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닮아도 너무…소름 돋는 평행이론
입력 2012.10.1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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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원정 2승..믿을맨 무너져 벼랑행 두산
결과-내용 흐름 2010 준PO와 기막히게 흡사
2010 준플레이오프 롯데-두산.
롯데가 잠실 원정으로 치른 준플레이오프(3선승제) 2경기를 쓸어 담으며 ‘가을 징크스’ 1차 관문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가을 잔치에 초대받고도 단 한 번도 시리즈를 이겨본 적이 없던 롯데로서는 5년 만에 '가을 징크스'를 깰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특히, 지난 2010년(감독=로이스터)과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당시도 롯데가 잠실서 2승을 챙기고 휘파람을 불며 홈 부산으로 내려갔다. 경기내용도 소름끼칠 만큼 유사하다. ‘평행이론’을 떠올릴 정도로, 마치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 듯하다.
서로를 피한 선발대결 '용병vs토종'
2010년 준플레이오프 1,2차전 당시 롯데는 14승을 올리며 팀 내 최다승을 기록한 송승준과 외국인투수 사도스키를 차례로 선발로 올렸다. 두산은 최고의 외국인투수 히메네스를 첫 카드로 빼들었고, 이어 토종 에이스 김선우를 출격시키며 맞불을 놓았다.
당시 두산의 원투펀치는 롯데 선발을 압도했다. 선발 무게감에서 우위를 점한 두산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롯데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막강한 선발진을 보유한 두산이 우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두산은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명실상부 에이스 니퍼트와 올 시즌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전성기를 열어젖힌 노경은을 올려 기선 제압을 시도했다. 이에 롯데는 후반기 절정의 페이스를 보인 송승준을 1차전 선발로, 좌완 에이스 쉐인 유먼을 선발 등판시켰다. 결과는 2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엇갈린 외국인 투수와 토종 선발 맞대결은 모두 롯데의 승리였다.
불꽃 튀는 타격전, 숨막히는 투수전
2010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는 1차전에서 난타전, 2차전에서 투수전 끝에 2승을 챙겼다.
1차전은 3회 2점을 선취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곧바로 역전 당했다. 모두 추가점을 뽑으며 승부는 5-5로 이어졌고, 9회 전준우가 균형을 깨는 홈런으로 혈투 끝에 승리를 쟁취했다. 반면 2차전은 완벽한 투수전의 백미였다. 1-1로 팽팽히 맞선 경기는 연장에 돌입해서야 갈렸다. 이대호가 분노의 3점 홈런을 터뜨리며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도 당시와 유사하다.
1차전 3점을 선취한 롯데는 수비 실책을 남발하며 뒤집혔다. 하지만 대타 박준서의 극적인 홈런이 터지며 5-5 균형을 이룬 뒤 연장 10회초 황재균의 결승 2루타로 난타전 끝에 1차전을 따냈다. 2차전은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유먼과 노경은 호투 앞에 방망이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1-1 균형의 추는 선발이 물러난 9회 용덕한의 예상치 못한 좌월 솔로포가 터지며 롯데 쪽으로 기울었다.
정재훈 악몽, 이번엔 홍상삼?
2010년 준플레이오프 역대 최초 ‘리버스 스윕’을 연출한 두산에도 아픈 이가 있었다. 바로 ‘믿을맨’ 정재훈이다. 정규시즌 빼어난 활약을 펼쳤던 정재훈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악몽 같은 시련을 겪었다.
1차전에서 전준우에게 기습적인 한 방을 얻어맞은 정재훈은 2차전에서도 이대호에게 통한의 결승 3점포를 내주고 통한의 눈물을 흘려야했다. 정재훈은 두 게임 모두 패전투수가 됐고, 두산은 벼랑 끝으로 밀려났다.
2년이 흘러 정재훈 전철을 밟고 있는 투수가 홍상삼이다. 2차전까지는 당시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홍상삼은 올 시는 프록터와 함께 두산 필승 계투진 일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대타로 나온 박준서에게 동점홈런을 맞고 역전패의 도화선이 됐고, 2차전 역시 1-1로 팽팽히 맞선 9회 용덕한에게 결승 솔로포를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더 놀라운 것은 공교롭게도 홍상삼의 주무기도 정재훈과 같은 포크볼이라는 점이다.
미친 존재감, 클린업 탈 쓴 하위타선 폭발
2년 전 롯데 히어로는 단연 전준우였다. 하위타선 뇌관 역할을 담당했다.
전준우가 가세한 롯데 타선은 빈틈이 없었다. 전준우는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모두 8번 타자로 출전, 역전 홈런 포함 2경기 0.500, 1홈런 2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여기에 9번 타자 황재균(2게임, 0.333, 1득점)도 힘을 보태며 공포의 하위타선을 구축했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롯데는 하위타선이 일을 내고 있다.
박준서가 포스트시즌 첫 타석 첫 홈런을 터뜨리며 1차전 MVP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고, 2차전에서는 수비형 포수 용덕한이 예상치 못한 홈런을 쏘아 올리며 수훈갑이 됐다. 여기에 시즌 동안 2할 언저리 타율로 부진했던 문규현 마저 맹타를 휘두르며 있다. 2게임 동안 7,8,9번에 배치된 이들의 성적은 0.478, 11안타, 2홈런, 7타점으로 눈부실 정도다.
롯데는 잠실 원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단 1승만 거두면 4전5기 만에 시리즈를 따낼 수 있다. 아픔을 치유할 토대도 마련했다. 이대호가 빠진 타선의 무게가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확실한 마무리 정대현을 비롯해 김사율-최대성-김성배 등 약점이었던 중간계투진이 두꺼워졌다.
물론 2010시즌 흐름대로라면 두산의 반격을 기대할 수 있지만 분명 당시와 온도차가 느껴지는 이유는 롯데의 성장, 양승호호의 안정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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