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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억도 마다한 김주찬, 적정 몸값은?

김윤일 기자
입력 2012.11.17 09:43
수정

옵션 4억원의 온도 차, 우선협상 결렬

'몸값 거품' 야구팬들의 차가운 시선

롯데의 제시액 44억원을 마다하고 FA 시장에 나온 김주찬.

올 시즌 FA 최대어 김주찬(31)이 롯데와의 우선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FA를 선언한 11명의 선수 가운데 5명(김주찬, 홍성흔, 정현욱, 이호준, 이현곤)은 원소속팀과의 우선 협상 마감 시한인 16일까지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했다. 이로써 이들은 오는 23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뺀 나머지 8개 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김주찬의 협상 과정을 지켜본 야구팬들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단 롯데는 김주찬에게 4년간 총 44억원(옵션 4억원 포함)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간 롯데의 행보를 감안했을 때 파격적인 금액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김주찬의 입장은 달랐다. 김주찬은 계약기간에는 동의했지만 옵션 8억원이 포함된 총액 48억원을 요구했다. 4억원의 입장 차가 등을 돌리게 된 요인이다. 물론 4억원이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하지만 40억원대란 천문학적인 액수를 감안하면 얼마든지 양보가 가능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야구팬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과연 김주찬이 연평균 10억원 이상을 쏟아부을 만큼 가치가 있는가란 점이다.

김주찬은 3할이 가능하고 40개 이상의 도루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더군다나 각 구단에는 우타 외야수 품귀현상이 일고 있어 김주찬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반면, 단점도 뚜렷하다. 김주찬을 테이블세터로 쓰기에는 출루율이 너무 낮다는 점이 문제다. 그렇다고 중심타선에 배치시키기에는 아무래도 장타력이 모자라다. 무엇보다 변수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김주찬의 치명적인 약점이다.

최근 들어 나아지기는 했지만 김주찬의 외야 수비는 불안하기만 하다. 포구는 괜찮아졌지만 여전히 타구 판단에서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많다. 주루 플레이에서도 무리하게 진루를 하거나 어이없는 견제사를 당하기 일쑤다. 특히 올 시즌 막판 부상을 참고 뛴 것이 드러나 FA 계약 후 누워버릴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른바 ‘먹튀’ 발생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뜻이다.

몸값 형성에 있어 정답은 없다. 그러나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질 경우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시장경제에서 당연한 이치다. 현재 롯데는 김주찬을 절실히 원하고 있으며, 복수의 구단들도 김주찬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주찬이 넥센 이택근에 초점을 맞춘다고 보고 있다. 이택근은 지난해 넥센과 4년간 50억원이라는 역대 FA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잭팟을 터뜨렸다. 그러나 야구팬들은 합리적인 몸값이 아닌 거품의 절정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단 롯데는 그들이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카드를 제시했다. 구단 측이 누차 밝힌대로 '상식적인 선'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롯데팬들 역시 이 이상의 금액은 부상과 부진 등 ‘먹튀’에 대한 염려로 인해 구단 측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오히려 비난의 화살은 김주찬에게 쏠리고 있다. 김주찬은 협상이 결렬된 뒤 모 매체와의 인터뷰서 “구단이 더 이상은 줄 수 없다고 해 시장 상황을 알아보겠다고 했다”며 “부산을 떠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롯데 팬들을 등 돌릴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런 그가 등 돌린 채 FA 시장에 나왔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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