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촛불집회한다더니 원전 반대 구호?
입력 2012.05.0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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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1500명 모여 4년만에 다시 든 촛불집회엔 각종 단체 구호만
일부 시위대 차량 막고 소통 방해…네티즌들 "2008년 촛불 비용 3조"
미국에서 6년만에 광우병이 발생한 가운데 2일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4년만에 열린 광우병 소고기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소고기 수입중단과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국에서 6년만에 광우병이 발생한 가운데 2일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4년만에 열린 광우병 소고기 촛불집회에서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이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시위종합선물세트’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됨에 따라 4년만에 다시 열린 촛불집회는 진정성을 상실한 채 시위에 목마른 단체들의 한풀이 장소로 변질됐다.
광우병위험감시국민행동(국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2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광우병과 관련해 ‘미국 쇠고기 수입중단 및 재협상 촉구 국민촛불집회’를 가졌다.
경찰 추산 1500여명(주최측 추산 5000여명)이 참여한 이날 촛불집회는 시민단체와 야권인사, 대학생들이 집회를 주도했으며, 무대 앞에 몰린 인원들은 깃발을 흔들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또한 지난 2008년처럼 시민들이 발언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는 ‘자유발언’ 형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자유발언이 시작되자 핵에너지, 한우광고, 9호선 요금인상 문제 등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촉구’라는 주제와는 무관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환경운동연합에서 핵에너지를 담당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여성은 “1년 2개월전 일본에서 원자력발전소 4개가 터지면서 수많은 방사능이 공기 중으로 퍼져나갔다”며 “우리 정부는 이런 방사능에 오염된 물건을 수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방사능은 원전과 핵무기가 없었다면 지구상에 없었을 물질”이라면서 “원전을 폐쇄할 수 있는 일정을 앞당길 수 있기를 원한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9호선을 타는 시민’은 “업무상 배임행위의 공소시효는 10년인데 아직 공소시효 10년이 지나지 않았다”며 “각하와 협상 책임자들을 고소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관빈 전국한우협회 회장 직무대행은 “한우협회에서는 여러분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고기를 공급하겠다. 광우병하고 상관없는 우리 한우 많이 이용해달라”고 홍보했으며, 최진미 전국여성연대 집행위원장은 “손님들이 가장 많은 오후 4~6시에 맞춰 매일매일 대형마트를 방문해 미국산 쇠고기 거부 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6년만에 광우병이 발생한 가운데 2일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4년만에 열린 광우병 소고기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소고기 수입중단과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국에서 6년만에 광우병이 발생한 가운데 2일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4년만에 열린 광우병 소고기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소고기 수입중단과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국에서 6년만에 광우병이 발생한 가운데 2일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4년만에 열린 광우병 소고기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소고기 수입중단과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날 시위에서는 지난 2008년 크게 회자됐던 교복 차림의 여고생과 유모차 부대도 눈에 띄지 않았다. 다만 참여연대,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문풍시대(문재인 서포터즈), 해군기지 결사반대,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등 정치권과 진보시민단체의 깃발만이 가득했다. 시위 현장 한쪽에서는 ‘제주 강정마을 살리기’, ‘4·11 부정선거 규탄’ 등의 서명운동도 진행됐다.
이와 함께 이날 시위는 시종일관 불법으로 진행됐다. 오후 7시 예정된 시위를 위해 경찰은 사전에 인도와 차도를 구분 짓는 폴리스라인을 형성하고 원활한 차량의 통행을 위해 인도에서만 시위 할 것을 허가했다.
이에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시민들의 차량을 가로막은 뒤 경찰을 향해 “못 들어오게 차를 막아”라고 고함을 질렀다. 교통정리 중인 경찰이 “인도로 올라가시면 되잖아요”라고 대답하자 한 참가자는 “이런 식으로 고의적으로 싸움을 붙이는거야. 개***들”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주최측은 경찰의 제지에도 행사차량을 이용해 차도를 강제로 막았고, 시위대 일부는 경찰의 경고 방송을 무시하면서 폴리스라인을 깔개 삼아 앉았다. 일반 시민들은 차량을 돌려 우회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집회 참가자들이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하자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지방에서 나들이를 왔다는 이모 씨(58)는 “동생이 미시간주에서 놀러와서 청계천을 구경왔는데 시위를 해서 아쉽다”며 “우리는 정부만 믿고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 씨(45)는 “퇴근길에 이렇게 길을 막으면 도대체 어떻게 하냐”라며 “법에 따라 인도에서 시위하면 되는 것을 굳이 차도까지 막아가면서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트위터 등 SNS 상에서도 촛불집회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트위터 아이디 ‘an***’은 “지난 2008년 촛불시위로 인한 사회적 피해비용이 3조원 이상이나 된다”면서 “again2008을 외치며 또 촛불시위를 획책하려 한다구요? 과학적 진실을 무시하며 여론을 호도하는 선동은 이제 국민이 나서서 막아야 할 때”라고 비판했다.
아이디 ‘ssin***’은 “할 일 없는 사람, 용동 궁한 전문 시위꾼, 보조금 더 타낼 시민단체, 아픙로 정치할려고 얼굴 알리려는 시민단체 간부, 이들이 촛불시위 기회를 얻었다”고 지적했으며 아이디 ‘kangms***’은 “오늘 통합진보당의 부정선거가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데도, 그런 것에는 관심도 없이 정의를 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트위터 아이디 ‘juna92****’은 “툭하면 촛불하나 손에 들고 마치 자신들이 정의인 마냥 진지한 얼굴로 시위하는 사람들! 개인적으로는 한심하다 생각하지만 그들 역시 국민이다”며 “정부당국은 그들과 대화하고 설득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이디 ‘actress****’은 “청계광장을 가득 채우는 저 인파속에서 그리고 그들이 든 저항의 촛불 속에서 대한민국의 가능성을 봅니다”라고 응원했다.[데일리안 = 조성완 기자/김해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