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렉서스 올 뉴 RX350, '뚱뚱하지만 날렵하다'
입력 2012.05.2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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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핀들 그릴' 적용 등 디자인 개선…편리해진 리모트 터치 컨트롤러
렉서스 '올 뉴 RX 350' 주행장면
렉서스의 주력 SUV 모델인 RX 350이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 '스핀들 그릴' 패밀리룩을 달고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올 뉴 RX 350'은 기존 3세대 모델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에 불과하지만, 렉서스는 얼굴에 손을 댄 것 말고도 더 많은 가치를 이 차량에 심어놓았다.
지난 17일 인천 공항신도시에서 한국토요타의 주관 하에 렉서스 올 뉴 RX 350의 시승 기회를 가졌다. 왕복 35km에 불과한 코스였지만, 5km 가량의 직선 구간에 차량 통행도 뜸한 인천국제공항 북측 방조제도 코스에 포함돼 있어 주행능력을 테스트하기에 큰 무리는 없었다.
구형과 비교해 올 뉴 RX 350에서 가장 먼저 찾을 수 있는 변화는 디자인이다. 이미 뉴 제너레이션 GS에서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던 스핀들 그릴을 그대로 가져왔다. 렉서스 브랜드 내에서 두 번째 패밀리룩 적용 모델이다.
역으로 맞물린 두 개의 사다리꼴(이 부분을 스핀들이라 부른다)의 허리 부분까지 헤드램프가 길게 이어져 있고, 이 부분은 측면에서 볼 때 눈에 띄게 돌출돼 뾰족한 느낌을 준다. 테일램프 역시 뒤쪽으로 돌출돼 있어 상당히 큰 덩치임에도 불구하고 SUV답지 않은 날렵한 인상을 준다.
동력 성능은 3.5ℓ급 V6 엔진(최고출력 277마력, 최대토크 35.3kg·m)의 파워를 여지없이 보여준다. 신호정지가 풀림과 동시에 정지상태에서 출발했음에도 불구 눈 깜짝할 사이 시속 100km를 넘어선다. 가속시 부르릉 거리는 엔진음도 매력적이다.
150km/h 까지는 무리 없이 올라가지만 170km/h 언저리에서 속도계가 한참을 머뭇거린다. 180km/h대 중반을 한계로 가속 페달을 풀로 밟았음에도 불구, 속도가 오르내림을 거듭한다.
동승한 렉서스 관계자는 "퓨얼 컷(Fuel Cut·엔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일정 rpm에서 연료를 차단하는 기능) 때문에 평지에서는 190km/h 이상 올라가기 힘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큰 덩치와 고배기량 엔진의 조합답게 전반적인 주행감은 묵직했다. 코너링시 쏠림 현상도 심하지 않았고, 도로에 안정적으로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올 뉴 RX 350 개발을 총괄한 카츠다 타카유키 수석 엔지니어는 "구형 대비 바디 강성을 대폭 강화했고, 스티어링에 대한 차량 반응을 더욱 세련되게 세팅했으며, 서스펜션과 각종 주행제어장치를 최적으로 튜닝하기 위해 스스로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시험 주행을 거듭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바퀴 속도와 회전각도 등을 고려해 전륜과 후륜 토크비를 자동으로 배분하는 액티브 토크 컨트롤(ATC) AWD 시스템은 안정적인 코너링을 가능케 해준다.
실내 공간은 넓으면서도 럭셔리하다. 특히, 가죽 질감이 웬만한 고급 대형 세단 못지않다. 뒷좌석은 고급 소파를 통째로 들여놓은 듯하다.
구형과 비교할 때 인테리어 측면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리모트 터치 컨트롤러다.
구형에 장착된 1세대 방식의 경우 컨트롤러 중심부가 고정된 채 전후좌우로 꺾이는 식이었지만, 올 뉴 RX 350에 적용된 2세대는 컨트롤러가 자유롭게 움직여 좀 더 마우스에 가까운 조작감을 제공해 준다.
스크린을 터치하는 방식이 아닌, 마우스와 비슷한 방식으로 조작하는 리모트 터치 컨트롤러는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상당히 편리하다.
운전 중 내비게이션 등의 기기 조작은 그다지 권장할 만한 일이 아니지만, 혹시라도 한 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어야 할 때 다른 한 손이 스크린을 터치하고 있는 것보다는 암레스트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게 바람직하다. 올 뉴 RX 350은 통상 변속기가 있어야 할 위치에 리모트 터치 컨트롤러가 있고, 변속기는 대시보드 하단에 자리 잡고 있다.
크게 비용을 투자한 것 같진 않지만 운전자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세심한 배려도 한 가지 언급하자면, 운전석 좌측 에어컨 통풍구 바로 아래에 컵 홀더를 숨겨놓았다는 점이다. 이 컵 홀더는 여름철 최소한 음료수 캔 한 개는 시원한 상태를 유지시켜주는 냉장고 역할을 한다.
올 뉴 RX 350에 대해 구형 대비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부분변경 모델은 엔진과 플랫폼을 비롯한 대부분의 부품을 구형과 공유하니 큰 변화를 지향하기 힘들다.
하지만, 올 뉴 RX 350은 부분개선 모델 치고는 구형보다 나아진 부분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특히, 개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던 얼굴을 뜯어고치고 '스핀들 그릴'을 장착한 것만으로도 신형의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
더구나 한국토요타는 올 뉴 RX 350의 국내 판매가격으로 구형보다 낮은 수준을 책정했다. 수프림 5천550만원, 익스큐티브 7천300만원으로, 구형 대비 각각 940만원 및 590만원 인하됐다.
이미 구형을 구매한 이들 입장에서는 입에 거품을 물 일이겠지만, '한 끗 차이'로 구매를 망설였던 이들에게는 한국토요타의 제안이 솔깃하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