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수 넘어 주도’ 반 페르시 에이스 부상
입력 2012.09.0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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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3라운드]실축 속에도 해트트릭 작성 괴력
맨유 적응속도 넘어 최전방서 공격 주도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녹아드는 것을 넘어 맨유를 주도하고 있다.”
현지중계 해설자 평가대로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로빈 판 페르시(29)가 폭발적인 화력을 과시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맨유는 3일 오전(한국시각) 영국 사우스햄튼 세인트메리즈스타디움서 열린 ‘2012-1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사우스햄튼과의 3라운드에서 반 페르시가 해트트릭을 작성하는 원맨쇼에 힘입어 3-2 역전승을 거뒀다.
올 시즌 1부리그로 승격한 약체를 상대로 수모를 당할 뻔했던 맨유를 구한 것은 반 페르시였다. 1-2로 뒤진 후반 막판과 추가시간에 2골을 터뜨리는 괴력을 뿜으며 ‘맨유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것.
시즌 초반 롤러코스터 행보를 그리고 있는 맨유는 에버턴/풀럼전에 이어 이날도 사우스햄턴에 선제골을 내주며 고전했다. 전반 15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펀천의 크로스를 지난 시즌 챔피언십 득점왕 램버트가 헤딩골로 연결한 것.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은 전반 22분 이날의 히어로 판 페르시가 발렌시아의 크로스를 가슴 트래핑 후 만회골을 터뜨리며 1-1 균형을 이뤘다.
맨유는 후반에도 일방적인 경기흐름 속에 사우트햄턴을 두들겼다. 하지만 후반에도 골은 사우스햄턴이 먼저 터뜨렸다. 후반 11분 램버트 크로스를 슈네이더린이 헤딩으로 맨유 골문을 가른 것.
위기에 몰린 맨유는 곧바로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톰 클레버리와 카가와 신지를 빼고 폴 스콜스와 루이스 나니 등을 투입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후반 24분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동점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판 페르시의 슈팅을 사우스햄턴 GK 데이비스가 막아내면서 동점 기회를 날렸다.
페널티킥을 무산시킨 반 페르시는 이후 연이어 2골을 작렬하며 실축을 만회했다. 후반 43분 치차리토의 헤딩슛이 골키퍼를 맞고 흐른 볼을 밀어 넣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에는 나니의 코너킥을 헤딩골로 마무리하며 맨유에 짜릿한 역전승을 안겼다.
불과 5분 사이 양팀 벤치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이날 승리한 맨유는 2승1패(승점6)로 리그 순위 5위에 올라섰다. 무엇보다 판 페르시가 리그 3경기 만에 맨유 유니폼을 입고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새로운 에이스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게 고무적이다.
판 페르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아스날을 떠나 2400만 파운드(약 425억 원)의 이적료로 ‘숙적’ 맨유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30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등극했던 ‘아스날맨’ 판 페르시의 맨유 이적은 많은 팬들을 놀라게 했다.
비시즌 충분한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탓에 에버턴과의 개막전에 교체 멤버로 출전했던 판 페르시는 풀럼과의 2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데뷔골을 터뜨린 데 이어 사우스햄턴과의 3라운드에서는 원맨쇼를 펼치는 등 맨유 유니폼에 빠르게 적응해가고 있다.
지난 시즌 무관에 그친 맨유가 판 페르시에 거는 기대는 크다. ‘주포’ 루니가 풀럼전에서의 부상으로 4주간 결장이 불가피한 데다 베르바토프는 풀럼으로 이적한 상태다. 웰벡과 치차리토는 아직 골맛을 보지 못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검증된 해결사 판 페르시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