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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발에 도끼’ 투수자해…몹쓸팀킬 사고사례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2.06.29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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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 동점 홈런 뒤 소화전 내리쳐

2010년 윤석민도 분 못 이겨 자해

윤석민-봉중근.

오랜 부상에서 돌아와 LG의 수호신으로 변신한 봉중근이 또다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봉중근은 지난 22일 롯데와의 홈경기에 등판한 뒤 오른손등뼈 골절상을 입어 서울 아산병원으로 이동해 수술을 받았다. 재활 후 복귀까지는 2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좌완투수인 봉중근이 왜 하필 오른손 부상을 입은 것일까.

사건은 이렇다. 봉중근은 지난 5월 팀에 복귀해 13세이브를 올리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같은 기간 블론세이브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5-3으로 앞서던 9회, 강민호로부터 동점 투런 홈런을 맞으며 팀 승리를 날리고 말았다.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봉중근은 화를 참지 못하고 통로에 있던 소화전을 오른손으로 내리쳤다.

그날 LG는 12회 연장 끝에 5-6으로 역전패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LG는 이튿날에도 4-2로 앞서던 9회, 다시 동점타를 맞고 연장에서 롯데에 4-6으로 패했다. LG팬 입장에서는 만약 ‘봉중근이 있었다면?’이라는 덧없는 한 숨만 나올 뿐이었다. 결국 LG는 롯데에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준데 이어 KIA전에서도 싹쓸이를 당하며 팀 성적이 급추락하고 있다.

물론 선수가 경기 도중 화를 내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게다가 봉중근이 LG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그의 자해 행위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봉중근은 그동안 에이스로서 LG 마운드의 상징적인 존재와도 같았다. 그런 그의 화를 참지 못하는 모습은 후배 투수들은 물론 팀 전체에 좋지 않은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 실제로 LG는 봉중근 부상 이후 내리 6연패를 기록 중이다.

선수 개인의 돌발 행동이 팀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는 지난 2010년 KIA 윤석민의 사례에서도 나타났다.

윤석민은 2010년 6월 18일, 문학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서 선발로 나서 8.1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후속투수 손영민과 서재응이 승리를 날리는 바람에 락커룸 문을 오른손으로 가격하는 자해로 골절상을 입었다.

당시 윤석민은 “SK에 지고 싶지 않았고 내가 해결하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와 자책감이 들었다”며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해 팀 전력에서 빠지게 돼 동료들은 물론이고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가는 혹독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KIA는 34승 31패(승률 0.523)로 SK, 두산에 이어 리그 3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 경기를 시작으로 KIA는 거짓말 같은 16연패 수렁에 빠지며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수 로페즈마저 더그아웃에서 난동을 피우는 등 가뜩이나 좋지 않은 팀 분위기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결국 KIA는 삼성과 롯데에 추격을 허용하며 5위로 추락, 전년도 우승팀의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흔치 않은 굴욕을 맛봤다.

한편, 메이저리그에서도 투수의 자해는 최악의 행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2004년 뉴욕 양키스의 케빈 브라운은 시즌 막판 볼티모어전에서 부진하자 클럽하우스 벽을 주먹으로 내리쳐 골절상을 당했다. 다행히 공을 던지지 않는 왼손이었지만 브라운은 한 달 가량 로테이션에서 빠져야 했다.

이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2경기에 선발 등판한 브라운은 고작 3.1이닝만을 소화했고 평균자책점 21.60을 기록,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사상 처음으로 리버스 스윕(3연승 뒤 4연패)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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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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