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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든 성배' 야신…한화 제국 받아들까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2.08.2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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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성적 상승 및 체질개선 분명

구단 프런트와의 잦은 트러블은 부담

김성근 감독이 한화의 지휘봉을 잡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한대화 감독이 28일 전격 사퇴했다. 표면적으로는 자진 사퇴 형식이지만 사실상 성적부진에 따른 문책성 경질이다.

이로써 한화는 감독 공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용덕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해 남은 시즌을 치러나갈 계획이며 후임 감독은 시즌이 끝난 뒤 물색할 예정이다.

현재 한화의 새 사령탑 후보군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이글스 레전드 출신인 이정훈 천안 북일고 감독과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그리고 한용덕, 송진우, 장종훈 코치 등 내부 승진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야신’ 김성근 감독에 대한 팬들의 지지는 절대적이다. 현재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게시판인 ‘독수리 요새’는 물론 각종 야구 커뮤니티 등에서는 반드시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실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 SK에서 경질된 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끊임없는 하마평에 올랐다. 새로운 감독을 구하던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팬들은 왜 김성근 감독을 원하는 것일까.

일단 김 감독이 부임할 경우, 해당 팀이 얻게 될 이득은 크게 두 가지다. 바로 확실한 성적과 팀 내 체질개선이다. 김성근 감독은 야구 감독에게 주어진 가장 어려운 숙제를 강력한 카리스마와 40년간의 노하우로 풀어내는 비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야신’이라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1989년 만년 꼴찌팀이었던 태평양을 인천 연고팀으로는 최초로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정명원, 박정현, 최창호라는 강력한 신인 3인방을 발굴해내기도 했다. 1996년 쌍방울로 옮긴 뒤에는 객관적인 전력상 최약체였던 팀을 2년 연속 3위로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2002년 LG에서는 ‘야신’의 신화를 작성했다. 시즌 도중 1군 감독을 맡게 된 김 감독은 4위로 가을잔치에 턱걸이, 이후 상위팀들을 차례로 격파한 뒤 당대 최강으로 평가받던 삼성과 6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다. 결국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난 LG는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김 감독은 적장 김응용 감독으로부터 ‘야구의 신’이라는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200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지휘봉을 잡았던 SK는 ‘김성근식 야구’의 결정판이었다. 비시즌에도 입에 단 내가 날 정도의 지옥훈련을 지시, 1군과 2군과의 기량 차를 줄여 풍성한 선수층을 자랑했고, 주전 개념을 없애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그 결과 SK는 2007년 창단 첫 우승을 비롯해 2008년과 2010년 세 차례 우승을 거머쥐었다. 김광현과 정근우, 최정 등은 특급 선수 반열에 올랐고, 박정권, 박재상, 조동화 등 소위 백업급 선수들이 야신의 조련으로 신데렐라 스토리를 써나갔다.

선수층이 빈약하고 팀 내 체질개선이 시급한 한화에 김성근식 야구는 좋은 보약이 될 수 있다. 최근 한화는 2007년 플레이오프 진출을 마지막으로 가을 야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리빌딩마저 실패,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는 등 자존심이 구겨질 대로 구겨진 상황이다.

올 시즌에는 박찬호와 김태균, 송신영 등 FA를 영입하며 전력보강에 힘썼지만 또다시 최하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패한 경기의 대부분은 실책과 주루미스 등 부족한 기본기에 의한 것이라 한화팬들의 속은 그저 타들어 갈 수밖에 없었다.

물론 김성근 감독의 선임은 곧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계약 당시 구단에 전권 위임을 요구하는데 코치 계약부터 팀의 세세한 것까지 모두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른바 ‘김성근 사단’의 구축으로 기존 한화의 코치들은 오갈 데 없는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현재 한화에는 한용덕, 송진우, 강석천, 정민철, 이영우 등 다른 팀에 비해 이글스 출신의 코치들이 대거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을 모두 내치기에는 신뢰와 의리를 중시하는 한화 그룹의 기업정신에 위배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뜨거울 정도로 높은 김성근 감독은 그동안 구단 프런트와 적지 않은 마찰을 일으켜왔다. 김승연 회장이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그룹 구조에서 이를 용인해줄지도 미지수다.

한화가 한대화 감독을 내친 이유는 분명하다. 성적과 리빌딩,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확실한 결과를 얻기 위해 ‘야신’ 카드를 꺼내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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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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