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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군간부 사상검증 알고보니 외화벌이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입력 2012.11.21 14:44
수정

현영철-김영철, 배임·뇌물 혐의 받았지만 외화벌이 기지 이전 문제가 발단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5일 개막한 제4차 전국어머니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북한에서 총정치국이 주도로 지난 3월 인민군 장령급으로부터 시작해 9월 이후에는 인민군 전체 좌급에까지 확대되는 사상검증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과정에서 현영철 총참모장과 김영철 정찰총국장을 포함한 장령급(소장 이상 계급) 인사 15명이 강등되거나 해임됐다고 한다.

대북소식통은 21일 “총정치국이 인민군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사상검증 및 충성맹세문 작성을 주도하고 있다”며 “지난 3~7월까지 장령급 이상에 대해 우선 진행한 뒤 9월부터 연말까지 좌급(소좌부터 대좌까지의 계급) 군관 이상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현영철과 김영철 모두 사상검증 과정에서 배임 및 뇌물수수 정황이 포착돼 강등됐다”며 “하지만 두 사람의 강등 모두 군부의 외화벌이 기지를 내각 무역성 산하로 이전하는 문제에 따른 갈등이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영철은 차수에서 대장으로, 김영철은 대장에서 2계급 아래인 중장으로 각각 강등된 상태이다. 또한 이번 총정치국의 사상검증으로 인해 인민군 사단장 2명과 중장급 1명이 해임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군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상검증과 충성맹세문 작성은 최룡해의 위상을 인민군 전체로 확산시키기 위한 일환”이라면서 “최룡해가 인민군 전체를 장악할 수 있을 때 김정은 체제 유지나 장성택의 건재도 자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영철의 경우 최룡해 총정치국장과 자주 의견마찰을 빚어오다가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의 입김으로 결국 강등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 김영철은 정찰총국 산하의 외화벌이 기지를 이전하는 문제로 최영림 내각총리에게 막말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김정은 체제가 군부에 강요하고 있는 충성맹세문 작성은 지난해 12월 91세 노령의 전 호위사령관인 리을설로부터 시작된다. 이후 3월 8일 국제부녀절을 맞아 은하수관현악단 공연 도중 김원홍 총정치국 조직국장이 충성서약하면서 전체 인민군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마침 통일부도 전날 북한 당국이 군부 인사들에 대한 검열과 강등을 통해 군의 위상을 낮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20일 “김정은이 지난 4월 후계를 공식 승계한 이후 당·정·군에 걸쳐 주요 인물들에 대해 충성도와 비리 등에 대한 검증작업을 해오고 있다”며 “검증 작업은 평양에서부터 시작해 현재 지방단위까지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국자는 “현영철과 김영철에 이어 최부일 부총참모장도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최부일의 직위도 기존 김명국이 맡고 있던 작전국장으로 변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통일부는 현철해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도 19일 김정은의 공개활동 수행자 명단에서 빠져 직위 등에 변동이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정은이 19일 방문한 기마중대는 현철해가 총국장을 맡은 후방총국 직속부대로 알려져 있는데 현철해가 수행자 명단에 제외된 것이 아무래도 어색하다”는 것이 정부 당국의 판단이다.

통일부는 최근 들어 강등된 김영철에 앞서 호명되는 박정천(중장)은 상장으로의 승진이나 직위 상승 가능성을 점쳤다. 또 통일부는 이번에 상장에서 다시 대장으로 복권된 김격식의 경우 부총참모장급 자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직위를 맡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결국 숙청된 리영호보다 후임자인 현영철의 서열이 뒤로 밀리는 등 전체적으로 군의 위상이 내려가고 반면 당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라는 것이 당국자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대북 소식통은 지난 7월 모든 직위에서 전격 해임된 리영호가 현재까지도 평양에서 자택연금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앞서 이 소식통은 리영호의 숙청 과정에 대해 “7월 14일 평양시의 한 별장에서 진행된 최고권력자들의 파티장에서 리영호가 최룡해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선 것이 발단이 됐다”고 전한 바 있다.

“파티장에서 장성택에 이어 최룡해가 축사를 이어가자 리영호가 불쑥 최룡해를 비난한 것이 빌미가 됐다”며 “최룡해를 향해 ‘자본주의가 뼛속까지 배인 너가...’라며 겸손하지 못하다고 다그쳤다”는 것이다. 이는 최룡해가 지난 1990년대 중반 외화 500만달러 사건, 청년예술단 단원들과 섹스파티 등 비사회주의 행태로 인해 해임된 사건을 두고 하는 말이다.

“리영호는 이어 김정은을 향해서도 선군정치를 강조하는 발언을 했고, 장성택이 분개해하면서 파티가 끝났다”고 한다. 이후 리영호는 즉각 총참모장에서 해임됐으며 15일 자택에서 보위사령부 군인들에게 체포돼 일주일동안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리을설, 오극렬과 같은 군 원로들이 김정은과 장성택을 설득해 리영호는 일주일만에 풀려났고, 현재까지 평양 자택에서 외부출입을 거의 하지 않은 채 스스로 가택연금 상태로 있다”는 것이 이번에 새롭게 전해졌다.

이렇게 김정은 체제의 장성택과 최룡해가 중심이 되어 당·정·군 전반에 걸쳐 충성서약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북한 내부에 권력투쟁은 여전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현재 인민군 내부를 장악하고 있는 강경파 대부분이 최룡해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 군부에 내재된 갈등이 본격적인 권력투쟁으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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