만)가 연평균 1700만 달러를, 헨리 라미레즈(유격수, 6년간 7000만), 테드 릴리(투수, 3년간 3300만) 채드 빌링슬리(투수, 3년간 3500만)까지 총 9명의 선수가 연평균 10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에 1100달러 연봉을 받게 되어 있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까지 포함하면 정확히 10명이 류현진보다 높은 평균 몸값을 자랑한다.

1000만 달러급 선수를 예전보다 흔히 볼 수 있게 됐다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의 평균적인 팀에서라면 적어도 5위 안에 들어갈 만한 몸값이다. 하지만 다저스에서는 10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 이미 다저스의 선수단 총 연봉은 ‘악의 제국’이라 불리던 뉴욕 양키스를 훨씬 뛰어 넘는다.

류현진 몸값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벼랑 끝까지 몰고 간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전략이 그대로 맞아 떨어진 셈이다.

문제는 류현진보다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10명의 선수 중 5명이 선발투수라는 점이다. 커쇼는 확고부동한 에이스, 그라인키 역시 2009년 사이영상에 빛나는 정상급 투수다. 내년 다져스는 이들이 원투펀치로 활약할 것이 확실한 가운데 3선발 이후의 교통정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몸값은 높지만 베켓과 빌링슬리, 릴리 등은 모두 부상 전력이 있고, 당장 내년 시즌에도 몇 경기나 등판할지 장담할 수 없다. 다저스가 류현진 영입에 많은 공을 들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건강하기만 하면 언제든 류현진 입지를 흔들 수 있는 투수들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베켓은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경험이 있고, 유독 포스트시즌에 강한 투수로 명성이 자자하다. 빌링슬리는 올해까지 6년 연속 10승 이상을 수확한 안정적인 투수인 데다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이점도 있다. 릴리는 올해 부상으로 8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9년 연속 10승을 챙긴 수준급 좌완 투수다.

게다가 몸값은 이들보다 낮지만 당장 2012년에 호성적을 거둔 투수들도 있다. 내년 700만 달러 연봉을 받는 애런 하랑은 올해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61의 좋은 성적을 거뒀고, 연봉 600만불의 크리스 카푸아노 역시 12승12패 평균자책점 3.72의 준수한 성적으로 다저스 선발진의 한 축을 지켰다.

그동안의 명성과 올해의 성적만 놓고 보면 다저스에는 류현진 외에도 3선발급 이상의 투수가 무려 7명이나 있는 셈이다. 그 중 하랑과 카푸아노는 당초 내년 시즌 류현진에게 기대했던 10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 기록을 올해 달성한 투수임에도 그라인키와 류현진의 영입에 따라 트레이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 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간 다저스 행보를 떠올릴 때, 앞으로도 우수한 선수를 향한 구애는 계속될 전망이다. 류현진의 팀 내 몸값 랭킹은 뒤로 더 밀릴 수도 있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뛰며 정상을 목표로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 요소지만, 다른 팀에서는 하지 않아도 될 힘겨운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점은 류현진의 진짜 도전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김홍석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