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0.78’ 류현진, 랜디 존슨이 던져도…
입력 2012.04.2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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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 평균자책점 1.17 명불허전 호투
시즌 초반 지독한 불운 ‘벙어리 냉가슴’
류현진은 계속된 호투에도 아직 승리를 쌓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여겼다.
올 시즌 한화는 김태균·송신영·박찬호 등 든든한 지원군들이 가세, 객관적인 전력이 급상승했다. 따라서 류현진도 더 이상 홀로 북치고 장구 치고 해야 할 필요가 없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다. 아니, 더 힘들어졌다. 사력을 다해 호투해도 타선이 제때 점수를 뽑지 못하거나, 불펜이 지키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야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쓰디쓴 현실만 다시 각인시킬 뿐이다.
류현진은 지난 19일 청주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LG전에서 9회까지 115개 공을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지만 끝내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한화는 9회 장성호의 극적인 솔로 홈런으로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 갔지만 구원투수 송신영이 무너지며 1-2로 패했다. 류현진은 패전투수를 면한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류현진은 개막 이후 꾸준히 호투를 거듭하며 에이스다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동료들이 좀처럼 류현진 활약을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개막전이던 7일 롯데전에서는 6이닝 3실점(2자책)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패전투수가 됐고, 지난 13일 문학 SK전에서는 8이닝 4피안타 13탈삼진 무실점의 길이 남을 호투에도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류현진의 시즌 성적은 평균자책점 1.17, 전매특허인 탈삼진은 27개로 전체 1위다. 3경기에서 23이닝을 던져 단 4실점(3자책)을 기록하는 최고의 활약에도 아직까지 1승도 챙기지 못했다. 한화 타선이 류현진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단 2득점에 그친 탓이다.
올 시즌만의 일은 아니다. 퀼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거나 패전투수가 되는 것은 이제 익숙한 일이 돼버렸다.
한화는 지난 22일까지 총 총 12경기에서 37점을 뽑는데 그치며 8개 구단 중 최악의 득점력을 자랑(?)하고 있다. 주축 타자들의 개인성적을 보면 나쁜 것은 아닌데, 그만큼 찬스에서 타선의 응집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류현진이 등판했을 때 득점지원은 겨우 0.78점(9이닝 기준, 23이닝 2득점) 밖에 되지 않는다. 1점도 어려운 타선으로는 전성기의 사이 영이나 랜디 존슨이 부활해도 승리투수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22년 동안 618경기에서 303승166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한 ‘빅 유닛’ 랜디 존슨은 큰 키(2m8)에서 내리꽂는 시속 160㎞의 강속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탈삼진 4875개를 뽑아내며 놀란 라이언(5714개)에 이어 역대 2위에 올라있다.
이닝당 탈삼진은 10.60개로 1위, '투수 최고의 영예' 사이영상은 5차례나 수상했다. 2004년에는 41세의 나이로 최고령 퍼펙트게임을 달성했고, 노히트노런도 두 번이나 기록한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좌완투수다. 그런 그가 와도 승리를 챙기기 힘든 현재의 한화 타선은 "류현진에게 석고대죄해도 모자르다"는 한화팬들의 짓궂은 지적에도 얼굴을 들기 어렵다.
류현진은 광주구장서 열리는 KIA와의 3연전에 선발 등판한다. 24일 윤석민-박찬호 맞대결에 이어 두 번째 경기에서 김진우와 맞대결을 펼친다. 올 시즌 계속되고 있는 지독한 불운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승수 쌓기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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