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출신' 세계 챔피언 최현미 "북한에서 고위급, 100평 집에서.."
입력 2012.09.0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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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복싱협회(WNA) 최연소 세계 챔피언 최현미(22)가 탈북 전 북한에서 의외의 삶을 살아온 과거를 공개해 화제다.
지난 1일 방송된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한 최현미는 북한에서 100평 이상의 집에 살며, 고위층 계급의 특별 대우를 받으며 살았던 풍요로운 삶을 공개했다. 이는 눈물 없이 듣기 힘든 다른 탈북자 게스트들의 사연과는 극도의 대비를 이뤄 놀라운 시선을 끌었다.
최현미는 "남한에서 보면 청와대와 다름없는 중앙당에 할아버지가 계셨고, 무역회사까지 하는 아버지 덕에 초호화 아파트에서 기사가 운전하는 차까지 있는 부유한 삶을 살았다. 다른 사람들의 삶이 힘든지는 만날 기회가 없어 알지조차 못했다"며 "교통 법규에 걸려도 '나 누군지 몰라?'란 한마디면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삶을 살면서 굳이 남한에 왜 왔냐'는 악플에 많이 시달리기도 했는데, 잘 살든 못 살든 나라가 싫어서 온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라며 "아버지가 탈북 계획을 오랫동안 세워 실행에 옮겼다. 여행가는 줄 알고 따라나섰는데, 탈북을 위해 베트남에서 4개월을 숨어 갇혀 있었다. 아버지와 오빠가 먼저 갔고, 이후 '하나원'에서 극적으로 상봉했다. 내 삶에서 그 4개월은 말 그대로 지옥이었다"고 탈북 스토리를 자세히 전해 모두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그런 그녀가 세계 챔피언으로 거듭나게 된 것은 다름아닌 남한에서 친구들의 무시하는 시선 때문이었다. '그냥 북한에서 살 지 왜 눈 앞에서 얼쩡거리냐'며 시비거는 학교 친구들에 서러워하다가 더욱 이를 악물고 복싱을 하게 됐다는 것.
최현미는 "최연소 챔피언으로 한국 선수로는 10년만에 내가 역사를 다시 쓰게 됐지만 탈북자 출신이라는 말로 그 타이틀이 많이 가려진다. 솔직히 해외에서 캐스팅 제의를 많이 받는다. 그럼에도 한국 선수로 성공하고 싶기 때문에 흔들린 적이 없다. 태극기가 좋고 애국가가 좋다"며 "지금 많이 힘든 상황에 놓이신 분들은 저를 보고 희망을 갖기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MC 남희석과 강성연을 비롯해 이지훈, 김경진 등 패널들은 일제히 "최현미씨 얘기를 들으면서 복싱에 처음으로 관심이 생겼다"며 "정말 멋지고 자랑스럽다. 앞으로 복싱 게임이라면 열심히 보고 열렬히 응원하겠다"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